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그룹, 한진해운에 1000억원 지원···물류대란 해소 ‘희망’(종합)

등록 2016.09.21 2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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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이사회, 매출채권 담보로 600억원 대여 의결 한진그룹 지원 실현에 정부·채권단지원 가능성도 높아져

한진그룹이 한진해운 물류대란 해소를 위해 1000억원 지원을 약속한지 15일 만에 지급 방안을 내놨다. 이에 따라 물류대란도 다소 해소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21일 대한항공은 오후 7시 30분에 제 5차 긴급 이사회를 소집, 한진해운 600억원 지원에 대한 논의를 진행했다.

이날 이사회에서는 한진해운에 매출채권을 담보로 600억원을 대여하기로 의결했으며 절차를 밟는 즉시 집행할 방침이다.

앞서 한진그룹은 한진해운 법정관리 개시 이후 발생한 물류대란 해소를 위해 지난 6일 대책회의를 열고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사재출연으로 400억원, 한진해운 대주주인 대한항공이 600억원을 한진해운에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조양호 회장은 지난 13일 ㈜한진과 한진칼 주식을 담보로 대출을 받아 400억원을 한진해운 계좌에 입금했다. 하지만 대한항공은 쉽사리 600억원 지원 방안을 마련하지 못했다.

대한항공 이사회는 지난 8일부터 긴급 이사회를 열고 한진해운에 자금 지원을 할 수 있는 대안을 마련하기 위해 나섰으나 배임으로 인한 법적 문제와 채권회수 가능성 등의 문제로 고심했었다. 결국 지난 10일 한진해운의 자산인 롱비치터미널을 담보로 선취득하는 조건으로 한진해운을 지원하겠다는 방안을 내놨지만 실현 가능성이 낮다는 지적을 받았다.

대한항공이 담보를 선취득하기 위해서는 한진해운이 가지고 있는 롱비치터미널 지분 54%를 담보로 대출 중인 6개 해외 금융기관 및 또 다른 대주주인 MSC(48%)의 동의를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또 다시 난관에 봉착한 대한항공 이사회는 지난 18일 제 4차 긴급 이사회를 소집했지만 결론을 내리지 못한 채 정회했다. 이후 3일이 지난 오늘 긴급 이사회를 재소집해 롱비치터미널 보다는 담보 설정 절차가 상대적으로 용이한 매출채권을 담보로 자금을 지원하는 방안을 결의했다.

대한항공 600억원 지원이 실현되면 조양호 회장과 최은영 유수홀딩스 회장의 사재출연 500억원 포함 총 1100억원이 한진해운에 지원되는 것이기 때문에 일부 선박에서 화물을 하역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일각에선 한진그룹의 한진해운 지원으로 산업은행 등 채권단과 정부도 지원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예측했다. 이는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한진해운 물류대란에 대해 지원 가능성이 있음을 내비췄기 때문이다. 임 위원장은 “필요하다면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을 통해 지원할 수 있도록 긴밀히 협의하겠다“고 말했다. 산업은행 또한 한진해운 물류대란 지원 문제를 검토 중이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부족자금 규모나 하역이 끝나고 들어올 매출채권 실효성 등이 불확실해 아직까지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지만 한진해운 물류대란과 관련해 정부도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주체이다 보니 지원 방법 등에 대해서 검토는 지속적으로 해왔다”라고 말했다.

임주희 기자 lj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