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은행 기업대출 비중 46.7%로 급감···손쉬운 담보대출에 편중”

최근 생산적인 부문에 대한 국내 은행의 자금공급 확대가 요구되고 있지만 실제로는 각 은행이 기업대출을 줄이는 반면 담보대출 등 손쉬운 대출을 확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금융감독원은 은행의 생산적 자금공급 현황을 생산 유발, 일자리 창출, 신용대출 관점에서 구체적인 통계를 토대로 분석한 뒤 이 같이 밝혔다.

금감원에 따르면 국내 14개 은행(국책은행, 인터넷은행 제외)의 총대출대비 기업대출 비중은 2010년말 48.8%에서 2013년말 49.5%까지 상승했으나 이후 하락세로 돌아서면서 2017년말 46.7%로 떨어졌다.

세부적으로 개인사업자를 제외한 법인 기업대출 비중은 2010년말 34.3%에서 2017년말 26.3%까지 내려가면서 하락폭이 더욱 커졌다.

이 가운데 담보대출 비중은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은행의 리스크 회피 경향이 심화됨에 따라 2010년말 48.3%에서 2017년말 65.2%로 16.9%p 올랐다. 담보대출 편중 현상은 중소기업뿐 아니라 대기업 부문으로도 확산되는 추세다.

특히 부동산업의 대출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분석됐다. 기업대출 중 제조업 비중은 2010년말 30.9%에서 2017년말 29.4%로 1.5%p 하락했으나 서비스업 비중은 5.4%p 상승하는 등 대출이 증가했다. 서비스업 중에서도 부동산업 비중이 2010년말 17%에서 2017년말 25.1%로 8.1%p 상승했다.

이와 함께 금감원은 은행의 기업에 대한 자금공급 현황을 양적인 측면과 생산유발, 일자리창출 등 질적인 측면으로 고려하기 위해 ‘생산적대출’ 개념으로 환산해 분석했다. 기업대출 잔액을 ▲생산유발 ▲일자리창출 ▲신용대출 등 3가지 측면에서 영향력‧감응도계수, 고용유발계수 등으로 가중치를 부여했다.

그 결과 은행의 총대출 잔액 중 ‘생산적대출’ 비중은 2010년말 대비 6.9~9.0%p 하락한 것으로 집계됐다. 기업대출 비중 하락폭(2.1%p)의 3.3~4.3배에 달하는 등 생산적 자금공급 역할이 더욱 미흡한 것으로 파악됐다.

아울러 생산유발 측면에서는 2010년말 45.4%에서 2011년말까지 소폭 상승했다가 이후 하락세로 돌아섰으며 2013년말 이후 급격히 하락폭이 커지면서 37.1%까지 떨어졌다. 이는 생산유발 효과가 상대적으로 작은 부동산업 대출이 대폭 증가(74.2조원, 107.7%)한 반면 생산유발 효과가 큰 업종(전자, 철강 등)의 대출은 감소한데 따른 것이다.

이밖에 일자리 창출 기준으로는 2010년말~2012년말 중 44%대를 유지하다 2013년말(43.8%) 이후 하락폭이 확대되면서 2017년말 37.8%까지 내려갔다.

금감원 측은 은행의 기업부문에 대한 자금공급 기능이 약화된 것은 2014년 이후 기업구조조정 본격화, 가계대출 규제완화 등 영향에 따라 주담대 등 안전자산 위주로 여신정책을 변경했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이에 생산 유발, 고용 창출효과가 큰 생산적 부문으로 자금공급이 확대되도록 적극 유도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에 은행의 자율적인 개선 노력을 유도해 나가겠다는 방침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BIS비율 산정시 주담대 위험가중치 확대, 가계‧기업 대출 예대율 가중치 차등화 등 ‘생산적 금융을 위한 자본규제 등 개편방안’의 세부 이행과제를 차질없이 추진할 것”이라며 “감독‧검사 업무 수행 시 은행의 생산적 자금공급 현황을 면밀히 점검하는 등 시장 자율적인 생산적 금융 활성화 노력을 적극 유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