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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건설업계가 태영을 바라보는 시선

부동산 건설사 태영건설 워크아웃 개시

건설업계가 태영을 바라보는 시선

등록 2024.01.17 16:48

수정 2024.01.18 08:38

김성배

  기자

11일부터 실사절차···최대 4개월이내 존속여부 평가건설업계 "남일 아니다" 동병상련에 가시밭길 우려유동성 압박 "생존이 우선"···인력 구조조정 염려도

[DB taeyoung, 태영건설 사진=강민석 기자 kms@newsway.co.kr[DB taeyoung, 태영건설 사진=강민석 기자 kms@newsway.co.kr

"태영건설이 부동산 호황기에 지나치게 과욕을 부린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무리하게 부동산 PF(프로젝트 파이낸싱)사업을 확장하다가, 고금리에 금융권 자금시장까지 경색되다보니 직격탄이 됐을 겁니다. 윤석민 태영 회장이 창업주 아버지(윤세영 회장)의 업적을 뛰어넘으려고 무리하게 성장에 베팅했을 수도 있구요. 내부적으로도 수주 실적을 위해 PF사업을 경쟁적으로 벌이지 않았을까 추측도 되네요. 앞으로 태영건설 대규모 인적 구조조정도 예상할 수 있는 시나리오인데, 추가자금 수혈 등 채권단 눈치도 봐야하는 만큼, 그야말로 혹한기를 겪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워크아웃 경험했던 중견 건설업계 관계자)

"국내 시공능력평가 순위 16위 태영건설 같은 중대형 건설사도 워크아웃에 들어가는 판인데, 그 보다작은 중견 건설사들은 요즘 사정이 오죽할까요. 새해가 밝았지만, 올 한해는 살얼음판을 걷는다는 생각으로, 어떻게든 살아남아야 한다라는 생각만 해야하는 상황입니다."(건설사 관계자)

건설 16위 태영건설이 최근 워크아웃에 돌입하면서 한 고비를 넘겼지만, 건설업계 위기는 이제부터 진짜 시작이라는 의견이 작지 않다. 공사비 급등과 고금리, 미분양 주택 적체 등으로 위기의 불길이 어디로 어느만큼 번질지 예측이 불가하기 때문.

제2·3의 태영건설이 어디냐는 얘기가 공공연하게 나오는 이유이기도 하다. 특히 중견·중소 건설사들은 태영건설 사태를 지켜보며 "생존이 우선"이라는 판단아래 분양 등 사업을 최대한 미루고, 자금 유동성 압박 견디기에 진력을 다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17일 태영건설 채권단과 회계업계에 따르면 주채권은행인 KDB산업은행은 지난 11일 워크아웃 개시가 결정된 태영건설에 대한 자산·부채 실사를 위해 실사 법인 선정을 위한 절차에 들어갔다. 선정된 회계법인은 최대 4개월 이내에 태영건설의 자산과 부채 상황을 분석하고, 존속능력 여부를 평가한다.

태영건설 실사와 기업개선계획 수립은 기업구조조정촉진법에 따라 오는 4월10일까지 3개월 동안 진행한다. 별도의 협의가 있을 경우 한 달 연장할 수 있다. 이후 기업개선계획이 수립되면 산업은행은 2차 금융채권자협의회를 소집해 결의 절차를 거칠 계획이다.

우여곡절 끝에 태영건설은 워크아웃 승인을 받았지만, 태영건설은 물론 건설업계 전체가 앞으로 가시밭길을 걷게 될 것이란 시선이 짙다. 우선 태영건설은 채권단 관리 하에 놓이면서 고통스런 대규모 인적 구조조정을 견뎌야 함은 물론, 자금 집행이나 사업 추진에 있어 마른 수건도 다시 짜야할 만큼 정부나 채권단 눈치를 봐야하는 상황이 불보듯 해서다. 주채권은행단이 회사에 관리단으로 들어서겠지만, 대주단끼리 갈등으로 혹여 자금수혈이 원활하지 않는다면, 견뎌야하는 고통이 배가할 수 있다. 회사의 미래인 알짜 자산들을 다수 팔아 치워야하는 것도 감내해야할 부분일 수 있다는 게 업계의 시선이다.

이런 태영 쇼크를 보며 건설업계는 동병상련의 참담한 분위기와 함께 바짝 움츠러든 모양새다. 대형건설에 속하는 태영건설도 사실상 무너지는 판에, 올해 주택 등 사업이 가능하겠느냐는 우려가 짙어지고 있어서다. 대표적인 건설사가 금성백조다. 지난해 분양과 수주에 극히 소극적이었던 금성백조주택은 올해에도 분양과 수주 등 무리하게 하지 않고, 새로운 분양 등 사업도 사실상 벌이지 않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견건설 관계자는 "데시앙 브랜드를 보유한 16위 태영도 워크아웃 들어가고, 불안해하는 판에, 중견건설사들이 요즘같은 시절에 분양해서 완판이 가능하겠는가. 미분양이 안나오면 다행일 것이다. 지난해 미룬 분양이 아니라면 최대한 사업을 자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도급공사도 자체 사업도 있는데 시장이 더 안 좋아질 것에 대비해 일을 확대하기 보다는 선제적으로 관리하는 데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전했다.

증권사 한 애널리스트도 "중소 건설사는 지방 주택사업장과 상업용 부동산 비중이 높아 업황 부진의 영향도 크게 받고 있다"며 "계열사 지원 등 자체적으로 유동성 확보가 가능한 중대형 건설사와 달리 중소 건설사의 유동성 압박은 한동안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형건설사들은 내실 경영에 방점을 찍고 있다. 각 사별 CEO신년사에 다양한 내용이 담겼지만, 공통적으로 '위기'와 '수익성 강화', '신사업'이 언급되서다. 구조조정과 예산 삭감도 불가피해 보인다. 이미 지난해 일부 건설사가 희망퇴직 등을 실시했지만 올해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건설사 다른 관계자는 "예산 삭감 등 지난해보다 더한 긴축 경영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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