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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해발 90m 높이 제한 풀면 남산 가린다?···한남뉴타운 직접 가보니

부동산 도시정비

해발 90m 높이 제한 풀면 남산 가린다?···한남뉴타운 직접 가보니

등록 2023.10.19 14:41

수정 2023.10.19 21:45

장귀용

  기자

주변은 대부분 초고층 승인···한남뉴타운만 별도 규제 적용제한 이유 일부 모호···한남동 내에도 90m 넘는 단지 있어남산서 바라보는 조망 한남뉴타운 영향 꼼꼼히 체크해봐야

서울 용산구 한남재정비촉진구역(한남뉴타운) 전경. 사진=장귀용 기자서울 용산구 한남재정비촉진구역(한남뉴타운) 전경. 사진=장귀용 기자

"당장 주변만 봐도 한남뉴타운보다 고도가 높은 동네와 단지가 수두룩한데 왜 한남뉴타운만 규제하는지 모르겠습니다." (한남뉴타운 조합원)

"대우건설이 한남2구역에서 높이 제한 변경 공약을 내세웠다가 계약 해지 위기를 겪은 걸 봤기 때문에 다른 구역에서도 건설사들이 섣불리 높이 변경 이야기를 꺼내긴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건설업계 관계자)

한강변 대교 중 가장 핵심으로 꼽히는 반포대교와 한남대교. 한남재정비촉진지구(이하 한남뉴타운)은 이 두 다리를 사이에 두고 강남-서초구와 마주 보고 있다. 남쪽에는 한강을, 북쪽에는 남산을 낀 전형적인 배산임수 지형인 데다 강남과 가깝다는 점 때문에 재개발 후엔 강남 못지않은 부촌이 될 것이란 기대를 받는다.

요지부동 서울시에 주민들 불만 고조···"왜 역차별 하나"

하지만 최근 한남뉴타운의 분위기는 이러한 기대감과 거리가 멀다. 주민들은 그간 규제 완화를 통해 한남뉴타운에 적용되고 있는 고도 90m 제한이 풀릴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서울시가 의외로 지침을 유지하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가진 것으로 알려져서다.

한남뉴타운은 건축물의 고도가 최대 90m로 제한돼 있다. 2016년부터 '한남재정비촉진지구 변경 지침'이라는 별도의 규정을 적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현재 한남뉴타운 일대는 최고층 수가 ▲2구역 14층 ▲3구역 22층 ▲4‧5구역 23층으로 계획돼 있다.

해발 90m 높이 제한 풀면 남산 가린다?···한남뉴타운 직접 가보니 기사의 사진

주민들은 "인근 이촌동이나 옥수동, 강 건너 강남 일대까지 모두 35층 이상 초고층 아파트로 개발을 추진하고 있는데 한남뉴타운만 역차별하고 있다"면서 "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시장 재직 시절 재개발을 규제하기 위해 만든 억지 굴레"라며 반발하고 있다.

서울시는 당분간 변경 지침을 바꿀 생각이 없다는 입장이다. 규제를 풀게 되면 남산 경관을 해치고 인근 지역의 한강변 조망권도 제한된다는 이유에서다. 서울시 관계자는 "90m 안에서도 충분히 20층이 넘는 아파트를 지을 수 있다"면서 "당분간은 관련 규정을 바꿀 계획이 없다"고 했다.

남산‧반포대교‧한남대교 직접 가보니···경관 훼손 우려 '글쎄!

19일 뉴스웨이에서는 서울시와 주민들 사이의 핵심 쟁점인 '경관 훼손 우려'를 확인하기 위해 남산과 반포대교, 한남대교 등 주요 조망지점을 직접 찾았다. 전문가와 동행한 이번 취재 결과, 한남뉴타운의 높이 제한을 푼다고 해도 조망권이 훼손가능성이 서울시가 우려하는 만큼 크지는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남산 둘레길(소월길)에서 한강변 방향으로 바라본 풍경. 한강이나 한남뉴타운이 보이지 않는다. 사진=독자 제공남산 둘레길(소월길)에서 한강변 방향으로 바라본 풍경. 한강이나 한남뉴타운이 보이지 않는다. 사진=독자 제공

남산의 경우 한강 변을 따라 평행하게 뻗어있는 둘레길인 소월길에서 한남뉴타운 일대가 거의 보이지 않았다. 남산에서 경리단길이 있는 이태원동으로 지대가 낮아졌다가 다시 이태원의 중심도로인 이태원로까지 경사진 언덕이 이어지고 이윽고 한남뉴타운 일대로 가파르게 내려가기 때문이다. 이 길에서는 한강도 보이지 않았다.

한남대교 남단에서 바라본 한남뉴타운과 남산 일대. 사진=독자 제공한남대교 남단에서 바라본 한남뉴타운과 남산 일대. 사진=독자 제공

이날 동행한 측량전문가 A씨는 "전문 도구를 사용하지 않아 어림잡을 수밖에 없지만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부터 서쪽으로 이어지는 축 선상 건물들의 고도가 100m가 넘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한남뉴타운에서 건물 높이를 더 높인다고 하더라도 보이지 않을 가능성이 적지 않다"고 했다.

한남대교에서는 한남뉴타운과 남산은 위치에 따라 시야가 겹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림픽대로에서 한남대교를 진입했을 때부터 반대편으로 갈 때까지 그랜드하얏트호텔을 중심으로 남산은 오른쪽에 한남뉴타운은 왼쪽에서 보였다.

반포대교에서 바라본 한남뉴타운과 남산 일대. 사진=독자 제공반포대교에서 바라본 한남뉴타운과 남산 일대. 사진=독자 제공

반포대교에서는 한남뉴타운 일대가 남산을 등지고 있는 것으로 보였다. 건축물의 높이가 지나치게 높아지면 남산을 가릴 가능성도 있는 것. 일부 전문가들은 거리 등을 감안했을 때 약 110m 높이까지는 남산 조망권을 크게 훼손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봤다.

전직 대형건설사 임원 B씨는 "한남5구역 북측에 위치한 군 관사인 용산푸르지오파크타운을 비롯해 한남뉴타운 북측 배후지의 건축물들이 해발 91~110m가량인 점을 감안하면 해당 레벨까지는 남산 조망에 영향이 적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배후지보다 지대가 낮다는 점을 감안하면 건축물을 높이를 조금 더 높이고 건폐율을 낮추는 것이 주거 쾌적성을 향상 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한편, 한남뉴타운은 서울 용산구 한남·보광·이태원·동빙고동 일대 약 111만㎡를 재개발하는 사업이다. 총 4개의 구역과 1개의 해제 구역으로 이뤄져 있다. 3구역이 현대건설, 2구역이 대우건설을 시공사로 선정한 상황이다. 4구역과 5구역은 이르면 내년에 시공사 선정에 돌입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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