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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킨집 자영업자 대출 제동···프랜차이즈만 키우나?

치킨집 자영업자 대출 제동···프랜차이즈만 키우나?

등록 2017.01.16 17:27

수정 2017.01.16 18:00

차재서

  기자

금융위, 창업자 대출 앞서 상권정보 반영과밀 지역에 매장 오픈시 금리 등 불이익치킨‧커피 등 음식점 창업에 제동 걸릴 듯 포화된 외식시장엔 긍정적 영향 기대 프랜차이즈에 편중될 것이라는 지적도 높아

금융회사가 자영업자의 대출 문턱을 높일 조짐을 보이면서 치킨과 커피숍 등 외식업 창업에 제동이 걸릴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상대적으로 높은 인지도를 보유한 대형 프랜차이즈만 살아남게 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1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가계부채 대책의 일환으로 은행이 자영업자에게 대출을 해줄 때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의 상권정보를 반영하도록 여신심사 모형을 개편할 계획이다.

금융위원회의 새로운 방침은 ‘소상공인 전용 심사모형’을 이용해 창업예정자가 가게를 내는 상권의 업종 과밀도를 분석하고 이를 대출 조건에 반영한다는 것을 골자로 한다.

만일 창업자가 치킨집이나 커피숍 등이 밀집한 지역에 같은 업종으로 가게를 열고자 대출을 신청하면 은행은 대출금리를 높이거나 대출 한도를 줄이는 방식으로 불이익을 줄 수 있다.

서울 종로구 서린동(고위험)과 구로구 구로동(안전) 상권분석. 사진=상권정보시스템 캡처서울 종로구 서린동(고위험)과 구로구 구로동(안전) 상권분석. 사진=상권정보시스템 캡처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은 ‘상권정보시스템’을 통해 상권의 업종 과밀도를 분석해 제공 중이다. 일례로 KFC와 둘둘치킨, BBQ치킨 등 14개 매장이 몰려있는 서울 종로구 서린동 148 일대의 경우 과밀지수 164.52P로 고위험군에 속한다. 1개 업소가 영업을 유지하기 위해 매달 최소한으로 올려야하는 매출은 개인브랜드 3111만원, 프랜차이즈 4786만원으로 추산된다.

이와 반대로 서울 구로구 구로동 197-22 일대는 19개 업장이 모여있음에도 안전 구역으로 분류된다. 1개 업소당 월평균 필요매출은 개인브랜드 1593만원, 프랜차이즈 2359만원에 불과하다.

때문에 새로 마련될 소상공인 심사 모형을 적용하면 같은 브랜드의 치킨집을 열더라도 종로구 서린동보다 구로구 구로동에 오픈할 때 대출금리가 더 낮게 책정된다.

금융위의 이번 조치는 경쟁이 심한 지역에 생계형 창업자가 몰리는 것을 막아 빚을 떠안고 사업을 접는 사람들을 줄이겠다는 취지를 갖고 있다. 불황 속에 음식업종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자영업자의 폐업이 늘어났다는 이유에서다.

실제 농림축산식품부의 ‘2016년도 식품산업 주요 지표’에 따르면 외식업종의 폐업률은 지난 2014년 기준 23%로 전체 자영업 폐업 가운데 가장 비중이 높았다.

여기에 최근에는 구직난이 계속되면서 젊은 연령층에서도 상대적으로 진입장벽이 낮은 외식업종에 뛰어드는 사례가 지속적으로 늘고 있는 상황이다. 통계청에서 파악한 바로는 현재 국내 자영업자수가 570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금융위의 이번 결정에 대해 반대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 제공하는 자료는 빅데이터를 통해 추정한 수치일뿐 창업자 개개인의 능력이나 사업 준비 정도 등을 무시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아울러 새로운 정책이 프랜차이즈에게 유리한 시장 환경을 조성하면서 개인브랜드의 성장을 가로막을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개인브랜드에 비해 높은 수준의 인지도나 지원 시스템을 갖춘 프랜차이즈가 살아남기 쉬운 상황이 됐다는 것이다.

창업자 입장에서도 대출에 어려움이 커지는 만큼 개인 아이템보다는 본사 차원에서 다양한 컨설팅을 받을 수 있는 프랜차이즈에 기댈 수밖에 없게 됐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금융위원회의 이번 결정은 포화 상태에 이른 외식시장에는 긍정적인 효과가 나타날 수 있지만 결과적으로는 프랜차이즈에만 우호적인 환경을 만들어 줄 것”이라며 “시장의 다양성을 존중한다면 보다 신중하게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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