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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파업 피한 현대차···추석 전 임단협 타결에 합의

산업 자동차

파업 피한 현대차···추석 전 임단협 타결에 합의

등록 2023.09.19 07:43

박경보

  기자

잠정 합의안 노조 과반 찬성···5년 연속 무분규 달성영업익 1조 손실 위기 딛고 안정적 생산 체계 유지25년 이어진 파업리스크 해소···미래 車 대응도 '착착'

파업 피한 현대차···추석 전 임단협 타결에 합의 기사의 사진

현대자동차가 사상 처음으로 5년 연속 무분규를 달성하며 생산 차질 우려를 해소했다. 추석 전 임단협 조기 타결에 성공한 현대차는 안정적인 생산시스템을 바탕으로 하반기 실적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게 됐다. 특히 이번 교섭을 통해 '하이퍼캐스팅' 도입을 결정한 현대차는 전기차 시대에도 높은 생산성을 유지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전국금속노동조합 현대자동차지부는 지난 18일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 잠정 합의안에 대한 찬반투표를 진행했다. 전체 조합원 4만4643명 가운데 86.47%(3만8603명)가 참여한 이번 투표는 58.81%(2만2703표)의 찬성률로 가결됐다.

올해 잠정 합의안에는 ▲기본급 4.8% 인상(11만1000원‧호봉승급분 포함) ▲성과금 300%+800만원 ▲세계 올해의 자동차 선정 기념 특별격려금 250만원 ▲하반기 생산‧품질‧안전 사업 목표 달성 격려금 100% ▲단체교섭 타결 관련 별도 합의 주식 15주 ▲전통시장 상품권 25만원 지급 등의 내용이 담겼다.

현대차 노사가 5년 연속 무분규를 달성한 건 1987년 노조 설립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교섭의 최대 쟁점 중 하나였던 정년 연장(만 64세)은 정부정책과 사회적 인식의 변화를 지켜본 후 내년에 재논의하기로 했다.

노조는 앞서 지난달 25일 전체 조합원을 상대로 찬반투표를 진행해 91.76%(투표자 기준)에 달하는 찬성률로 쟁의행위 발생 안건을 가결했다. 찬성률과 투표율(96.92%) 모두 역대 최고 수준이다.

합법적인 파업권을 얻은 노조는 이달 부분파업(13~14일 각 4시간)을 결정했지만 지난 13일 사측의 5차 제시안을 수용하면서 잠정 합의에 성공했다. 이날 잠정 합의안 도출에 실패했다면 이틀간의 부분파업으로 약 5000대가량의 생산 차질이 불가피했다.

추석 전 잠정합의 못했다면 파업 장기화 가능성↑
특히 임단협 교섭이 추석 연휴 이전 조기 타결되지 못했다면 파업은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았다. 노조가 장기 파업을 진행했던 2016년과 2017년의 경우 생산차질은 각각 14만2000대, 8만9000대에 달했다.

KB증권은 현대차 노조가 과거와 비슷한 파업에 나섰을 경우 영업이익 손실액이 약 1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측했다. 월 생산량의 10%를 넘기는 생산 차질은 교섭 타결 이후에도 잔업과 특근으로 만회하기 어려워서다. 현대차의 국내 재고(7월 말 기준)는 0.5개월 치, 글로벌 재고는 1.3개월 치에 불과해 재고로 생산 차질을 최소화할 여력도 크지 않았다.

파업 직전 잠정 합의안이 극적으로 도출됐지만 일각에선 부결 가능성을 점치기도 했다. 핵심 쟁점인 정년 연장 안건이 빠진 데다 2016년과 2017년에도 1차 잠정 합의안이 통과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노조에 대한 부정적인 사회 인식과 글로벌 경쟁 심화, 급변하는 자동차 패러다임, 역대 최고 수준의 임금인상 등을 바탕으로 찬성표가 과반을 넘긴 것으로 분석된다. 역대 임단협에서 기본급을 9만8000원까지 올린 경우는 있었지만 10만원을 넘긴 건 이번이 처음이다.

현대차 노조 관계자는 뉴스웨이와의 통화에서 "이번 임단협에서 정년 연장이 화두였지만 이는 정부 시책과 연계돼 있어 사측에서도 관련 제시안을 쉽게 내놓지 못했다"며 "정년 연장 요구는 사측이 숙련자 재고용 계약기간 1년+1년을 제시하면서 철회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올해 분위기는 임금인상 폭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던 2016년, 2017년과는 다르다"라며 "올해도 사측의 1차 제시안(기본급 10만1000원 인상, 성과급 300%, 일시금 750만원)은 부족한 면이 있었지만 잠정합의안이 나온 5차 제시안에선 많이 개선된 것"이라고 부연했다.

피크아웃 우려 벗어나 3분기 실적 기대감···인건비 부담 크지 않아
5년 연속 무분규로 임단협을 타결한 현대차는 파업 리스크에서 벗어나 안정적인 생산을 이어갈 수 있게 됐다. 대기수요 감소에 따른 피크아웃 우려가 짙은 상황에서 3분기 실적 기대감을 높일 수 있게 됐다는 평가다.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1996년 이후 지난 25년간 3분기마다 반복된 현대차의 파업 리스크가 해소되고 있다"며 "전년 대비 인건비는 12%가량 늘게 됐지만 올해 매출액 성장률(14~15%)을 고려하면 매출액 대비 인건비 비중은 동일한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매출 성장, 원화 약세, 원자재 가격 하락 등 긍정적인 요인이 인건비 부담을 상쇄한다는 게 임 연구원의 설명이다.

이어 "현대차 노조의 파업은 2009년~2011년 3년을 제외하고 17년간 발생했고, 이에 따라 3분기마다 생산과 판매에 불확실성이 존재했다"며 "하지만 2019년 이후 파업하는 것이 더 이상해진 상황이며, 은퇴 인력의 증가를 감안할 때 노사 리스크는 해소 구간"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현대차 노사가 이번 교섭에서 체결한 미래 동반성장 특별협약도 의미가 깊다는 평가다. 현대차는 2026년 하이퍼캐스팅을 도입해 전기차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대규모 알루미늄 주조 프레스를 도입할 계획이다.

유지웅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테슬라 등 글로벌 완성차 제조사들이 대형 주조기를 도입하고 있다"며 "현대차는 기존 엔진과 변속기 공장을 활용할 것으로 예상돼 투자 부담 제한, 알루미늄 차체 도입에 따른 경쟁력 급상승, 계열‧협력사들의 파워트레인 사업 확대가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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