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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에 몰아치는 젊은 女風

재계에 몰아치는 젊은 女風

등록 2015.11.03 08:20

수정 2015.11.03 09:06

이선율

  기자

삼성家-현대家 자매들 男 못잖은 리더십 발휘대다수 오너家 3세 딸 유연한 카리스마 어필女 특유 꼼꼼경영 장점

왼쪽부터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제일모직 사장, 임상민 대상그룹 상무, 정성이 이노션 고문, 정유경 신세계 부사장왼쪽부터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제일모직 사장, 임상민 대상그룹 상무, 정성이 이노션 고문, 정유경 신세계 부사장

재계에 부드러운 카리스마를 앞세운 젊은 여풍이 거세게 불고 있다. 과거 남성 위주로 구성됐던 산업계에서 여성 경영인들이 주요 보직에 이름을 올리며 경영 보폭을 넓히고 있다.

특히 젊은 여성 경영인들의 활약이 두드러진다. 대부분은 그룹 오너의 딸이나 며느리 등이 많은 상황이지만 아들들 못잖은 경영 능력을 뽐내며 경영의 한 축을 당당히 담당하고 있다.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두 딸인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이서현 삼성물산 패션부문 경영기획담당 사장은 이미 재계에서도 인정한 차세대 경영 리더다.

장녀 이부진 사장은 외모뿐만 아니라 카리스마와 사업 추진력, 핵심을 파고드는 성격 등이 부친을 꼭 빼닮아서 ‘리틀 이건희’로 불리고 있다.

숫자가 이 사장의 능력을 증명하고 있다. 이 사장은 지난 2001년 당시 매출액이 4304억원에 불과했던 호텔신라를 매출 2조9090억원의 거대 기업으로 키워내는 성과를 이끌어냈다.

특히 최근에는 과감한 승부사 기질과 부드러운 감성 경영을 보여주며 경영 능력을 인정받고 있다. 지난 7월에는 정몽규 현대산업개발 회장과 손잡고 재계 초미의 관심사인 서울시내 면세점 사업권을 획득하기도 했다.

이서현 사장은 미국 파슨스디자인스쿨 출신 디자인 전공자답게 패션·광고업계에서 두각을 보이며 ‘전문가 리더십’을 보여주고 있다.

그는 최근 패션 시장 정체에 따른 수익성 악화에도 통합 삼성물산 패션부문(옛 제일모직) 수장으로서 상사가 갖고 있는 글로벌 네트워크와 역량을 패션부문에 적극 발휘해 정체된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그는 이달 초 베를린에서 열린 유럽 최대 가전 전시회 IFA 2015에 참여해 웨어러블 플랫폼 브랜드 ‘더휴먼핏’과 스마트슈트 등 혁신적인 ‘스마트 패션’ 제품을 선보이며 수많은 해외 고객들 앞에서 삼성물산의 패션 브랜드를 각인시킬 수 있는 기회를 만들었다.

최근에는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점찍은 한국형 SPA 의류 브랜드 ‘에잇세컨즈’를 글로벌 브랜드로 키우고 있다. 또한 기존 브랜드 일부를 정리해 역량을 필요한 곳에 집중하는 동시에 신규 브랜드를 잇달아 선보이며 새로운 성장 동력도 모색하고 있다.

정몽구 현대차그룹의 세 딸인 정성이 이노션 고문, 정명이 현대커머셜 고문, 정윤이 해비치호텔앤드리조트 전무는 ‘정중동’ 리더십이 특징이다. 현대가(家) 특유의 보수적 가풍 탓에 언론에 잘 등장하지 않아 주목받지 못했지만 각자의 위치에서 제몫을 해내고 있다.

맏딸 정성이 이노션 고문은 20여년을 전업주부로 살아오다 지난 2005년 현대차그룹의 광고대행사 이노션 설립을 통해 경영에 나섰다. 이후 그는 점차 활동 폭을 넓히면서 현대차그룹은 물론 광고업계 내외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이노션은 현대기아차의 광고를 사실상 독점하면서 탄탄대로를 걸었고 현재 삼성그룹의 제일기획과 함께 광고업계 빅2 업체로 성장하게 됐다. 이노션의 매출액은 지난 2005년 349억원에 그쳤지만 지난해 말 기준으로 7447억원으로 눈부신 성장을 이루는데 성공했다.

특히 최근에는 이노션 상장을 통해 지분 가치를 확대하고 이를 바탕으로 본격적인 승계작업 수순을 밟아나가고 있다.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의 외동딸인 정유경 신세계 부사장 또한 자신의 대외적 활동을 언론에 알리지 않으면서도 쏠쏠한 경영 성과를 올리고 있다.

‘리틀 이명희’로 불리는 정 부사장은 여성답지 않은 카리스마와 함께 그 속에 내재된 부드러움이 어머니 이명희 회장을 닮았다고 평가받고 있다.

1996년 조선호텔 상무보로 입사한 그는 자신의 전공을 발휘해 호텔에 업계 최초로 비주얼 디자인을 적용하는 등 조선호텔의 이미지를 보다 긍정적으로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2009년부터는 신세계로 옮겨 패션 관련 사업을 담당하고 있다.

그는 특히 지난해 9월 재개장한 신세계백화점 본점 식품관의 리뉴얼에 직접 관여하면서 가장 먼저 식품관의 대명사 ‘스타벅스’를 빼고 그 자리에 떡집인 ‘신세계 떡방’을 입점시키는 파격적인 시도를 했다.

이러한 정 부사장의 ‘통큰 도박’ 덕분에 백화점 매출은 물론 판매 순위까지 바꾸며 신세계의 체질 개선에 한몫을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는 신세계인터내셔날을 통해 생활용품 브랜드 ‘자주(JAJU)’ 키우기에 나서는 등 패션 사업에도 남다른 감각을 뽐내고 있다. 또 신사동 가로수길에 자주의 첫 대형 단독매장을 개장해 국내 시장은 물론 글로벌 시장영역으로 유통 채널을 넓히며 세력을 확장해나가고 있다.

대상그룹도 임창욱 회장의 맏딸인 임세령 대상 식품사업총괄 상무와 차녀 임상민 대상 전략기획본부 부본부장 겸 상무가 그룹 경영에 깊숙이 관여하고 있다.

두 자매는 향후 후계 구도를 놓고 물밑 경쟁을 치열하게 벌이고 있다. 경영 능력이나 지분 보유량 모두 경영에 한발 늦게 참여한 동생 임상민 상무가 언니 임세령 상무를 근소하게 앞서는 형국이다.

임상민 상무는 현재 대상그룹 지주회사인 대상홀딩스의 지분 36.7%를 보유하고 있다. 반면 임세령 상무는 20.4%의 지분율을 보이고 있다.

더불어 임상민 상무는 아버지 임창욱 회장으로부터 지난 3월 유기농 전문매장인 ‘초록마을’의 지분을 넘겨받는 등 각종 사업에서 그룹 고위층의 신임을 두둑히 받고 있다.

이선율 기자 lsy0117@

뉴스웨이 이선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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