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M&A 시장, 회계법인과 외국계가 장악상반기 47건의 M&A 중 증권사 주관은 3건정형화된 IPO 시장의 제도 개선도 필요
12일 황영기 회장은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증권사가 M&A 관련 업무를 주관하지 못하는 건 부끄러운 일이다”며 “올 상반기 국내에는 47개의 딜이 있었는데 국내 증권사가 주관한 건은 3개에 불과해 존재감이 거의 없었다”고 말했다.
이날 황 회장은 골드만삭스와 모간스탠리, 삼일회계법인 등 대형 회계법인과 외국계증권사가 쥐락펴락하는 M&A 시장에서 국내 증권사의 분발을 촉구했다. 이를 위해 정부도 제도적 정비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제언하며 미국을 예로 들어 M&A를 증권매매업으로 볼 필요가 있다는 주장을 펼쳤다.
황 회장은 “미국의 경우 M&A는 증권매매업으로 반드시 증권업자로 등록된 곳에서만 관련 업무를 할 수 있다”며 “미국에서 M&A 시장의 주도권을 증권사들이 갖고 있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고 밝혔다. 이어 “다만 증권업 등록을 해야 M&A를 중개할 수 있도록 제도를 고치는 것은 이미 잘 하고 있는 회계법인에 잿밥을 뿌리는 것 같아 차마 제안하지는 못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사례에서도 알 수 있듯 대형 상장법인의 M&A는 국가적 이슈이며 해외에서도 관심이 많다”며 “합병과 상장 과정의 적절성에 대한 평가는 고도의 전문성을 요구하는 업무이니만큼 대형 M&A의 경우 증권 라이센스를 가진 곳이 주관하는 것이 맞다”고 밝혔다.
제도 개선의 방향성에 대해서는 “문화, 법 등 숙제가 쌓여있지만 일단 M&A 업무를 방치하고 있는 증권사들의 태도부터 바꿔야 한다”며 “M&A를 모르면 대형증권사 자격이 없다”고 비판했다.
간담회에서는 기업공개(IPO) 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해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언급도 나왔다. 황 회장은 “현재 국내 IPO 제도는 너무 정형화된 상태다”며 “IPO 가격 산출의 경우 주관사와 발행사가 알아서 하고 투자자는 싫으면 안 들어가면 되는 시장 결정 사항이다”고 말했다.
그는 “공모주 비율을 세세하게 기재해야 하는 등 불편한 옷을 입은 듯한 제도가 많다”며 “이는 좋은 기업이 IPO에 못 나오는 역효과를 발생시키며 모험자본의 참여도 위축되는 부작용이 나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승재 기자 russa88@
뉴스웨이 이승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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