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보호예수 해제 ‘D-day’, ‘주식 팔까말까’ 고민 빠진 직원들

스톡옵션을 받은 쿠팡 임직원들이 고민에 빠졌다. 보유 주식 중 3400만 주의 보호예수가 풀리는 ‘디데이’를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쿠팡의 주가가 매력적인 덕분에 당장 쿠팡의 주식을 매도해 현금을 확보하려는 직원이 있는가 하면 향후 성장 가능성을 두고 주가가 더 치솟을 때까지 기다리겠다는 이들도 있다.

쿠팡은 원칙적으로 180일 동안 보호예수기간을 설정했다. 임직원들은 올해 9월 이후 쿠팡 자사주를 장내 매각할 수 있다. 그러나 임직원이 보유한 자사주 가운데 3400만 주에 대해서는 예외 조항을 걸었다. 주가가 공모가인 35달러보다 높을 경우 대주주기 아닌 일부 직원들이 보유한 주식을 매도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17일(현지 시간) 기준 종가는 43.29달로 공모가보다 8.29달러 높다.

이에 내부 직원들 사이에서는 바로 주식을 팔아 차익을 실현하자는 쪽과 조금 더 오를 때까지 기다리겠단 쪽 등 의견이 다양하다.

쿠팡 관계자는 “사실 쿠팡의 스톡옵션을 받은 직원들은 많지 않다”면서 “초기 쿠팡은 스톡옵션을 특정 기여자들에게만 부여했고, 이후 특정 연차 이상 입사자들에게만 주식을 줬다”고 설명했다. 쿠팡은 성장통을 겪으며 직급체계 등이 개편된 이후 성과급 지급 과정에서 주당 1.75달러의 스톡옵션과 현금 중 선택이 가능하도록 했다.

이 중 스톡옵션을 받는 직원들에게는 스톡옵션을 받은 이후 얼마간 근무를 해야 보유 주식 중 어느 정도를 팔 수 있는지 세부 조항이 붙었다. 예컨대 스톡옵션을 받고 1년이 지나야 50%를 팔 수 있고, 2년이 지나야 남은 50% 중 절반을 팔 수 있는 식이다.

쿠팡에 근무하는 한 직원은 “주변에 스톡옵션을 꾸준히 선택한 직원 중 1만5000주 이상 보유한 이도 있다”면서 “현재 주가로 계산했을 때 7억3000만 원의 현금을 손에 쥘 수 있다는데, 조금 더 기다리면 10억 원이 될 수도 있으니 고민하고 있는 모양”이라고 귀띔했다. 공모가보다 현재 주가가 높고, 스톡옵션 가가 약 2달러 정도였기 때문에 우선은 ‘팔 만하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대개 상장 기업들은 상장 직후 주가가 급등했다가 조정이 오며 주가가 안정을 찾는다“면서 “현재 주가 정도면 시세차익을 실현하고 나서 그다음을 도모해도 된다는 판단이 작용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금융투자업계는 과거에 상장했던 주요 전자상거래 업체들의 주가도 상장 이후 초기 1년 동안 공모가 아래로 떨어진 경우가 많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쿠팡 공모가가 주가 하한선으로 여겨질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또 다른 직원은 “우선 스톡옵션을 선택한 이상 회사 미래 가치에 투자했으니 조금 더 오를 때까지 기다리자는 이들도 많다”면서 “회사에 대한 믿음을 이어가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쿠팡의 성장성이 판명이 난다면 주가가 어느 정도 내려왔더라도 반등의 기회는 충분히 있을 것”이라면서 “적정가를 찾아가고 이를 담보로 해서 주가는 오를 텐데 아직 확신이 부족하기 때문에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