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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풍’이 특허(?)···제약·제지 1도 관련 없는데 동반 급등

‘신풍’이 특허(?)···제약·제지 1도 관련 없는데 동반 급등

등록 2020.12.07 17:09

김소윤

  기자

“신풍이란 글자만 들어가면 무조건 오른다?”제지는 “골판지 취급 안한다” 공시까지 냈는데외국인 러브콜 받기도, 이틀 연속 거래량 폭등신풍제약도 신고가, 제지와 지분관계 有 오인

‘신풍’이 특허(?)···제약·제지 1도 관련 없는데 동반 급등 기사의 사진

“얼마 전까지만 해도 신풍제약이 급등하더니 이번에는 신풍제지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 ‘신풍’이라는 이름은 모두 올라가니, 이름 자체가 무슨 특허권 같다.”

최근 온란인 주식 커뮤니티 등에서는 투자자들 사이에서 이런 말들이 오가는 모습들이 종종 보인다. 신풍제지가 제지업종 대장주로 불리면서 강세를 보이면서부터다. 코로나19 장기화와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격상으로 외부 활동이 줄어들면서 택배, 포장 수요가 증가하면서 신풍제지는 지난달 16일 이후 이날(7일)까지 67.27% 급등했다. 연초(1505원) 이후에는 3배 가량 오른 수치다.

7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신풍제지는 장 중 20%나 넘는 변동성을 나타냈지만 결국 보합권에서 마감한 4165원에 거래를 마쳤다. 다만 눈여겨볼 점은 이날 외국인의 러브콜(1만2천주 매수)이 보인데다, 거래량이 폭등했다는 점이다. 이날 5584만주가 거래됐는데 이는 코스피 시장 6위에 해당하는 규모다. 지난 4일에는 6392만주나 거래됐다.

신풍제지가 오른다는 소식에 신풍제약도 덩달아 오르고 있다. 신풍제약은 이날 연중 신고가를 경신하며 19만4500원까지 올랐다. 연초(7320원)와 비교하면 2475%나 급등한 수치다.

사실상 주식시장에서 ‘신풍’이 이름값을 한 것은 신풍제약이 지난 7월 해외에서 자사의 말라리아 치료제인 피라맥스가 코로나19 백신 항체가 발견됐다는 소식이 나오면서 시작됐다. 신풍제약은 7월 17일을 시작으로 거래일 마다 역대 최고가를 찍었다. 단기간 주가급등에 거래가 정지됐고, 거래정지가 풀린 뒤 다시 상승하는 일을 반복했다.

신풍제약과 신풍제약우가 급등하다 매매거래가 정지되자, 투자자들 사이에서 이름이 비슷한 신풍제지를 매입한 사례가 발견됐다. 거래가 정지됐을 당시 개인투자자들이 이후에도 계속 오르기를 기원하는 마음으로, 이름이 비슷한 신풍제지를 일종의 ‘부적주’라면서 매입한 것이다. 이에 신풍제지는 신풍제약과 동반 상승했다.

당시 온라인 종목토론방에는 “신풍제약 개미(개인투자자)인데 여기가 그 유명한 부적인가요”, “신풍제약 약빨이 떨어지는 것 같아 신풍제지를 좀 더 사려한다” 등의 글이 올라왔다.

하지만 신풍제지와 신풍제약은 이름만 비슷할 뿐 실제로는 아무 관련이 없는 회사들이다. 그러나 이들이 지분관계가 있는 회사로 오인하는 투자자들이 적지 않다. 거래소 관계자는 “신풍제약과 신풍제약이 연결 회사로 생각한 투자자들이 몰린 것으로 추정된다”라며 “과거에도 이름을 착각하거나 계열사로 오인해 관련없는 종목에 매수가 몰리는 현상들이 종종 있었다”고 설명했다.

신풍제약은 지류 유통판매 회사다. 지난 1960년 설립됐고 1976년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됐다. 2019년 12월 말부터 평택공장 영업이 종료된 뒤 제지 유통사업 등 다양한 사업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한 때 폐업 위기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는 코로나로 택배 수요가 늘자 사양산업으로 인식됐던 제지업종이 여느 때보다 강세를 보이고 있다. 그 중에서 ‘신풍’이라는 이름을 지니고 있는 신풍제약의 강세가 가장 두드러진 모습이다. 제지업종이 강세를 보이기 시작했던 지난달 16일부터 이날까지 영풍제지는 58.21% 올랐으며 대영포장은 48% 상승했다. 신풍제지는 67%나 급등했다.

더군다나 현재 골판지 공급은 수요 대비 30% 가량 부족한 상태로 알려졌다. 과거 골판지 기업에 주문 후 3~4일이면 납품받을 수 있었지만 최근 들어 소요시간이 10~15일로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택배 상자로 활용되는 골판지가 수급 불균형을 이루고 있다는 소식들이 이어지면서 제지업종의 강세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그러나 신풍제지는 “자사는 골판지를 취급하지 않는다”는 해명 공시를 냈다. 사측은 “골판지를 취급하지 않고 있어 최근 택배 대란으로 인한 실적 개선을 기대하기 어렵다”라며 “지난해 평택공장의 생산을 중단해 철거가 진행 중이고, 현재 종이유통업을 영위 중이나 골판지는 취급하지는 않는다”고 공시했다.

더불어 신풍제지는 “신풍제약과 사명만 비슷할 뿐 전혀 연관성이 없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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