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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임지는 사람 없는 한진해운 사태

[기자수첩]책임지는 사람 없는 한진해운 사태

등록 2017.02.03 10:00

김민수

  기자

책임지는 사람 없는 한진해운 사태 기사의 사진

40년 전통의 국내 1호 해운사 한진해운이 결국 파산의 길로 들어섰다. 한 때 세계 7위의 세계적인 해운사로 오대양을 누비던 국내 최대의 국적선사는 유동성 위기를 극복하지 못하고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된다.

한진해운의 몰락은 국가 경제를 지탱했던 한국 해운의 위상이 곤두박질하는 것을 의미한다. 글로벌 주요 선사들은 인수합병(M&A)를 통해 연일 덩치를 키우고 있지만 국내 해운업체들은 글로벌시장에서 뒷전으로 밀려나며 그동안 쌓아올린 경쟁력마저 점차 뒷걸음치는 상황이다.

하지만 한진해운 사태에 대해 책임을 통감하는 이는 보이지 않는다. 눈물로 ‘도의적 책임’을 언급했던 과거 부실경영의 주체는 여전히 알짜 대기업을 보유해 건재함을 과시하고 있고, 사태해결을 이끌었어야 할 정부당국과 한진그룹은 여전히 책임공방만 벌이는 중이다.

정작 고통은 회사를 위해 열심히 일한 노동자들과 항만조업 등 관련 업종에 전가된 분위기다.

한진해운이 청산 수순에 들어간 직후부터 소속 직원들은 새로운 둥지를 찾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업황 부진이 이어지고 있는 해운업 특성상 이들 전체에 대한 고용승계가 어려운 만큼 현재 무급휴가 중이거나 퇴사 후 구직 활동을 이어가는 직원들도 적지 않다.

한진해운에 투자했던 투자자들도 손해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한진해운은 2일 오전 11시23분께 주식매매거래가 정지됐다. 이미 1000원 미만으로 떨어진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주주들은 향후 정리매매를 통해서만 지분 처분이 가능하다.

한 번 무너진 한국 해운의 신뢰를 다시 회복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시간이 소요될지 알 수 없다. 어쩌면 다시는 과거의 영광을 재현하기 힘들지도 모른다.

최근 우리 사회는 탄핵정국을 통해 위정자의 뻔뻔함과 공직자들의 비도덕성을 뼈저리게 절감하고 있다. 한진해운 사태도 비슷한 느낌이 드는 것은 왜일까. 늦었지만 책임자들의 진정성 있는 참회를 기대한다.

뉴스웨이 김민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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