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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바이오 팬데믹으로 뜬 가정간편식, 엔데믹 시대엔 더 뜬다

유통·바이오 식음료

팬데믹으로 뜬 가정간편식, 엔데믹 시대엔 더 뜬다

등록 2023.04.11 13:21

유지웅

  기자

단체급식업계에 '전화위복' HMR비싼 외식·배달 대신 '건강한 한끼'"올해 5조원 규모에서 더욱 성장"

팬데믹으로 뜬 가정간편식, 엔데믹 시대엔 더 뜬다 기사의 사진

팬데믹으로 호황을 누린 가정간편식(HMR) 시장이 엔데믹 이후에도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식품업계는 HMR 사업을 지속 확대하며 경쟁을 이어가는 중이다.

11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국내 가정간편식(HMR) 시장 규모는 2016년 2조2700억원에서 2020년 4조원대로 커졌고 지난해엔 5조원을 돌파한 것으로 추정된다. 2019년(9.4%)을 제외하면 매년 두 자릿수로 확대된 것이다.

HMR 사업은 코로나19로 본격적인 주목을 받았다. 단체급식업계는 사회적 거리두기로 주력 사업인 '위탁급식'과 '식자재 유통' 부문이 큰 타격을 받았다. 재택근무가 늘고 등교 일수가 줄었기 때문이다.

수익성 개선을 위해 꺼내든 카드가 HMR 사업이었다. 처음 단체급식 업체들이 이 사업에 뛰어들었을 때 일각에선 비관적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주요 사업부문이 아님에도 실적 부진을 메우기 위해 신사업에 '편승'한다는 지적이었다. 향후 리스크 관리에 대한 우려도 제기됐다. 그러나 단체급식 사업으로 쌓은 '다품종 제품 생산' 역량은 HMR 사업에 경쟁력으로 작용했고 성공적으로 안착하는 계기가 됐다.

코로나19를 기점으로 '건강 트랜드'가 확산한 것도 주효했다. 소비자들이 배달 음식에 질린 데다, 물가까지 줄줄이 오르며 HMR은 '건강하고 간편한 집밥' 이미지로 자리잡았다. 특히 일과 살림을 병행하며 제대로 된 집밥을 먹기 어려운 2030세대 1인 가구를 파고들었다.

고급화 전략은 HMR에 대한 지속적인 수요를 형성했다. 한국외식산업경영연구원에 따르면 소비자 10명 중 4명은 HMR이 외식을 대체할 수 있다고 응답했다. 식품 구매에 까다로운 50~60대의 주부의 HMR 소비 비중이 늘었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

현대그린푸드 그리팅의 '메디푸드' 제품군. 사진=현대그린푸드 제공현대그린푸드 그리팅의 '메디푸드' 제품군. 사진=현대그린푸드 제공

현대그린푸드는 HMR 부문에서 눈에 띄는 성과를 거두고 있다. HMR 매출은 지난해 460억으로 전년 대비 58.6% 증가했다. 사업 시작 2년 만에 500억원에 육박하는 매출을 올린 것이다. 특히 케어푸드 전문 브랜드 '그리팅' 매출이 전년 대비 120% 신장하는 기염을 토했다.

케어푸드는 노인이나 환자 등을 위한 기능성 식품을 말하는데, 30대 이하 소비자가 고객 중 50% 이상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이후 건강을 챙기려는 젊은 소비자가 늘어난 영향이다.

지역 맛집 메뉴를 레스토랑 간편식(RMR)으로 제작한 '모두의 맛집'도 제품 출시 첫해인 지난해 목표 매출의 20%를 초과 달성했다. 스타셰프와 협업해 출시한 HMR도 두 자릿수 신장률을 기록했다.

현대그린푸드는 올해 HMR의 매출 목표를 650억원으로 잡았다. 1000억원을 투자해 운영 중인 '스마트푸드센터' 제조 역량을 활용, 사업 성장은 가속화될 전망이다. 올해는 메디푸드(환자를 위한 기능성 식단)를 출시하는 등 제품 카테고리를 넓히고, 작년 말 10%대였던 외부 채널 매출 비중을 25%까지 올려 소비자 접점을 늘린다는 구상이다.

롯데웰푸드의 '쉐푸드' 제품군. 사진=롯데웰푸드 제공롯데웰푸드의 '쉐푸드' 제품군. 사진=롯데웰푸드 제공

롯데웰푸드도 HMR에 힘을 준다. HMR은 롯데푸드가 집중해왔던 사업인데, 롯데푸드는 사업의 성장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 대규모 투자를 단행한 바 있다. 930억원 투자를 통해 김천공장을 증설했고, 제조 역량 확보를 위해 밀키트 개발·제조 기업 '푸드 어셈블' 지분을 18.7%(65억원) 취득하기도 했다.

롯데웰푸드는 지난해 7월 롯데푸드를 합병, HMR 등 다양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 역량을 확보했다. 롯데웰푸드는 푸드부분을 집중 육성한다는 방침이다. 올해 초 조직 개편을 통해 롯데중앙연구소에 '헬스앤웰니스' 부문이 신설되며 HMR 신제품 개발엔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종합식품기업'을 선언한 하림도 HMR 시장에 뛰어들었다. 하림은 현재 '더미식'을 자사 대표 브랜드로 키우고 있다. 향후 육가공 부문 의존도를 낮추고 가정간편식을 신성장 동력으로 삼겠다는 전략이다. 다만 과한 프리미엄 전략이 경쟁력을 약화한다는 지적이 잇따른다. HMR에서 핵심 요소인 '가성비'가 떨어지기 때문이다.

CJ제일제당이 출시한 '고메소바바 치킨'. 사진=CJ제일제당 제공CJ제일제당이 출시한 '고메소바바 치킨'. 사진=CJ제일제당 제공

'비비고 왕교자'와 '햇반'으로 업계 선두를 굳건히 하는 CJ제일제당은 최근 냉동치킨 '고메소바바 치킨'을 출시하며 주목받았다. '배달 치킨 3만원 시대'에 지친 소비자의 호응을 끌어내는 데 성공했다는 평가다. 2봉 묶음으로 구매하면 1봉당 7980원으로, 배달 치킨보다 20% 이상 저렴하다.

회사 측은 그동안 냉동치킨이 지니고 있던 한계를 극복하는 데 주안점을 뒀다. 냉동치킨은 에어프라이어나 전자레인지로 조리하기 때문에 튀김옷이 눅눅한 단점이 있었는데, 소스를 얇게 발라 이 점을 극복했다는 설명이다.

시장이 커진 만큼 경쟁도 격화되고 있다. 프랜코전략컨설팅에 따르면 2018년 기준 HMR 브랜드는 총 88개였다.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선 품질·가격 경쟁력뿐만 아니라, 세분된 소비자의 니즈에 부합할 수 있도록 '차별화'가 중요해질 전망이다.

HMR 시장은 코로나19로 급성장하긴 했지만, 팬데믹 이전에도 20.7%(2017년), 16.8%(2018년) 등 꾸준히 높은 성장률을 보였다. 엔데믹 시대에도 여전히 높은 매출을 기록 중이다. 업계 한 전문가는 "팬데믹 때와 같은 급격한 성장은 아니더라도 계속해서 우상향의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유지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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