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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주현, 논란과 성장 거듭하며 뮤지컬 여왕 우뚝

옥주현, 논란과 성장 거듭하며 뮤지컬 여왕 우뚝

등록 2014.11.15 06:00

이이슬

  기자

옥주현 / 사진 = 포트럭 옥주현 / 사진 = 포트럭


우리에게 뮤지컬 배우로 더 익숙한 옥주현은 1세대 아이돌 걸그룹 핑클(이효리, 옥주현, 성유리, 이진)로 데뷔했다.

초기에 뮤지컬 무대에 오르는 그를 향해 우려의 시선이 집중됐지만 옥주현은 꾸준히 뮤지컬 무대에 오르며 믿고보는 배우로 거듭났다. 옥주현은 지난 2005년 국내 초연 뮤지컬 ‘아이다’에서 주인공 아이다 역으로 무대에 오르며 뮤지컬 데뷔를 알렸다.

팝의 거장 엘튼 존과 뮤지컬 음악의 전설적인 작사가 팀 라이스 그리고 토니상 수상에 빛나는 브로드웨이 최고 실력자들이 모여 7년간의 긴 제작기간과 브로드웨이 최고레벨의 제작비 1,500만 달러를 투입해 완성한 브로드웨이의 대작 뮤지컬 ‘아이다’.

‘아이다’는 이집트와 그 이웃나라였던 누비아 사이의 전쟁이 최고조에 달했던 시대의 투쟁과 그 안에서 탄생한 사랑 이야기를 관객들에게 선사했다.

화려한 대작의 국내 초연이 많지 않았던 당시, 관객들의 이목이 집중됐고, 공연 초반 적응기는 있었다. 욕심이 앞선 탓이었을까? 옥주현은 불안정한 발성과 부족한 성량으로 관객들을 불편하게 만들었고, 뮤지컬 배우 자질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하지만 옥주현은 3개월 반 거듭되는 공연을 통해 성장하는 모습을 보였다. 5년 후인 2010년에는 재연 무대에 원 캐스트(혼자 한 배역을 소화함)로 전 공연 무대에 오르며 의지를 불태웠다.

이와 관련해 당시 공연 제작사 신시컴퍼니 관계자는 “계약과정에서 옥주현이 배역을 혼자 소화하고 싶다는 의지를 보였다”고 전했고 이를 제작사 측에서도 흔쾌히 받아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마케팅 효과, 실력파 배우 부족 등의 이유로 트리플, 쿼드러플 캐스팅까지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러한 결정은 이례적인 사례다.


◆ 옥주현 뮤지컬은 ‘엘리자벳’ 전과 후로 나뉜다

뮤지컬 ‘레베카’는 국내에서 큰 인기를 얻은 뮤지컬 ‘엘리자벳’, ‘모차르트’의 극작가 미하엘 쿤체와 작곡가 실베스터 르베이의 손에서 탄생한 작품으로 1938년 출간된 대프니 듀 모리에(Daphne du Maurier)가 쓴 동명의 베스트셀러 소설을 기반으로 하고 있으며 스릴러의 거장 알프레드 히치콕 감독의 동명영화에서 영감을 받아 제작됐다.

옥주현 / 사진 = EMK 컴퍼니옥주현 / 사진 = EMK 컴퍼니


사고로 죽은 전 부인 레베카의 어두운 그림자를 안고 사는 남자 막심 드 윈터와 죽은 레베카를 숭배하며 맨덜리 저택을 지배하는 집사 댄버스 부인, 사랑하는 막심과 자신을 지켜내기 위해 댄버스 부인과 맞서는 나를 중심으로 벌어지는 사건들이 긴장감 넘치는 스토리로 전개되는 작품이다.

이 작품을 통해 옥주현은 2012년 제 18회 한국뮤지컬대상 여우주연상과 제 6회 더 뮤지컬 어워즈 여우주연상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또 옥주현은 ‘헬레네 피셔 쇼’의 뮤지컬 ‘엘리자벳’ 20주년 기념 무대에 한국 대표로 참석했으며, 일본 도쿄에서 열린 비엔나 뮤지컬 콘서트에 특별 게스트로 초청받아 세계 뮤지컬 스타들과 한 무대에 올랐다.

2012년, 옥주현은 뮤지컬 ‘엘리자벳’ 초연 무대에서 오스트리아 합스부르크 왕가 비운의 황후 엘리자벳 역을 맡았다.

옥주현의 필모그라피는 ‘엘리자벳’ 전과 후로 극명하게 갈린다. 이전까지 훌륭한 가창력이 그녀를 표현하는 수식어의 전부였다면, ‘엘리자벳’을 통해 옥주현은 섬세한 감정 연기, 배역에 대한 깊은 이해를 보여줘 관객들의 몰입을 도왔다는 평을 얻으며 배우로서 성장을 알렸다.

‘아이다’와 마찬가지로 ‘엘리자벳’ 역시 막을 내린지 얼마 지나지 않아서 막을 올린 재연 무대에도 옥주현이 모습을 드러냈다.

