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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오준·황창규, 3년 성과 헛될라

권오준·황창규, 3년 성과 헛될라

등록 2016.11.28 15:29

수정 2016.11.28 16:22

강길홍

  기자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에 결국 굴복인사청탁·광고사강탈시도에 연루돼임기만료 앞두고 연임 불가론 솔솔“포스코·KT 개혁연속성 문제” 우려

권오준 포스코 회장(왼쪽)과 황창규 KT 회장. 사진=포스코.KT 제공권오준 포스코 회장(왼쪽)과 황창규 KT 회장. 사진=포스코.KT 제공

불과 한달여전만 하더라도 연임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됐던 권오준 포스코 회장과 황창규 KT 회장이 ‘최순실 게이트’ 역풍으로 난관에 빠졌다.

권 회장과 황 회장은 포스코와 KT의 개혁을 야심차게 추진하며 가시적인 성과를 만들어냈지만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에 결국 굴복하면서 지난 3년간의 성과가 무색해졌다.

두사람이 연임에 실패할 경우 그동안 의욕적으로 추진했던 개혁의 연속성에도 문제가 생기면서 포스코와 KT의 경영 정상화에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비선실세’ 최순실씨의 국정농단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은 27일 광고감독 차은택씨와 차씨 측근 송성각 전 한국콘텐츠진흥원장·김홍탁 플레이그라운드커뮤니케이션즈 대표 등 5명을 기소했다.

이들의 범죄 혐의는 포스코와 KT 등 민영화된 국민기업을 대상으로 했다는 점에서 국민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차씨 등은 포스코그룹 계열 광고회사인 포레카 지분 강탈 시도 혐의(강요미수)를 비롯해 KT에 지인을 채용하도록 압력을 행사한 혐의(직권남용) 등을 받고 있다. 특히 검찰은 차씨 등의 혐의에 대해 박근혜 대통령을 공범으로 인정했다.

차씨 등이 포스코와 KT를 상대로 벌인 범죄 행위는 이들 기업의 광고를 독점하기 위한 과정이었다.

차씨의 공소 내용에 따르면 차씨는 최순실씨와 함께 지난해 1월 광고회사 모스코스를 차리고 10월에는 또 다른 광고회사 플레이그라운드를 세운다.

이어 차씨 등은 지인인 이모씨와 신모씨를 케이티의 광고 담당 임원으로 채용되도록 압력을 행사했다. 이후 플레이그라운드는 KT의 광고대행을 독점하면서 약 5억원의 수익을 올렸다.

포레카 강탈 계획도 포스코의 광고대행을 독점하기 위해 시도됐으나 미수에 그쳤다.

차씨와 최씨는 포스코가 매각하려던 포레카 인수를 계획했으나 자격 미달로 인수할 수 없게 되자 포레카 인수가 유력하던 컴투게더 대표 한모씨를 협박해 지분을 넘겨받으려고 시도했다.

특히 이들은 한씨에게 ‘지분 80%를 넘기고 월급사장을 하라’고 요구하면서 이에 따르지 않을 경우 ‘세무조사를 해서 없애버린다’고 협박한 것으로 드러났다.

‘비선 실세’ 최순실의 측근 차은택 영장실질심사. 사진=이수길 기자 leo2004@newsway.co.kr ‘비선 실세’ 최순실의 측근 차은택씨가 11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영장실질심사를 마치고 호송차로 이동하고 있다.‘비선 실세’ 최순실의 측근 차은택 영장실질심사. 사진=이수길 기자 leo2004@newsway.co.kr ‘비선 실세’ 최순실의 측근 차은택씨가 11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영장실질심사를 마치고 호송차로 이동하고 있다.

이번 수사 결과 발표에서 검찰은 권오준 회장과 황창규 회장의 개입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오히려 정권실세의 먹잇감이 된 포스코와 KT가 피해자로 인식되고 있다.

하지만 그동안 정권으로부터의 단절을 강조했던 권 회장과 황 회장의 3년 성과에 흠집이 난 상황에서 두 사람의 연임 가능성이 불투명해진 것은 사실이다.

지난 2014년 비슷한 시기에 취임한 권 회장과 황 회장은 나란히 내년 3월 임기만료를 앞두고 있는 상황이다.

두 사람은 전임 회장들의 전횡을 수습하느라 취임 초기에는 어려움을 겪었지만 경영정상화를 위해 각고의 노력을 기울이면서 최근 본격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권 회장은 올 3분기 4년 만에 분기 영업이익 1조원을 돌파하는 깜짝 실적을 만들어내며 연임 가능성을 높인 바 있다.

포스코는 올 3분기 연결기준 매출 12조7476억원, 영업이익 1조343억원, 당기순이익 4755억원을 기록했다.

2014년 취임한 권 회장이 강도 높은 구조조정 진행하는 한편 수익성 향상을 위해 기울인 노력들이 마침내 결실을 맺고 있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 때문에 연임 가능성이 대두되기 시작했지만 불과 한달도 안돼 오히려 연임에 먹구름이 낀 것이다.

권 회장이 연임을 하기 위해서는 올해 말까지 포스코 이사회에 연임 의사를 전달해야 한다. 하지만 아직까지 권 회장은 구체적인 속내를 밝히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 수사가 계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권 회장이 연임 의지를 드러내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황 회장 역시 올해 2분기 4년 만에 분기 영업이익 4000억원을 넘어섰고 3분기까지 누적 영업이익 1조2000억원을 돌파했다. 이는 지난해 총 영업이익과 맞먹는 수준이다.

전임인 이석채 회장이 불명예 퇴진하면서 KT의 구원투수로 등판한 황 회장이 통신 및 융합 서비스를 중심으로 그룹사를 조정한 성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난 것이다.

그러나 황 회장은 취임 전부터 ‘인사청탁 근절’을 강조하며 ‘낙하산 집합소’라는 오명을 씻어내겠다는 의지를 밝혔지만 결국 정권실세의 압력을 극복하지 못했다.

현 정권의 무능으로 비선실세가 활개를 치면서 결국 포스코와 KT의 부활을 이끌던 권 회장과 황 회장이 임기를 이어가지 못할 가능성이 커진 셈이다.

재계 관계자는 “두 전문경영인 모두 전임 회장이 어질러놓은 포스코와 KT의 개혁을 성공적으로 추진하며 주목을 받았지만 재계를 뒤덮고 있는 최순실 게이트는 피해가지 못했다”며 “두 사람이 연임에 실패할 경우 포스코와 KT 개혁의 연속성에도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우려했다.

뉴스웨이 강길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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