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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조종사노조, 임금인상 위한 파업 찬반투표 개시

대한항공 조종사노조, 임금인상 위한 파업 찬반투표 개시

등록 2016.01.13 11:08

이선율

  기자

임금 37% 인상요구·한진칼 상표권 사용료 지급 문제제기대한항공 “37%는 과다한 책정···이직은 자연스러운 흐름”

대한항공 조종사노조원 100여명이 12일 김포공항 인근 대한항공 본사건물 앞에서 임금협상 승리 결의대회를 열었다. 이날 이들은 아시아나항공 일반 노조와 연대의 뜻을 밝히며 천막농성장까지 행진하고 있다. 사진=이선율 기자대한항공 조종사노조원 100여명이 12일 김포공항 인근 대한항공 본사건물 앞에서 임금협상 승리 결의대회를 열었다. 이날 이들은 아시아나항공 일반 노조와 연대의 뜻을 밝히며 천막농성장까지 행진하고 있다. 사진=이선율 기자


대한항공 조종사노조가 사측과 임금협상을 두고 타협점을 찾지 못하자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시작하는 등 본격적인 파업 수순을 밟기로 해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대한항공 조종사 노조원 150여명은 지난 12일 오후 김포공항 인근 대한항공 본사 건물 앞에서 쟁의행위 찬반투표 시작을 알리는 결의대회를 열었다.

조종사노조는 “조양호 회장은 0.01%의 대한항공 지분만을 가지고 있으면서 보수로 51억을 받아간다”며 “현재 회사가 수 천억원의 적자를 내고 있는데 왜 대한항공의 최고 경영자는 이러한 경영 실패에 대한 책임을 지지 않는 것이냐”고 말했다.

이어 “항공산업은 계속 성장하고 있지만 기업 오너들은 구조조정에 돌입하고 임금 역시 민간분야의 인상률만큼도 인상하지 않고 있다”며 “전체 한국 항공산업에서 우리 항공노동자들의 권익을 지키기 위해 이 투쟁을 지속하겠다”고 말했다.

대한항공 조종사노조는 2013년에도 조정신청을 했다가 임금동결로 결론났고, 2014년에는 3.2% 인상에 합의했다.

대한항공 조종사노조, 임금인상 위한 파업 찬반투표 개시 기사의 사진


대한항공 조종사노조, 임금인상 위한 파업 찬반투표 개시 기사의 사진



지난해에는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임금 상승분을 기준으로 산출한 수치인 연봉총액 대비 37% 인상안을 요구하며 5차 협상까지 진행했으나 사측은 1.9% 인상안을 내놓으며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결국 노조는 협상결렬을 선언하고 중앙노동위원회에 조정신청을 냈다. 또 오는 14일에는 2차 조정위가 예정돼 있다.

지난해 조양호 회장의 3분기까지 누적 급여는 51억 원으로 전년 대비 37% 상승한 수치다. 조 회장은 지난해 대한항공에서 21억 7815만원, 한진칼에서 20억4310만원, 한진에서 9억2835억원을 보수로 받았다.

특히 조종사노조는 ‘대한항공’이라는 상표권 사용료로 한진그룹의 지주회사인 한진칼에 300억원을 지불하는 방식도 문제 삼았다.

조종사 노조는 “‘대한항공’이라는 상표의 주인은 대한항공 자체가 아닌, 한진칼 소유다”라며 “조 회장은 회사의 알짜만 빼 먹는 경영을 하면서도 회사가 어렵다면서 직원들에게는 임금인상 1.9%로 만족하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 땅콩회항 사건 이후 대한항공이 외신 보도 등을 통해 국영항공사로 오인되는 등 국가이미지를 실추시켰다는 주장이 나오는 상황에서 이 같은 상표권 사용료 지불은 불합리하다는 지적이다.

대한항공 조종사노조, 임금인상 위한 파업 찬반투표 개시 기사의 사진



이들은 또 대한항공 한국인 조종사들이 중국을 비롯해 저비용항공사로 이직하는 문제의 발단이 상대적으로 낮은 임금과 열악한 근로여건에서 비롯됐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한해 동안 대한항공 한국인 조종사 약 2500명 가운데 140명이 이직한 것으로 집계됐다.

중국의 조종사 급여는 세후 월 2만5000달러를 받는 것과 달리 대한항공 조종사들의 급여는 1/3 수준인 8700달러를 받고 있는 상황인만큼 중국 항공사들의 유혹을 뿌리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규남 대한항공 조종사 노조위원장은 “조양호 회장이 새해 경영화두로 ‘행복’을 제시하며 직원들과의 소통을 통해 서로 신뢰를 쌓는 기업문화를 만들겠다고 했다”며 “이를 이루기 위해서는 조종사노조와의 소통도 잘해야 한다. 우리의 절박한 호소를 담아 이 투쟁을 이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대한항공 측은 지난 2014년 1분기 말 한진칼 등기임원 신규선임 및 한국공항 등기임원 제외 부분이 제대로 감안되지 않아 급여 인상률이 과다하게 계산된 것 같다며 지난해부터 추가된 신협출자금을 빼면 전년비 급여 실질증가율은 미비한 수준이라는 입장이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회사가 어려운 상황에서 37% 임금인상안이 상식적으로 말이 안되는 수치”라며 “또 회사 조종사 인원이 3000명에 육박하고 이 중 100여명이 이직했는데 전체에 비하면 1%에 불과한 수치일뿐더러 최근 새로운 인력을 300명 가까이 충원했다”고 말했다.

이어 “조종사들의 이직은 자연스러운 이동의 한 부분”이라며 “중국 항공 시장이 급속도로 팽창하고 있지만 수요는 부족한 상황이라 국내 조종사들에게 파격적인 연봉을 제시한 것 같다”며 “그러나 (일부 조종사들은 이직 후) 근무여건, 생활여건 등이 맞지 않아 다시 국내로 복귀하는 사례도 꽤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노조는 쟁의행위 결의대회를 마친 후 아시아나항공 노조의 천막농성장을 방문해 연대의 뜻을 전했다. 이후 다시 대한항공 본사 사무실에 들어가서 찬반 투표를 진행했다.

투표는 22일 오후 6시까지 진행되며 14일부터 찬반투표하는 대한항공조종사새노동조합과 결과를 취합해 과반수 이상의 동의를 얻으면 총파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선율 기자 lsy0117@

뉴스웨이 이선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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