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05월 11일 토요일

  • 서울 14℃

  • 인천 14℃

  • 백령 14℃

  • 춘천 10℃

  • 강릉 18℃

  • 청주 13℃

  • 수원 11℃

  • 안동 13℃

  • 울릉도 17℃

  • 독도 17℃

  • 대전 13℃

  • 전주 17℃

  • 광주 15℃

  • 목포 16℃

  • 여수 17℃

  • 대구 16℃

  • 울산 18℃

  • 창원 17℃

  • 부산 17℃

  • 제주 16℃

현대중공업 분사, 경영승계 밑그림 그리나?

현대중공업 분사, 경영승계 밑그림 그리나?

등록 2016.11.16 13:58

강길홍

  기자

6개사 분사해 독립경영 확정덩치큰 4개사 인적분할 방식정몽준 지분율 40%대로 증가정기선 지분승계 가능성 높아

현대중공업에 첫 선박을 발주한 그리스의 리바노스 회장이 지난 6월13일 울산 본사에서 열린 명명식에 참석하기 위해 회사를 방문한 정기선 전무가 직접 영접에 나섰다. (왼쪽부터) 스타브로스 리바노스, 리타 리바노스(리바노스 회장의 부인), 조지 리바노스 회장, 정기전 전무, 최길선 회장. 사진=현대중공업 제공현대중공업에 첫 선박을 발주한 그리스의 리바노스 회장이 지난 6월13일 울산 본사에서 열린 명명식에 참석하기 위해 회사를 방문한 정기선 전무가 직접 영접에 나섰다. (왼쪽부터) 스타브로스 리바노스, 리타 리바노스(리바노스 회장의 부인), 조지 리바노스 회장, 정기전 전무, 최길선 회장. 사진=현대중공업 제공

현대중공업이 6개 회사로 분사해 사업별 독립경영 체제를 구축한다고 결정한 가운데 이번 분사가 경영권 승계를 위한 포석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현대중공업은 지난 15일 열린 이사회에서 기존 현대중공업을 조선‧해양‧엔진, 전기전자, 건설장비, 그린에너지, 로봇, 서비스 등 6개 회사로 분리하는 사업분사 안건을 의결했다.

이번 분사는 인적분할과 물적분할 방식이 섞여 있어 눈길을 끈다. 덩치가 큰 조선‧해양‧엔진, 전기전자, 건설장비, 로봇 등 4개 사업부는 인적분할 방식이고 그린에너지와 서비스는 물적분할 방식이 적용될 것으로 알려졌다. 정확한 분할 비율 등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현대중공업이 6개 회사에 서로 다른 분할 방식을 적용하는 것은 규모가 큰 4개 회사에 차입금을 배정하기 위해서다. 기존 차입금을 분할되는 회사에 나누어 배정함으로써 각 회사의 부채비율을 100% 미만으로 낮춘다는 계획이다.

특히 산업용 로봇 등을 생산하는 로봇 부문(가칭 현대로보틱스)이 알짜 비상장 자회사인 현대오일뱅크를 품게 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향후 현대로보틱스가 지주회사로 전환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그동안 성격이 다른 여러 사업부를 한 울타리 안에서 운영하면서 비효율이 발생해 분사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분사를 통해 각사가 독립적으로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재계 안팎에서는 이번 분사가 3세 승계를 위한 밑그림을 그리고 있는 것으로 바라보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소유와 경영이 분리된 대표적인 기업으로 꼽힌다. 현대중공업 최대주주인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은 정치권에 발을 담그면서 회사 경영에서 손을 뗀 상태다.

이후 전문경영인 체제를 유지해오던 현대중공업은 정 이사장의 장남인 정기선 전무가 경영 전면에 나서면서 오너경영 체제로 복귀했다는 평가다. 지난 2013년 회사로 복귀한 정 전무는 초고속 승진을 거듭하며 조선과 해양 영업을 총괄하는 총괄부문장을 맡고 있다. 대외 활동도 점차 활발해지면 사실상 현대중공업을 대표하고 있다.

정 이사장이 경영에 복귀할 가능성이 크지 않은 상황에서 정 전무가 경영권을 승계할 시기가 빨라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아직까지 지분 승계는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 따라서 지주사 전환을 통해 본격적인 지분승계가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현대중공업그룹은 ‘현대중공업→현대삼호중공업→현대미포조선→현대중공업’으로 이어지는 순환출자 지배구조다. 정 이사장은 현대중공업 지분 10.15%를 보유하고 있고 현대중공업은 현대삼호중공업 지분 94.92%를 갖고 있다. 현대삼호중공업은 현대미포조선 지분 42.34%를, 현대미포조선은 현대중공업 지분 7.96%를 보유 중이다. 반면 정 전무는 상여금 등으로 받은 현대중공업 주식 617주가 전부인 상태다.

정 이사장은 향후 인적분할하는 4개 회사의 지분을 지주사가 될 현대로보틱스에 현물 출자하게 되면 10%대 지분율이 40%대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후 지분 승계에 이뤄지면 정 전무가 안정적으로 경영권을 행사할 수 있는 지분율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현재로써는 현대중공업그룹의 순환출자 구조가 문제가 되지 않지만 정치권에서 순환출자에 대한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는 만큼 언젠가는 고리를 끊어야 한다. 결국 이번 분사가 지주사 체제로 가기 위한 첫 단계인 셈이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이번 분사는 사업부문별 독립경영체제를 통해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라며 “이후 지주사 전환 등의 사안은 아직까지 확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강길홍 기자

ad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