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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화절하 수출호재’는 옛말···韓실물경제 위협요인 부각

[환율 1200원]‘원화절하 수출호재’는 옛말···韓실물경제 위협요인 부각

등록 2016.01.12 10:04

현상철

  기자

중국 성장둔화·세계 무역둔화···수출반전 힘들 듯위안화·엔화 등 경쟁국 통화절하로 수출효과 상쇄국내물가 상승 유도로 소비회복 찬물 끼얹을수도

원화 절하(원·달러 환율 상승)가 더 이상 우리나라 수출에 호재라는 시각이 이번에는 어긋날 것으로 보인다.

연초부터 패닉에 빠진 중국 경제와 금융시장 쇼크로 원화가치가 하락한 데다, 중국과 일본의 통화가치 하락이 겹치면서 상대적으로 우리나라 글로벌 수출경쟁력이 상쇄됐기 때문이다.

오히려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된 상황에서 외국인의 자금 유출 압박이 높아지고, 수입물가 상승을 불러와 국내 물가상승을 유도하면서 소비위축을 키울 수 있다는 우려마저 나오는 상황이다.

11일 원·달러 환율은 달러당 11원70전 급등한 1209원80전으로 장을 마쳤다. 이는 지난 2010년 7월 이후 5년 반 만에 최고치다. 북한 핵실험에 따른 지정학적 리스크에 중국의 증시불안까지 겹치면서 외환시장이 요동친 것이다.

◇ 원화절하에도 수출호재 상쇄 요인 많아
일반적으로 원화가치 하락은 수출기업에 호재로 인식된다. 해외에 물건을 팔았을 때 벌어들이는 수익(원화)이 이전보다 높아지기 때문이다. 환율이 1000원에서 1200원으로 오르면 자동차를 미국에 1만 달러에 판매할 경우 매출액이 1000만원에서 1200만원으로 뛰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원화절하 기조는 단순히 수출기업의 가격경쟁력을 높이는 긍정적인 요인보다 부정적인 요인을 더 많이 내포하고 있다. 원화가치가 하락한 원인이 중국의 성장둔화와 증시불안에 있는데다, 세계 경기둔화로 글로벌 무역마저 활발하지 않기 때문이다.

정규철 한국개발연구원(KDI) 부연구위원은 “원화절하의 원인이 중국불안에 있다는 점을 볼 때 우리수출에 긍정적으로만 작용할 것이라고 생각할 수 없다”며 “중국의 펀더멘탈이 반영됐고, 미국의 금리인상이 시장에서 모두 소화된 것 같지 않아 당분간 변동성이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우리경제가 중국경제와 밀접한 연관성을 맺고 있는 만큼 중국 증시 불안이 우리경제까지 전이될 수 있다는 가능성이 힘을 얻으면서 주식시장과 외환시장이 출렁였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중국의 경기둔화와 글로벌 수요 둔화는 원화절하에도 수출기업의 경쟁력을 낮추는 요인이 된다. 원화가 절하된 만큼 위안화 절하와 엔저도 진행됐다는 점도 한중일 수출경합에 있어 원화절하에 따른 수출호재를 상쇄하는 부분이다.

문병기 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 수석연구원은 “한중일 수출경합과 관련해 위안화·엔화 절하와 함께 원화도 같이 절하된 것이 돼 손실도 없고 이득도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규림 현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도 “다른 통화들의 가치가 원화보다 더 하락한 상황이라 상대적으로 약세가 된다 해도 수출에 크게 긍정적이지 않을 것”이라며 “원화약세가 중국 리스크가 부각된 탓에 원화가치가 하락했고, 글로벌 수요도 나빠진 상황이라 플러스 요인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 실물경제까지 위협할 수도
원화절하를 우리경제가 불안하다는 하나의 시그널로 보는 시각도 있다.

특히 수출부문에 긍정적인 요인은 배제된 채 대내외 요인과 얽히면서 투자와 소비를 위축시키는 위협요인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원화절하에 따른 물가상승이 디플레이션을 진화하는 역할을 하는 게 아니라 지난해 말부터 진행된 국내 소비위축을 가속화시키는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얘기다.

백다미 현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원화절하가 계속되면 수입물가가 상승해 국내물가를 올려 국내 소비주체들의 구매력을 저하시킬 수 있다”며 “내수가 부진한 상황에서 환율이 올라가는 것은 내수회복에 있어 부정적일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최문박 LG경제연구원 책임연구원은 “환율 변동성 확대는 그 자체로 경기에 부담으로 작용한다”며 “미래 수익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아져 투자를 위축시킬 뿐만 아니라 환위험 관리비용 증가가 가격 상승압력으로 작용해 소비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고 밝혔다.

반면, 지나친 우려라는 주장도 있다.

정규철 한국개발연구원(KDI) 부연구위원은 “내수가 축소될 수 있는 가능성이 있지만, 원달러 환율이 당장 몇백 원씩 뛰는 큰 변동성은 갖고 있지 않다고 본다”고 판단했다.

문병기 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 수석연구원도 “정말 안 좋은 시그널이 되려면 중국이 경착륙해야 한다는 가정이 필요하다”며 “기업과 정부가 (기존 학습효과로)대응수단을 갖고 있고, 외화보유고도 쌓여 있어 우리경제 근본적인 경제성장 둔화라는 부분까지 파급되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세종=현상철 기자 hsc329@

뉴스웨이 현상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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