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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제일제당 글로벌 사업 선봉 ‘비비고 왕교자’ 공장 가보니

[르뽀]CJ제일제당 글로벌 사업 선봉 ‘비비고 왕교자’ 공장 가보니

등록 2017.01.22 15:19

차재서

  기자

크게 썰어낸 고기, 얇은 만두피가 성공 비결 체계적 관리와 신기술 도입으로 생산력 높여인천냉동식품공장 신기술 안착해 세계에 전파 “투자와 현지화로 2020년 세계 1위 목표”

비비고 왕교자 제조공정 사진=CJ제일제당 제공비비고 왕교자 제조공정 사진=CJ제일제당 제공

“탄수화물 반죽에 고기와 야채를 싸먹는 ‘래핑푸드’는 세계 어느 곳이든 찾아볼 수 있습니다. 때문에 ‘만두’는 한식 이미지를 알리면서도 다른 나라 식문화에 다가가기 좋은 음식이라고 할 수 있죠. 이에 CJ제일제당은 가장 잘할 수 있는 ‘비비고 왕교자’를 앞세워 글로벌 시장 1등에 도전하겠습니다”

강신호 CJ제일제당 식품사업부문장(부사장)의 말이다. 그는 K푸드 세계화의 전초기지와도 같은 ‘비비고 왕교자’ 생산라인을 소개하며 이 같은 포부를 밝혔다. 민족과 지역간 문화 차이 때문에 글로벌 식품사업이 결코 쉽지는 않지만 ‘비비고 왕교자’는 이를 극복할만한 가능성을 갖추고 있다는 자신감이 담겨있었다.

지난 20일 인천광역시 중구에 위치한 CJ제일제당의 인천냉동식품공장을 찾았다. 현장 책임자의 인솔하에 ‘비비고 왕교자’ 생산라인 안으로 들어서니 소음 속에서도 귀마개를 착용한 채 분주하게 움직이는 직원들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공장 한편에는 제조 공정을 지나 만두 형태를 갖춘 제품이 라인을 타고 줄줄이 이동하고 있었고 다른 쪽에서는 포장을 마친 제품이 쉴새없이 쏟아져나왔다. 제품에 들어가는 재료 때문인지 공장 안에는 곳곳에 고기와 부추 특유의 향이 가득했다.

연면적 8700평 규모의 인천냉동식품공장은 총 7개 라인 중 3곳에서 하루 총 280만개 이상의 ‘비비고 왕교자’ 제품을 만들어낸다. 만두 한 알의 무게가 35g이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일일 생산 능력이 약 100톤에 달하는 셈이다.

비비고 왕교자 제조공정 사진=CJ제일제당 제공비비고 왕교자 제조공정 사진=CJ제일제당 제공

‘비비고 왕교자’는 크게 ▲전처리 ▲가공 ▲포장 3개의 공정을 통해 제작된다. 전처리 공정은 원부재료 내 이물질을 골라내고 채소와 고기를 알맞게 잘라낸 뒤 양념과 섞는 일종의 준비 과정이다. 가공공정에서는 만두소와 만두피를 성형기에 넣어 제품 모양을 만든 후 99℃에서 약 5분간 쪄내고 영하 40℃에서 18분간 빠르게 동결해 포장공정으로 전달한다.

마지막 공정에서는 동결된 제품에 대해 1차 금속 검출을 실시하고 각 제품의 특성에 맞게 포장하며 2차 금속검출기로 재검사를 실시한다. 이렇게 포장된 완제품은 분석실 품질검사까지 거쳐 최종 출하된다. 원부재료가 모든 공정을 통해 제품으로 탄생하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약 40분이다.

특히 CJ제일제당은 고기와 채소를 갈아 만두소를 만들던 기존 관행에서 벗어나 칼로 써는 공정을 도입했다. 이는 소비자에게 신뢰를 주지 못했던 과거 냉동만두 제품의 한계를 뛰어넘자는 목표에서 비롯된 것이다.

그 결과 기존 제품(약 13g)보다 약 2배 이상 늘어난 35g의 만두 제품이 등장하게 됐다. 돼지고기를 손상시키지 않고 보존하다보니 원물 그대로의 조직감과 육즙이 살아났고 풍부한 식감도 구현해냈다.

이와 함께 만두피 두께가 ‘0.7mm’에 불과하다는 점도 ‘비비고 왕교자’의 특징이다. 오랜 기간 제분사업을 이어온 CJ제일제당은 다양한 실험을 거쳐 최적의 밀가루를 찾아냈다. 여기에 3000번 이상 반죽을 치대고 진공반죽을 통해 쫄깃한 식감과 촉촉함을 살린 만두피를 내놓을 수 있었다.

이밖에 CJ제일제당은 대량 생산체제 속에서도 맛과 품질 편차를 없애기 위한 노력에도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 일환으로 만두 향과 식감 분석 설비를 도입했으며 색상검사 등을 통한 이물제거 신기술까지도 들여와 활용 중이다.

이 같은 노력으로 탄생한 제품은 현지화 전략과 만나 세계적으로도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미국시장에서는 점유율 11.3%, 연매출 1000억원으로 1위를 기록했으며 중국에서는 지난해 230억원으로 급격한 성장세를 보였다. 미국인 식성을 반영한 ‘치킨 만두’를 선보이거나 중국인이 선호하는 옥수수·배추 등을 활용한 제품을 내놓은 게 주효했다.

비비고 만두 세계지도 사진=CJ제일제당 제공비비고 만두 세계지도 사진=CJ제일제당 제공

여기에 CJ제일제당 측은 최근 도입한 신기술을 인천식품공장에서 최적화시킨 뒤 해외 공장에도 순차적으로 적용해 생산력을 지속적으로 끌어올리겠다는 방침이다.

이 회사는 최근 ‘러시아 만두(펠메니)’ 업체를 인수해 유럽시장 진출을 본격화했고 지난해말 인수한 베트남 냉동식품업체 까우제(Cau Tre)에서는 ‘비비고 만두’와 동남아식 만두(짜조 등)를 생산 중이다. 독일 ‘비비고’ OEM 업체 마인프로스트에도 설비를 투자해 ‘비비고 만두’를 본격 출시했다.

향후에는 미국 동부 지역에 세 번째 생산기지를 구축하고 중국에서는 광저우 공장 규모를 3배로 늘리는 한편 올해 베이징 인근에도 신규 공장을 지을 계획이다.

이와 관련해 강신호 부사장은 “과거 미국에서는 냉동만두가 저품질 로컬푸드로 여겨졌지만 ‘비비고 왕교자’ 출시 후 ‘건강한 한식 브랜드’라는 이미지가 생기며 매출 1000억원을 넘어설 수 있었다”면서 “공격적인 투자와 철저한 현지화 전략으로 2020년에는 명실상부한 세계 1위에 올라서겠다”고 자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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