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엇갈리는 부산민심 ···5060 “이제는 홍준표”, 2030“여당 안뽑아”

[르포]엇갈리는 부산민심 ···5060 “이제는 홍준표”, 2030“여당 안뽑아”

등록 2017.05.04 07:46

김승민

  기자

부산대첩 유세 참가자들 ″洪으로 우파 집결 중″″安 보수 아냐···文 집권 막으려 어쩔 수 없이 지지″유승민·바른정당 탈당 의원들 향해 ″배신자들″청년들 ″洪 절대 안 뽑아···진보 후보 고민 중″

3일 부산 비프광장로에서 열린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의 거점유세 ′부산대첩′에서는 홍 후보로 결집하는 부산 보수우파 표심의 열기가 느껴졌다. 사진=자유한국당 공식사이트3일 부산 비프광장로에서 열린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의 거점유세 ′부산대첩′에서는 홍 후보로 결집하는 부산 보수우파 표심의 열기가 느껴졌다. 사진=자유한국당 공식사이트

부산의 민심이 갈리고 있다. 5060으로 대변되는 보수 지지 유권자들은 홍준표의 지지 열기가 거셌지만 2030은 박근혜 대통령 탄핵 후 바뀌지 않는 지역 정서에 답답함을 토로한다.

◇“이제는 홍준표다”
“홍 후보로 부산 보수 유권자들이 몰리고 있는 게 느껴진다”

3일 부산 비프광장로에서 열린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의 거점유세 ′부산대첩′에서는 지지자들의
열기가 뜨거웠다. 홍 후보는 여론조사 결과 공표가 공식적으로 금지 첫 날 오후 유세 집중지로 부산을 찾았다. 이후에는 대구에서 대구대첩을 벌였다. ′깜깜이 선거′ 시작 일에 보수 지역을 찾아 표심 다지기에 열을 올렸다.

홍 후보의 방문 소식에 비프광장로로 지지자들이 가득 모여 통행이 어려울 정도였다. 서울대첩만큼은 아니지만 군데군데에서 태극기와 미국기를 든 지지자들이 깃발을 크게 휘두르며 홍 후보 이름을 외쳤다. 지지자들은 규모를 자랑하려는 듯 비프광장로 주변 건물 위로 올라가 사진을 찍고 있는 기자들을 향해 양손을 흔들고 환호를 하기도 했다.

유세현장을 채운 사람들은 부산의 보수 유권자들이 홍 후보를 중심으로 모이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이전까지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양강 구도를 이뤘던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로 기울어져 있던 표심이 홍 후보의 부상과 함께 이동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조 모(68) 씨는 “그동안 안 후보 지지율이 상대적으로 높아 어쩔 수 없이 그쪽으로 보수표가 모였었다”며 “문 후보가 집권하는 건 막아야한다는 생각에 그런 것”이라고 말했다.

홍 후보의 지지도가 올라가면서 국민의 당 안철수 후보의 지지세가 하락하는 것도 엿보였다.
형과 함께 부산대첩에 참가한 정 모(54) 씨는 ″사실 안 후보는 보수도 아니다. 문 후보와 같은 당에 있다가 나오지 않았나″라며 안 후보 지지율을 받치던 보수 유권자들의 이탈 현상은 당연하다고 주장했다.

홍 후보를 보기 위해 자매끼리 비프광장로에 왔다는 40대 후반의 오 모 씨는 ″안 후보는 사람은 좋아 보이지만 자기 주관이 약하고 주변 인물이 별로″라며 ″박지원 국민의당 대표부터 김종인 개혁공동정부 준비위원장, 정동영 의원, 손학규 의원 등 다 상왕 역할 할 사람들 아닌가. 안 후보는 교수가 맞다고 본다″고 일축했다.

◇단일화 거부 유승민에 반감
이곳에서 만난 홍 후보 지지자들은 보수 개혁을 외치며 단일화를 거부한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에 대해서는 대놓고 반감을 보였다. 더불어 바른정당에서 탈당하고 홍 후보 지지를 선언한 국회의원들에게도 곱지 않은 시선을 보냈다. 무엇보다 박 전 대통령 탄핵에 앞장선 권선동·김성태·황영철·장제원 의원은 절대 받아줘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오화순(81) 씨는 ″유 후보는 배신자다. 박 전 대통령이 예전에 비서실장으로 뽑아서 잘 챙겨준 걸 생각하면 그런 배신은 절대 하면 안 됐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40대 후반의 오 씨와 그 자매도 ″유 후보와 박 전 대통령 탄핵에 나선 의원들은 절대로 용서할 수 없다″며 ″기억해뒀다가 국회의원 선거 때 떨어뜨려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일부 홍 후보 지지자들은 유 후보의 단일화 거부가 자기 이익만을 위한 결정이라고 비판했다. 진짜 보수 후보라면 보수진영의 위기와 보수정권 수호라는 대의를 생각해서 사퇴하는 게 맞았다는 얘기다. 정 씨는 ″유 후보는 내년 지방선거나 이후 국회의원 선거 등을 자기 이익을 노리고 대선 완주를 결정한 거 같다″고 꼬집었다.

3일 부산 비프광장로에서 열린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의 거점유세 ′부산대첩′에서는 홍 후보로 결집하는 부산 보수우파 표심의 열기가 느껴졌다. 사진=김승민 기자3일 부산 비프광장로에서 열린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의 거점유세 ′부산대첩′에서는 홍 후보로 결집하는 부산 보수우파 표심의 열기가 느껴졌다. 사진=김승민 기자

◇5060만 가득, 2030은 홍 후보에 ‘부정적’
부산대첩을 가득 채운 지지자들은 홍 후보가 발언을 할 때마다 박수를 치거나 그의 이름을 연호하며 호응했다. 지지자 연령층은 앞선 서울·인천대첩 때처럼 50, 60대가 주류를 이뤘다. 부산대첩이 마침 시내 중심에서 열려 많은 20대, 30대 청년들이 유세현장을 지나갔지만 호기심에 잠시 발길을 멈추고 홍 후보 연설을 지켜보는 정도에 그쳤다. 중년, 노년의 홍 후보 지지자들은 유세 중간 중간 주변을 둘러보며 ″젊은이들이 많이 와야 하는데″라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유세현장 주변의 청년들은 지지를 결정한 다른 후보가 있든 없든 하나같이 홍 후보에 부정적이었다. 어렵게 박 전 대통령 탄핵·파면을 이룬 만큼 현재는 정권교체가 필요한 시점이라는 생각이다. 청년들은 또 본인 주변이나 부산 전체 민심이 보수 보다는 진보 쪽에 기울어져 있다고 판단하는 듯 했다.

약속 때문에 비프로광장에 들렀다가 우연히 홍 후보 유세를 보게 됐다는 김도영(29) 씨는 ″젊은 사람들에게 여당은 이미지가 별로 좋지 않다. 그렇게 고생해서 박 전 대통령 탄핵과 파면을 해냈는데 (홍 후보가) 그걸 뒤집는 발언을 하는 것도 상식적으로 받아들이기 힘들다″고 입장을 전했다.

홍 후보 유세현장에서 가까운 곳에 위치한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 김 모(25) 씨는 ″홍 후보는 절대 뽑지 않는다. 일단 진보 쪽 후보를 고민하고 있다″며 ″주변 어른들도 홍 후보보다는 안 후보를 더 지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김승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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