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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미란, 하얗게 불태운 ‘응팔’을 복기하다

[인터뷰①] 라미란, 하얗게 불태운 ‘응팔’을 복기하다

등록 2016.01.30 08:00

이이슬

  기자

라미란 / 사진=최신혜 기자라미란 / 사진=최신혜 기자



“인기요? 반짝이라고 생각해요. 제가 톱스타가 되겠어요? 되더라도 얼마나 가겠어요. 작품이 흥행한 것은 모두에게 좋은 일이죠. 그렇다고 제가 이만큼 됐다, 올라왔다하는 생각은 전혀 안합니다.”

역시 라미란이었다. 솔직한 입담에 유쾌한 웃음은 ‘응답하라1988’ 속 치타여사 그대로였다. 뜨거운 인기만큼 질문은 쏟아졌고, 라미란은 시원하게 답을 이어갔다.

29일 서울 중구 소공로 더플라자호텔 다이아몬드홀에서 라미란 '응답하라1988' 종영기념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라미란이 참석해 기자들과 만났다.

라미란은 tvN 드라마 '응답하라1988'(극본 이우정, 연출 신원호, 이하 '응팔')에서 쌍문동 치타여사 라미란 역을 맡아 인기를 얻었다.

'응팔'에서 라미란은 남몰래 어려운 이웃을 돕는 모습으로 따뜻한 이웃 간의 정을 그려내는가 하면, 누구보다 가족을 사랑하는 세상 모든 엄마의 마음을 대변하며 시청자들의 공감을 이끌었다. 몸을 사리지 않은 코믹 연기와 감동까지 동시에 잡으며 호평을 이끌었다.

케이블채널 드라마로서 시청률 18%를 웃돌며 큰 인기를 얻은 드라마였지만 라미란은 잘될지 몰랐단다. 라미란은 “0회를 보고 ‘우리 망했구나’ 생각했었다. 그런데 사람들이 회를 거듭하며 많이 좋아해주시고 공감해주셔서 감사했다. 인생작품이 되지 않을까 생각했다”라고 종영소감을 전했다.

라미란은 여권 속 적힌 영어 이름을 읽지 못해 아들에게 ‘엄마가 영어른 모른다’라고 고백하는 장면이나, 큰 심장수술을 이겨냈고, 또 앞두고 있는 유약한 아들을 가진 엄마로서 아픔 등 애환을 잘 그렸다. 그런가 하면 전국노래자랑에 나가 선글라스에 복고풍 옷을 입고 선보인 막춤과 노래는 안방극장을 웃음으로 물들였다. 이처럼 웃음과 감동을 오가며 라미란은 여러 옷을 갈아입으며 활약했다.

“회차를 거듭하면서 하얗게 불태웠어요. 대본이 가지는 신선함이 좋았죠. 대본에 충실하려고 했어요. 일부 시청자들이 애드리브를 많이 할거라고 생각하시는데, 극중 김성균 씨를 때리는 몇 장면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대본에 있는 내용이었어요. 호피무늬 의상을 입는다는 설정 역시 대본에 있었죠. 요즘 호피무늬 의상이 많지 않아서 (의상팀이) 온 재래시장을 다 돌아다녀서 어렵게 의상을 구했다고 들었어요.”

 라미란, 하얗게 불태운 ‘응팔’을 복기하다 기사의 사진


라미란은 기억에 남는 장면을 묻는 질문에 ‘응팔’을 복기했다. 만감이 교차하는 듯 모두 기억에 남는다고 했지만, 재차 주어진 질문에 어렵게 말을 꺼냈다.

“다 기억에 남지만 여권 장면이요. 생각지도 못한 감정이 내게 와서 새로웠던 장면이었어요. 1회에 아들한테 서운해서 방에 들어가는 장면은 리딩할 때부터 서운하더라고요. 아들인 류준열을 두고 ‘나쁜아이가 아니다’라고 최면을 걸다시피 했던 것 같아요. 전국노래자랑에 들개들로 출연했던 5년 전 회상장면도 기억에 남아요. 짧은 장면이었지만 이일화, 김선영과의 케미를 단편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장면이었어요.”

라미란은 류준열-안재홍 두 배우와 모자호흡을 맞췄다. 공개된 ‘응팔’ 비하인드 영상에서 라미란은 두 아들과 다정한 모습을 보이기도. 라미란은 류준열을 처음 만났던 당시를 회상했다. 유쾌한 만남이었다.

“신원호 감독님이 처음에 못생겼다고 기대하지 말라고 하시더라고요. 그런데 정말 그랬어요. ‘나와 닮았다, 외탁했다’ 싶었죠.(웃음) 결국 덕선이의 남편이 정환이가 아니라는 것을 알았을 때는 눈물이 났어요. 극 말미에 계속해서 사천에 내려가더라고요. 운전을 조심하라고 충고하는 장면에서 계속 눈물이 나서 힘들었어요. 우리 아들이고 제 손가락이니까 서운했죠.”

이날 라미란은 인터뷰 장소인 호텔에 들어서며 두리번거렸다. 눈을 반짝이며 ‘감사하다’와 ‘죄송하다’를 반복했다. 가식이 아닌 겸손이 엿보였다. 이것이 라미란의 매력이기도 했다. 소위 ‘떴다’고 느끼느냐는 질문을 던지자 라미란은 활짝 웃어보였다.

“지금 느끼네요. 어딜 제가 기자분들을 모시고 호텔에서 간담회를 하겠어요. 절실히 느끼고 있어요. 또 동네를 자주 돌아다니는데 마트도 세수하지 않은 털털한 차림으로 종종 가요. 한 번은 뒤에서 ‘정봉이 엄마’라고 부르더라고요. 눈치없이 또 돌아보게 되었죠. 또 치타 여사라고 불러주시기도 해요. 연세가 있는 팬들이 생겼다는 것도 달라진 변화에요.”

사진=최신혜 기자사진=최신혜 기자


‘응팔’에서 남편찾기 만큼 화제가 된 것은 가족이야기였다. 2015년판 ‘한 지붕 세 가족’을 표방한 ‘응팔’은 세 가족의 이야기를 그려 인기를 얻었다. 자칫 청춘들의 사랑이야기에 치우칠 법도 하지만 가족 이야기와 청춘 멜로의 균형을 잘 맞췄다는 평을 이끌었다. 라미란에게 ‘응팔’만이 가진 특별함에 대해 물었다.

“근래에 보기 힘든 드라마였죠. 가족들이 배경이 되는 드라마는 많지만, 주인공은 젊은 청춘스타들이고 가족들은 엄마, 이모를 비롯한 주변인으로 소모되는 작품이 대부분이죠. 이번 작품은 에피소드마다 각각 다른 가족이야기가 나왔어요. 보시면서 몇 번씩 우시는 시청자들도 많았다고 들었어요. 이러한 반응에 저희 배우들도 놀랐어요. 어떤 분들은 ‘전원일기’ 같다고 하시더라고요. 이제 이런 드라마도 필요하잖아요. 저희 어머니가 ‘이제 ’응팔‘ 끝나면 뭐 보냐’고 하세요. 자꾸 싸우는 드라마 말고 ‘응팔’처럼 편하게 볼 수 있는 드라마가 많이 생겼으면 좋겠어요.”

인터뷰 ②에서 계속

이이슬 기자 ssmoly6@

뉴스웨이 이이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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