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쫓겨나는 공씨책방···젠트리피케이션은 현실이다

[카드뉴스] 쫓겨나는 공씨책방···젠트리피케이션은 현실이다

등록 2017.09.25 08:31

이성인

  기자

 쫓겨나는 공씨책방···젠트리피케이션은 현실이다 기사의 사진

 쫓겨나는 공씨책방···젠트리피케이션은 현실이다 기사의 사진

 쫓겨나는 공씨책방···젠트리피케이션은 현실이다 기사의 사진

 쫓겨나는 공씨책방···젠트리피케이션은 현실이다 기사의 사진

 쫓겨나는 공씨책방···젠트리피케이션은 현실이다 기사의 사진

 쫓겨나는 공씨책방···젠트리피케이션은 현실이다 기사의 사진

 쫓겨나는 공씨책방···젠트리피케이션은 현실이다 기사의 사진

 쫓겨나는 공씨책방···젠트리피케이션은 현실이다 기사의 사진

 쫓겨나는 공씨책방···젠트리피케이션은 현실이다 기사의 사진

 쫓겨나는 공씨책방···젠트리피케이션은 현실이다 기사의 사진

 쫓겨나는 공씨책방···젠트리피케이션은 현실이다 기사의 사진

도심 노후 지역이 재개발돼 활기를 띠면 주거비나 임차료도 오르기 마련. 오른 비용을 감당할 수 없는 서민들은 반강제적으로 해당 지역을 떠나야 하는데요.

이 같은 현상을 ‘젠트리피케이션’(gentrification)이라 일컫습니다.

영국의 사회학자 루스 글래스(Ruth Glass)가 런던 서부에서 이런 상황을 목격한 후 1964년 처음 쓴 용어로, 낙후된 곳이 고급화된다는 장점은 있지만 돈 없는 이들은 터전을 잃기 십상이라 주로 부정적 의미로 쓰입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서울의 홍대 인근, 경리단길, 서촌마을 등에서 젠트리피케이션이 진행돼왔습니다. 활기찬 분위기의 대형 상권이 조성되자 임차료가 올랐고, 영세 상인들은 도심 밖으로 내몰려온 것.

서울 서대문구 신촌로에 자리한, ‘서울미래유산’이자 45년 역사를 지닌 공씨책방 또한 예외일 수 없었습니다. 9월 21일 서울서부지법은 현 건물주가 공씨책방을 상대로 제기한 명도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습니다.

▲법원 “피고(공씨책방)는 원고(건물주)에게 건물을 인도할 의무가 있다.”

지난해 8월, 전 건물주는 공씨책방에 임대차계약 갱신 거절을 통지한 바 있는데요. 그해 10월 지금의 건물주가 보증금 3000만원과 월세 300만원(기존 130만원)을 요구, 안 될 경우 퇴거해달라고 한 게 소송까지 온 것.

법원은 판결문에서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10조에 따르면 계약 만료 6개월 전부터 1개월 전까지 갱신 거절 통지가 가능하다”고 설명하며, “다른 장소로 옮겨도 공씨책방의 가치는 유지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공씨책방. 지금은 대형서점들에 밀린 작은 헌책방이지만, 예전 광화문 시절에는 문화예술계의 내로라하는 인사들이 즐겨 찾던 헌책방의 전설 같은 곳이었습니다. 때문에 2013년에 ‘서울미래유산’으로 지정되기도 했지요.

지금도 오랜 단골에게는 추억을 곱씹는 공간입니다. 책방 한편은 표지가 헤질 대로 헤진 LP판들로 그득해, 세월의 흔적을 느끼고 싶어 하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필견의 장소로 꼽히기도 합니다.

▲서울시 “책뿐만 아니라 음악에 대한 관심과 애정을 가진 이들이라면 꼭 한번 들러야 할 곳”

판결 후 공씨책방은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 변호사와 상의해 항소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이전 외에 뾰족한 수가 없는 게 사실. 법원 또한 “현행법상 이런 결론밖에 나올 수 없다”며 안타까워했을 정도입니다.

이 같은 고민이 비단 공씨책방만의 것은 아니겠지요. 낡았지만, 벌이가 시원찮지만, 수많은 이들의 시간과 기억을 새겨뒀을 또 다른 공씨책방‘들’. 젠트리피케이션으로 상징되는 시장논리 앞에, 문화·역사적 가치가 설 자리는 점점 더 좁아져만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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