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호 노조도 임단협 부결···현대重 3사 임단협 장기화 전망

등록 2014.11.07 17:56

기자

현대중공업 노사가 임금협상에 대한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계열사인 현대미포조선과 현대삼호중공업의 임단협 잠정협의한이 노조에서 잇달아 부결됐다. 이에 따라 현대중공업 3사의 임단협이 장기화될 전망이다.

7일 현대삼호중공업 노사의 임금협상 잠정 합의안에 대한 노조 찬반투표가 부결됐다. 이날 조합원을 대상으로 실시한 임금협상 잠정합의안 찬반 투표 결과 반대표가 67.3%로 과반수를 넘었다.

현대삼호중공업 노조는 지난 6일 사측과 임단협 잠정합의안을 도출한 뒤 대의원회의에 상정했으나 부결됐다. 이에 이날 오전 재상정하는 진통 끝에 조합원 투표에 들어갔지만 결국 부결됐다.

같은 날 앞서 노사 잠정합의안 수용 여부에 대한 투표를 실시한 현대미포조선도 재적대비 과반을 넘지 못해 부결됐다.

노조원들은 이번 노사 잠정합의안에 따른 임금 인상치가 기대에 못 미쳤기 때문에 부결시켰다는 분석이다.

앞서 현대미포조선 노사는 6일 울산 본사에서 열린 제34차 교섭에서 기본급 3만7000원 인상(호봉승급분 포함), 격려금 통상임금 100%+300만원 지급 등에 잠정합의했다.

또한 정기 상여금의 700%를 통상임금에 포함한다는 내용도 포함됐고 이 가운데 600%는 매월 50%씩 나눠 지급하기로 합의했다. 이는 현대중공업과 비슷한 수준이다.

현대삼호중공업의 노사 잠정합의안도 현대중공업 및 현대미포조선과 기본급 인상안은 동일하지만 정기상여금의 통상임금 반영 등 다른 부분에서 다소 차이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 같은 잠정합의안이 노조 투표에서 부결됨에 따라 노사는 내부 조율을 거쳐 교섭 재개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맏형인 현대중공업은 아직 노사 합의안도 이끌어 내지 못하고 있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합의안 도출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7일 부분파업까지 실시할 예정이었지만 유보한 바 있다.

현대중공업 노조가 파업을 유보한 것은 파업 찬반투표에 대한 적법상 논란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는 지난 9월 나흘간 파업 찬반투표를 실시할 예정이었지만 투표율이 저조하자 기한을 무기한 연기해 한달 뒤 투표함을 개봉했다.

이에 대해 회사 측이 법적으로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자 정병모 노조위원장이 직권으로 파업 유보 결정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현대중공업 조선 3사가 모두 추가 교섭에 나서야 하는 상황이 됐다. 하지만 노사 양측의 의견을 좁히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어서 사태가 장기화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특히 현대중공업과 현대미포조선 각각 19년, 17년째 무분규 기록을 이어오고 있지만 올해 이같은 기록이 깨질 것이라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강길홍 기자 sliz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