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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다음 합병 2주년···카카오 성적표는 ‘글쎄’

카카오·다음 합병 2주년···카카오 성적표는 ‘글쎄’

등록 2016.10.04 16:33

한재희

  기자

2년전 거대 IT기업 탄생 기대감 높이며 합병‘포털+모바일’ 시너지 기대했지만 초라한 성적표글로벌 기업과 경쟁보다는 국내 사업에 치중임지훈 대표 체제 1년···해결할 과제 산적

카카오가 10월 1일 다음커뮤니케이션과 카카오 합병 2주년을 맞는다. 사진=카카오 홈페이지.카카오가 10월 1일 다음커뮤니케이션과 카카오 합병 2주년을 맞는다. 사진=카카오 홈페이지.

“함께 일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신뢰와 믿음을 함께 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카카오와 다음커뮤니케이션이 합병하면서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이 던진 말이다. 두 회사의 시너지를 극대화해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 내겠다는 뜻이 담겨있다.

다가오는 10월 1일 카카오와 다음이 합병된 지 2주년이 됐다. 거대 IT기업 탄생을 예고하며 첫발을 내디뎠지만 지난 2년 동안 카카오는 기대에 못 미치는 모습이다. 오히려 갈 길이 멀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포털+모바일’ 시너지는 ‘감감’
다음과 카카오가 합병하면서 다음이 가지고 있던 포털 서비스와 카카오가 강했던 모바일 부분의 시너지가 극대화 될 것이라는 기대가 높았다.

회사의 주요 정책결정에 주요 결정을 했던 김범수 의장이 합병 직후 다음의 제주도 본사와 한남동 사무실, 판교 카카오 본사를 차례로 오가며 전 직원들에게 “검색 점유율을 높여야 한다” “모바일 사업에 주력해야 한다”는 등의 주문을 한 것은 양사의 강점을 극대화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됐다.

하지만 이 주문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 다음과 카카오는 합병 1년만에 사명을 ‘카카오’로 바꾸면서 다음의 본래 기능 보다는 모바일에 집중하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카카오를 중심으로 모바일 플랫폼으로 방향성을 정한 셈이다.

당연히 다음의 검색 경쟁력은 떨어졌다. 이후 카카오는 카카오톡에 샵(#) 검색이라는 검색 서비스를 적용했지만 다음의 검색 경쟁력을 높이는데 큰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검색 경쟁력이 낮아지면서 광고 수익은 직격탄을 맞았다. 검색 서비스는 가장 확실한 수익모델로 꼽히는데 네이버와 구글 등 검색 서비스를 내세워 포털 시장을 장악했고 이를 기반으로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실제로 광고 수익을 보면 올해 2분기 광고 매출 실적은 1362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2% 감소했다. PC광고가 줄어든 영향이 컸다. 모바일 광고 매출은 627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4% 상승했지만 PC광고 감소분을 상쇄하기엔 역부족이었다.

같은 기간 네이버가 작년 동기보다 29.4% 증가한 7229억을 기록한 것과 비교되는 수치다. 네이버는 모바일 디스플레이 광고를 본격적으로 판매하면서 모바일 비중이 크게 늘었고 해외 광고 매출도 크게 성장한 덕분이다.

◇국내에선 ‘공룡’ 글로벌에선 ‘병아리’

카카오는 글로벌 시장공략 기반이 없는 점도 문제점으로 꼽힌다. 카카오는 국내에서 카카오톡을 앞세워 메신저 시장 선점에 성공했다. 반면 네이버의 라인은 국내에서 힘을 쓰지 못하며 늘 2인자 신세였다.

상황 반전은 라인이 글로벌 시장에서 크게 성공하며 발생했다. 일본과 태국 등 해외 시장에서 성공한 라인은 글로벌 매출의 효자가 됐다. 지난 7월 네이버 자회사로 독립하며 라인을 기반으로 한 글로벌 진출을 준비 중이다.

반면 카카오는 해외시장에서 카카오톡이 힘을 쓰지 못하자 해외 사업 진출에 제동이 걸렸다. 대신 국내 사업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특히 새로운 성장동력을 O2O 사업으로 정하면서 국내 맞춤형 서비스 개발에 나섰다. 카카오택시가 성공적으로 시장에 안착하면서 대리운전, 미용실, 집청소, 주차서비스 등 O2O 사업에 사활을 걸었다.

시장에서는 자금력을 가진 대기업이 골목상권을 침해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되기 시작했다. 카카오가 기술개발(R&D)에 투자하기 보다는 당장의 수익에 급급하다는 주장이다. 실제로 기존의 대리운전 업자들과 마찰을 일으키며 논란이 되기도 했다.

국내에서는 IT공룡이지만 글로벌 시장에서는 병아리에 불과하다는 평가를 피하기 어려운 이유다.

30대 젊은 수장인 임지훈 카카오 대표는 지난 1년 동안 카카오 변화를 이끌었다. 최근에는 광고 수익 개선을 위해 목적최적화된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고 밝혔다. 수익개선과 사업 보완 등이 앞으로의 과제로 꼽힌다.사진=뉴스웨이 DB30대 젊은 수장인 임지훈 카카오 대표는 지난 1년 동안 카카오 변화를 이끌었다. 최근에는 광고 수익 개선을 위해 목적최적화된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고 밝혔다. 수익개선과 사업 보완 등이 앞으로의 과제로 꼽힌다.사진=뉴스웨이 DB

◇‘젊은 피’ 임지훈 대표 체제 1년
카카오 사명변화와 함께 임지훈 대표 체제가 출범했다. 30대 CEO의 등장으로 업계는 다시 한 번 술렁였다. 젊은 피가 수혈되며 대대적인 변화가 예상됐기 때문이다.

임 대표가 취임한 후 카카오는 사업재편을 시작했다. O2O와 게임 등 주력 사업분야를 따로 떼어내 부사장급 임원을 두고 운영하는가 하면 분사도 이루어졌다. 모바일 사업이 강화됐고, 수익성이 없는 사업은 과감히 접었다. 공격적인 인수합병도 추진 됐다. 로엔엔터테인먼트 인수가 대표적이다. 올 2분기부터 매출에 포함되기 시작했는데 카카오 매출 상승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게임 부분에서는 효과가 나타나고 평가다. 남궁훈 부사장을 새롭게 영입하면서 최근 PC게임 ‘검은사막’의 흥행을 바탕으로 카카오 서비스 중 처음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성공을 맛봤다.

임 대표는 카카오가 기반을 다지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2분기 실적 컨퍼런스 콜에서 “카카오가 명확한 구조와 명확한 목표를 위해 뛰기 시작했다”면서 “광고 부분 수익 개선을 위해 최적화된 광고 시스템을 개발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여전히 실적개선은 과제다. 꾸준히 하락하고 있는 실적 때문에 주가도 맥을 못 추고 있는 실정이다. 카카오택시 이후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시도한 다양한 O2O 사업들이 여전히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는 점도 임 대표가 짊어진 과제다.

기존 서비스의 취약점도 노출됐다. 카카오톡 서버 보완 필요성이 대두됐는데, 최근 경주에서 발생한 지진에 2시간 가까이 서비스 장애를 겪었다. 한꺼번에 많은 트래픽이 몰리면서 서버에 오류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지난 1년은 임지훈 대표가 조직을 개편하고 신사업 추진, 사업 외면을 확대한 시기로 평가할 수 있다”면서 “앞으로 1년은 신사업은 물론 카카오 기존 사업에 충실하면서 실적으로 보여줘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재희 기자 han324@

뉴스웨이 한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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