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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 주름 잡았던 혼맥들

시대 주름 잡았던 혼맥들

등록 2016.05.24 13:54

수정 2016.05.24 14:40

이선율

  기자

사업적 목표 달성 위해 정략적 결혼 잦아초기 재계 혼맥, 정·관계 권세가 중심 형성재계 내 결혼·재계-언론계 혼맥으로 변화

우리나라 재벌가들의 혼맥이 시대의 흐름에 따라 조금씩 변화하고 있다. 그러나 과거 재계에는 다른 그룹의 오너 가족이나 정치인 등 소위 사회에서 알아주는 권세가 집안과 사돈을 맺는 정략결혼이 주를 이뤘다.

과거 재벌가의 혼사는 자녀들의 결혼을 통해 기업 간 관계를 돈독히 하고 사업 영역을 확장해 기업간 시너지를 높이거나 내실을 다지는 경우가 많았다. 특히 재계 1세대 혼맥은 재벌가와 정치인 가문이 연을 맺는 경우가 많았다.

대표적인 예로 노태우 전 대통령의 딸인 노소영 아트센터나비 관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결혼을 들 수 있다.

최 회장과 노 관장은 1980년대 미국 시카고대학 유학 중에 교제했고 노 전 대통령이 재임 중이던 1988년 연애결혼을 했다. 분명한 연애결혼이었지만 재계와 정계 안팎에서는 정략적인 혼맥의 형성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최 회장의 결혼 이후 당시 선경그룹은 1992년 제2이동통신 사업자에 한때 선정됐다가 혼맥에서 비롯된 특혜 시비에 휘말려 사업권을 반납한 바 있다.

고 이병철 삼성 창업주의 막내딸인 이명희 신세계 회장은 국회의원 출신의 정상희 삼호무역 회장의 차남 정재은과 중매결혼을 했다. 고 정세영 현대산업개발 명예회장은 제5공화국의 실세였던 노신영 전 국무총리 가문과 혼맥을 맺은 바 있다.

재계의 역사가 2세대로 넘어오면서 재계 혼맥 문화는 기업인 가문끼리 혼맥을 맺거나 언론인과 혼맥을 맺는 양상이 두드러졌다. 이는 사회가 발전하면서 정치 권력의 힘은 약화되고 재벌과 언론의 힘이 강화된 시대흐름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차녀 이서현 삼성물산 패션부문 사장은 김병관 동아일보 명예회장의 차남인 김재열 제일기획 스포츠사업 총괄사장과 결혼했다. 허창수 GS그룹 회장의 조카인 허서홍 GS에너지 상무는 홍석현 중앙일보 회장의 장녀인 홍정현 씨와 부부의 연을 맺었다.

한 기업이 다양한 기업 자제들과 혼맥을 이어나가는 경우도 있다. 그중 범LG가(家)는 재벌가 중 혼맥이 가장 화려한 ‘통혼경영’으로 유명하다. LG, GS, LS, LIG 등 범LG가는 삼성, 현대, 한진, 금호아시아나, 대림 등 다양한 기업 총수들의 자녀와 혼맥을 맺었다.

범LG가가 방대한 혼맥을 이어나갈 수 있었던 이유는 우선 슬하에 자녀를 많이 두었을 뿐 아니라 고 연암 구인회 창업주가 재벌 인사들과의 혼사에 각별한 신경을 썼기 때문이다.

범LG가의 혼맥은 정계와도 연계돼있다. 구자두 LB인베스트먼트 회장의 외아들인 구본전 씨는 이상득 전 새누리당 의원의 장녀와 혼인했고 고 허준구 LG건설 명예회장의 조카 허영자 씨는 김인득 벽산그룹 창업주의 장남 김희철 벽산그룹 회장과 결혼했다.

금호아시아나그룹도 여러 재벌 가문과의 혼맥으로 얽혀 있다. 현재 금호아시아나그룹을 이끌고 있는 3남 박삼구 회장은 재무부장관을 역임한 이정환 전 산업은행 총재의 차녀 이경렬 씨와 결혼했다.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은 위창남 전 경남투자금융 사장의 차녀인 위진영 씨와 결혼했다. 박인천 창업주의 막내딸인 박현주 대상홀딩스 부회장은 임창욱 대상그룹 명예회장과 결혼했다.

금호가(家) 2세대의 맏형인 박성용 명예회장은 구자훈 전 LIG그룹 회장과 혼맥을 맺은 바 있다.

이선율 기자 lsy0117@

뉴스웨이 이선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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