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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 20%도 안되는 지분율로 1대8 합병 나선 라온시큐어···소액주주는 '봉?'

증권 종목

20%도 안되는 지분율로 1대8 합병 나선 라온시큐어···소액주주는 '봉?'

등록 2023.09.22 14:04

임주희

  기자

오는 10월16일 합병 위한 임시주주총회 개최 사측, 의결권 대리 업체 통해 소액주주 설득 나서소액주주들, 기업가치·합병비율 불만···"누굴 위한 건가"

20%도 안되는 지분율로 1대8 합병 나선 라온시큐어···소액주주는 '봉?' 기사의 사진

IT 보안·인증 전문기업 라온시큐어가 자회사인 라온화이트햇의 흡수합병을 추진하는 가운데 소액주주들이 반대 의사를 표하고 나섰다. 회사는 합병 성사를 위해 의결권 확보에 나섰지만 유의미한 의결권을 확보하긴 쉽지 않을 전망이다.

22일 금융감독원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라온시큐어는 오는 10월16일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자회사인 라온화이트햇과 합병 계약 승인 안건을 처리할 예정이다. 라온시큐어는 지난 6월 시너지 효과를 창출하고 경영의 효율성을 제고하기 위함을 이유로 합병 추진 이유를 밝혔다.

라온시큐어 측은 "지속적인 성장기반 마련과 사업의 경쟁력 강화 및 주주가치 극대화를 추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라온화이트햇은 우량한 수익구조와 건전한 재무구조를 가지고 있으며 매년 안정적인 영업이익이 발생하고 있다"며 "합병을 통해 라온시큐어는 기존 사업과의 시너지 효과 및 규모의 경제를 이뤄 더욱 안정적이고 높은 신뢰성을 바탕으로 사업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기존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라온시큐어가 보유하고 있는 라온화이트햇의 주식(49.82%)에 대해서 신주를 발행하지 않으며 라온화이트햇의 주식매수청구권 행사에 따른 자기주식 취득분에 대해서도 신주를 발행하지 않는다.

하지만 소액주주들은 비상장사인 라온화이트햇의 기업가치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또한 회사가 제시한 1대8 수준의 합병비율로 합병이 추진될 경우 소액주주의 지분율은 감소하는 반면 라온시큐어 현 최대주주의 지분율은 두 배 이상 상승하게 되는 문제를 지적했다.

회사가 제시한 라온시큐어와 라온화이트햇의 합병비율은 '1:8.234832'이다. 비상장사인 라온화이트햇 주식 1주당 상장사인 라온시큐어 주식 8.234832주를 배정하는 방식이다.

라온시큐어는 라온화이트햇의 보통주 합병가액 산정은 문제될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제176조의5에 의하여 비상장법인인 피합병법인의 합병가액은 자산가치와 수익가치를 각각 1과 1.5의 비율로 가중산술평균한 가액으로 산정했다는 것이다. 상대가치의 비교목적으로 분석했으나 3개 이상의 유사회사가 존재하지 않아 가치 산정을 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외부평가기관은 회사 측이 제시한 합병비율이 적정하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상장사와 비상장사의 기업가치를 동등하게 본 것은 논란의 여지가 존재한다. 합병과정에서 라온시큐어는 기업가치(시가총액)를 930억원, 라온화이트햇을 871억원으로 산정했다. 하지만 반기말 연결 기준 라온시큐어의 총자산은 722억원, 자본금은 193억원 반면 라온화이트햇은 지난 1분기 기준 162억원, 자본금 21억원으로 차이를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라온시큐어 측은 양사의 기업가치를 거의 동등하게 평가했다. 하지만 라온시큐어의 반기보고서에선 라온화이트햇 주식 209만2974주(49.82%)에 대한 장부가액을 12억4757만원으로 기재했다.

소액주주들은 이순형 라온시큐어 대표 등 최대주주 측이 합병을 통해 지배력을 높이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지난해 말 기준 라온시큐어의 소액주주는 80.63%이다. 이순형 대표를 포함한 최대주주의 지분율은 19.37%에 불과하다. 하지만 합병이 성사되면 최대주주 측의 라온시큐어 지분율은 40.03%로 두 배 이상 증가한다. 특히 이순형 대표의 아들인 이태성 씨가 최대주주로 있는 비티앨이 라온화이트햇의 지분을 26.71%를 보유하고 있어 합병 후 비티앨의 라온시큐어 지분율은 16.49%로 증가한다. 이순형 대표 다음으로 라온시큐어의 지배력이 높은 것이다. 반면 소액주주 측의 지분율은 55.65%로 감소한다.

게다가 합병 후 라온시큐어만 신주 210만8000여주가 발행된다. 기존 발행주식 총수(3866만6700여주)의 45% 수준이다. 유통수 증가에 따른 변동성도 우려되는 부분이다. 라온시큐어는 2021년에 발생한 미상환 전산사채 200억원이 존재하는 상황이다. 전환가는 3085원으로 추후 주식으로 전환되면 648만주가 추가 상장되면 유통주식수는 더 증가할 수밖에 없다.

이에 라온시큐시큐어 소액주주 커뮤니티에서는 합병 반대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대놓고 최대주주의 배를 불린다는 지적이다. 라온시큐어 소액주주 A씨는 "소액주주를 봉으로 보는 것"이라며 "최근 주가를 매수청구가보다 낮게 형성시켜 매도를 유도하는 것 같은데 그래도 내 의결권을 주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소액주주 B씨는 "합병 반대다. 최대주주만 배불리는 합병을 누가 찬성하겠나"라며 "위임장 받으러 다니던데, 절대 찬성해주지 마라. 주주가치제고라고 하는데 어떤 주주를 말하는 것이냐"고 지적했다.

소액주주 C씨는 "임시 주총 얼마 안남은서 그런지 의결권 위임해달라고 찾아왔더라"며 "최대주주만 좋은 합병을 어떻게 찬성하라는지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라온시큐어는 주식매수 청구 규모가 50억원을 초과할 때 합병 결정을 철회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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