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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그룹 득실은?

[현대증권매각무산]현대그룹 득실은?

등록 2015.10.19 19:12

정백현

  기자

현재보다 더 비싼 가격에 지분 처분할 기회 획득자구계획 90% 이미 완수···유동성 위기 가능성 ↓공개 재매각 추진 시 인수전 참여자 정체가 변수

막힘없이 흘러가는가 싶었던 현대증권 매각 작업이 막바지에 좌초됐다. 이 때문에 현대증권의 매각 무산을 두고 기존 대주주였던 현대그룹이 얻게 될 이득과 손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현대증권 매각 인수 주체인 일본계 사모펀드 오릭스 프라이빗에쿼티PE는 19일 일본 오릭스금융그룹과의 회의를 거쳐 현대상선의 현대증권 보유 지분 인수를 최종 포기하기로 했다.

현대증권의 인수가 불발되면서 현대그룹의 자구계획에는 일부 차질이 생기게 됐다. 지난 2013년 12월 3조3000억원 규모의 자구계획을 발표했던 현대그룹은 여러 유휴 자산을 순조롭게 처분하면서 계획보다 8.3% 초과 달성한 3조5755억원의 현금을 조달하게 됐다.

그러나 현대상선이 보유하던 현대증권 지분 매각이 실패하면서 이를 통해 조달하려던 현금 6475억원은 현대상선의 수중으로 들어오지 못하게 됐다. 결국 현대그룹이 자구계획 실천으로 조달한 현금은 2억9100만원으로 줄게 됐다. 이는 계획 대비 11.8% 부족한 금액이다.

예상외의 암초를 만났지만 현대그룹은 현재의 상황을 관망하고 있다. 현대증권 매각이 불발된다고 해도 영구채 발행을 통해 자기자본을 확충할 수 있고 주채권은행인 KDB산업은행과 현대증권 재매각 문제를 협의할 여지가 남아있기 때문이다.

재계와 증권가 안팎에서는 이번 현대증권 매각 무산이 현대그룹에 악재보다는 호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현대증권의 지분 매각대금이 당초 장부가보다 낮은 가격에 책정됐던 만큼 더 비싸게 팔 수 있는 기회를 잡았기 때문이다.

당초 현대그룹은 금융 계열사 3개(현대증권·현대저축은행·현대자산운용) 매각으로 1조원 이상의 현금을 조달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매각 추진 과정에서 여러 악재가 겹치면서 장부가보다 낮은 가격이 책정돼 매각이 매끄럽지 못하게 진행된 바가 있다.

그러나 현재로서는 현대증권의 매각에 악재가 될 만한 요소가 많지 않다. 회사의 ‘적폐’였던 강성노조 문제도 이미 해결했다. 회사의 내실도 전보다 더 건실해졌다. 여기에 주채권은행인 KDB산업은행도 최대한 높은 가격에 현대증권을 팔겠다는 의견을 개진할 가능성이 높다.

현대증권의 매각이 늦어져도 현대그룹의 현금 유동성에 위기가 찾아올 가능성이 적다는 것 역시 현대그룹 입장에서 안도할 만한 부분이다. 시장의 상황을 보고 합리적인 가격대가 책정될 만한 시점에 매각을 추진해도 자구계획 완수에 늦지 않다는 뜻이다.

다만 이번 매각 무산을 계기로 외국계 자본의 인수 가능성이 줄어든 점과 당초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과정에서부터 범현대가 등 국내 자본의 인수전 참여가 뜸했기에 인수전의 흥행이 잠잠해질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자칫 현대증권 인수전의 인기가 시들할 경우 매각대금의 하락 등 악재로도 연결될 수 있기 때문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현대그룹의 자구계획 실천 과정은 다른 기업에서 볼 수 없었던 초고속 구조조정 실천 사례”라며 “이미 자구계획의 대부분을 실천한데다 더 비싼 가격에 지분을 처분할 기회를 얻은 만큼 현대 측에는 큰 기회이자 이득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정백현 기자 andrew.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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