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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은행 민영화, 그리고 이광구

[이광구 우리은행장의 굴기] 우리은행 민영화, 그리고 이광구

등록 2016.08.30 09:27

조계원

  기자

조직개편 등 경영혁신 통해 순익 143% 증가 민영화 위해 지구 두바퀴 돌아 투자자 확보“내가 먼저 실천하자” 자사주 2만주 매입도

이광구 우리은행장 사진=우리은행이광구 우리은행장 사진=우리은행

이광구 우리은행장은 2014년 12월 취임 당시 “우리 모두의 숙원인 민영화를 반드시 달성하겠습니다”라고 약속했다. 이어 “우리 가족 모두 민영화를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해야 하며, 이것이 우리은행의 오늘을 있게 해주신 고객과 국민에 대한 의무이기도 합니다”라고 강조했다. 우리은행의 연내 5번째 민영화 시도가 시작되면서 이광구 우리은행장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우리은행의 5번째 민영화 시도 뒤에는 이를 성사시키시 위한 이 행장의 노력을 집중 조명해본다.

이광구 행장은 우리은행의 민영화를 자신의 임기동안 반드시 달성하겠다고 자신했다. 하지만 이후 우리은행의 민영화는 시도조차 하기 어려운 상황에 처했다. 세계 경제의 침체와 함께 저금리 기조의 장기화로 은행에 대한 인수 매력이 떨어진 영향이다. 특히 금융당국이 반복되는 민영화 실패에 부담을 느끼고, 확실한 진성 수요자가 나타날 때까지 우리은행의 민영화 시도는 없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민영화는 어려워지는 듯 했다.

이 행장의 고민은 정부가 요구한 수요자 확보였다. 이후 이 행장은 유럽, 미국, 일본 등 전세계를 돌며 수요자 확보에 발벗고 나섰다.

◇괄목할 만한 실적 증가

우리은행 민영화의 관건은 인수자 확보지만 근본에는 기업가치 제고가 필요했다. 우리은행의 인수매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우리은행의 가치를 높여야 했다는 것이다.

이광구 행장도 우리은행의 민영화를 위해 “영업력을 더욱 키워 우리 스스로의 가치를 높여야 할 것”이라며 “우리의 기업가치가 높아진다면, 우리가 바라는, 더 나아가 국민과 국가가 바라는 우리은행의 참된 민영화가 반드시 이루어질 것”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이 행장은 취임 이후 현장 중심의 경영, 직원 동기부여, 성과에 따른 인사’등 3대 경영방침을 수립하고, 우리은행의 기업가치 제고에 전력투구했다.

이 행장의 노력은 결실을 맺었다. 우리은행의 실적이 놀랄 정도로 높은 증가율을 보이며 호전된 것이다. 실제 우리은행의 당기순이익은 1조593억원으로 전년도 순이익보다 143.3% 급증했다. 실적 증가세는 올해도 이어져 우리은행은 상반기 누적 기준 7503억원의 순이익을 시현했다. 괄목할 만한 실적 증가를 기록한 작년 상반기보다 45.2% 증가한 수준이다.

특히 이러한 실적 증가는 기준금리 하락과 조선업 구조조정 등 은행업의 수익 환경이 악화되는 상황에서 달성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올해 상반기 실적 증가는 이광구 은행장 취임 이후 달라진 우리은행의 획기적인 펀더멘털 개선에 기인한 것”이라며 “앞으로는 우리은행의 가치를 제대로 평가받을 수 있을 것”고 밝혔다.

◇지구 2바퀴 돈 해외 IR

우리은행의 실적을 끌어올린 이 행장의 다음 행동은 이를 해외에 적극적으로 알리는 길이었다. 국내 금융업계의 인수 여력이 부족한 상황에서 해외에서 우리은행의 인수자를 찾아보겠다는 방안이다.

올해 2월 이광구 우리은행장은 직접 9박 11일 일정으로 싱가포르와 영국 런던, 독일 프랑크푸르트, 스웨덴 스톡홀름,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등 5개국을 방문해 해외 연기금 등 31개 투자자를 대상으로 투자설명회를 개최했다. 유럽행 이후 우리은행의 주가는 외국인 매수세가 들어오면서 8600원대에서 9200원대로 상승한다.

이 행장은 3개월 뒤 미국으로 두 번째 IR 행사에 나선다. 미국 동부 4개 도시(뉴욕·보스턴·워싱턴·필라델피아)를 돌며 투자설명회(IR)를 열고, 10곳 이상의 연기금과 자산운용사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우리은행에 대한 투자를 호소했다.

이같은 연이은 행보는 올해 1분기에만 2000만 주 이상의 외국인 매수세를 끌어냈고, 주가를 1만원대로 진입하는 결과를 만들어냈다. 해외로 인수 수요자를 찾아 나서는 이 행장의 행보는 정부의 매각 공고 직전까지 이어졌다.
그는 지난 6월 일본 동경에서 연기금, 대형 자산운용사 등 기관투자자 6곳과 1:1 미팅 방식의 IR을 진행했다. 이 행장의 해외 IR행보는 우리은행의 주가 상승으로 이어졌고, 이는 공적자금 회수에 부담을 느끼고 있던 금융당국의 우리은행 민영화 추진을 앞당기는 결과를 만들어냈다.

◇사재 털어 자사주 매입

이 행장의 우리은행 민영화를 위한 열망은 자사주 매입으로도 잘 드러난다. 정부가 우리은행에 투입한 공적자금은 총 12조7663억원으로 이를 모두 회수하기 위해서는 우리은행 1주당 가격이 1만3000원까지 올라가야 한다.

하지만 4번째 민영화 실패 후 우리은행의 주가는 주당 8000원대로 추락하는 등 민영화 재시도에 걸림돌로 작용하는 것을 조금이나마 막아보고자 개인재산을 털어 자사주 매입에 나섰다.

그의 첫 자사주 매입은 2014년 정부가 실시한 우리은행 소수지분 입찰 당시로 올라간다. 당시 이 행장은 우리사주조합을 통해 1만주를 매입했다. 이어 뒤이어 지난해 7월 주당 8910원에 자사주 1만주를 또다시 사들였다. 당시 총 매입가격만 8910만원에 이른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이 행장의 자사주 매입은 우리은행의 민영화 의지를 가장 강하게 들어내는 것”이라며 “민영화가 연내 성공한다면 이 행장의 노력의 결과물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계원 기자 chokw@

뉴스웨이 조계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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