◆ 우아한 역할만 맡는다고? 편견 접어두시길

옥주현은 예쁘고 반짝이는 역할만 맡는다?

그런 편견을 비웃기라도 하듯 옥주현은 온 몸에 초록 분장을 하고 무대에 올랐다. 옥주현은 지난 5월 8일 막을 내린 뮤지컬 ‘위키드’에서 초록마녀 엘파바로 분하며 변신을 꽤했다. 이 또한 초연 무대.

옥주현 / 사진 = 신시컴퍼니옥주현 / 사진 = 신시컴퍼니


뮤지컬 관계자들 사이에서 ‘위키드’ 의 한국 공연 얘기가 나오자 엘파바 적격 배우로 옥주현을 거론되었다. 유명 뮤지컬 넘버인 ‘중력을 넘어서’를 잘 소화하기에 적격 배우라는 이유.

이전까지 ‘엘리자벳’ ‘황태자 루돌프’ ‘레베카’를 비롯한 다수의 작품에서 우아한 여주인공으로 분했던 옥주현이었다. 한 뮤지컬 관계자는 “국내 초연 사실을 알고 옥주현이 어느 제작사에서 공연이 되는지 수소문 하며 본인이 엘파바 역을 하고 싶다는 사실을 알렸다”고 작품에 대한 의지를 전했다.

뮤지컬 ‘위키드’는 오즈의 마법사를 재구성한 그레고리 맥과이어의 베스트셀러 ‘위키드’를 기반으로 한 작품으로 오즈의 마녀들에 대한 이야기를 화려하게 펼친 뮤지컬이다.

옥주현은 100회가 넘는 무대에 초록 마녀로 오르며 또 한번의 성장을 보였다. 작품 역시 호평을 받았다. 지난해 11월 22일 한국어 초연 무대의 막을 올린 ‘위키드’는 종연일을 정하지 않고 오프런 방식으로 공연했으며, 뮤지컬 비수기인 1~3월에도 꾸준히 높은 좌석점유율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약 11개월 동안 장기 공연하는 기록을 쓰며 막을 내렸다.

'마리 앙투아네트' 옥주현 / 사진 = EMK 컴퍼니'마리 앙투아네트' 옥주현 / 사진 = EMK 컴퍼니


◆ 올 겨울, 역사상 가장 비참한 최후를 맞이한 왕비로···

2014년 연말, 옥주현은 뮤지컬 ‘마리 앙투아네트’를 통해 다시 우아한 왕비로 돌아왔다. 그런데 이번에는 조금 다르다. 우아하고 기품있는 왕비에서 몰락한 여자로, 또 엄마로 분하며 폭넓은 감정 연기를 보여줄 예정.

‘마리 앙투아네트’는 뮤지컬 거장 미하엘 쿤체와 실베스터 르베이의 최신작으로 고귀한 신분의 왕비였으나, 18세기 프랑스 혁명으로 단두대에서 생을 마감했던 마리 앙투아네트의 드라마틱한 삶과 그녀와의 우연한 만남을 계기로 사회의 부조리에 눈뜨게 되는 인물, 마그리드 아르노의 삶을 대조적으로 보여 주면서 진실과 정의를 그린 작품이다.

상류계급의 호사스러운 삶을 사는 왕비 마리 앙투아네트와 가난과 궁핍 속에서 고통 받는 하류계급의 여인 마그리드 아르노의 엇갈린 운명과 거대한 역사 속에 감추어진 진실을 무대로 옮겼다.

최근 프레스콜 현장에서 옥주현은 “실존 인물이다보니 (연기할 때) 정말 조심스럽다”고 운을 떼며 “연출가 로버트 요한슨의 추천으로 마리 앙투아네트의 삶을 담은 책 ‘베르사이유의 장미’를 읽었다. 책이 정말 두껍다. 평소 두꺼운 책을 잘 못읽는 편인데, 밑줄까지 쳐가면서 읽었다”고 작품에 열정적으로 임하고 있음을 드러냈다.

‘마리 앙투아네트’는 목걸이 사건, 바렌 도주 사건, 단두대 처형 등 대중에게도 친숙한 역사적 사건을 재해석해 새로운 재미를 담았다. 역사적 사건을 생생하게 재현하고 극의 몰입도를 높이기 위해 일본, 미국 등지의 세계적인 스태프들과 철저한 고증 작업을 거쳐 화려하고 강렬한 무대를 완성했다.

이번에도 초연이다.

이쯤되면 대형 라이선스 뮤지컬 초연에는 옥주현 이름 석자를 빼놓고는 논할 수 없을 듯 하다. 매번 위험부담을 안고 오른 초연 무대에서 그녀는 가능성을 믿음으로 바꾸며 대체 불가한 초연 전문 배우로 거듭났다. 무엇보다 기대를 모으는 것은 실화를 바탕으로 한 작품이라는 점이다.

올 겨울, 옥주현이 보여줄 가장 비참한 죽음을 맞이한 왕비는 어떤 모습일까?

이이슬 기자 ssmoly6@

뉴스웨이 이이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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