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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뭐 볼까?” 연말이 기다려지는 화려한 뮤지컬 라인업

“뮤지컬 뭐 볼까?” 연말이 기다려지는 화려한 뮤지컬 라인업

등록 2014.11.04 08:44

이이슬

  기자

연말의 크고 작은 극장이 모여 있는 서울 대학로는 그야말로 발 디딜 틈이 없다.

옷깃을 여미고 연인끼리, 가족끼리, 오랜만에 만난 친구들끼리 극장을 찾아 문화의 향기를 맡는다. 학생들의 겨울 방학이 시작되는 12월 초부터 25일 크리스마스, 한 해의 마지막 날 31일까지 휴일이 몰려있는 12월에는 그야말로 극장이 문전성시를 이룬다. 성수기인 셈. 1년 내내 수익을 얻지 못해 울상이었던 극장들도 연말만큼은 특수를 누린다. 한 해 동안 기록한 적자를 한 방에 메우기도 한다.

하지만 대중의 눈은 냉정하다. 확실하게 구미를 당기는 작품이 아니면 눈을 두지 않는다. 2014 하반계 문화계는 그 어느 때보다 풍성할 전망이다. 다양한 작품이 뮤지컬 관객을 맞이할 채비를 마쳤다.

주목할 점은 대중의 눈과 귀를 현혹시키는 화려한 쇼 뮤지컬로만 구성된 지루한 상차림이 아니라는 점이다. 라이선스 대작부터 소수자를 어루만진 작품, 동명의 영화를 국내 무대에 처음 옮겨온 작품까지 탄탄한 라인업으로 극장으로 손짓하고 있다.

뮤지컬 '마리 앙투아네트' 옥주현 / 사진 = EMK 컴퍼니 뮤지컬 '마리 앙투아네트' 옥주현 / 사진 = EMK 컴퍼니


◆ 화려한 라이선스 대작 ‘마리 앙투아네트’ 눈 앞에

11월 1일부터 2015년 2월 1일까지 샤롯데씨어터에서 국내 뮤지컬 ‘마리 앙투아네트’(연출 로버트 요한슨)가 초연된다.

EMK 뮤지컬컴퍼니가 3년간의 치밀한 준비기간을 거쳐 완성한 대작인 ‘마리 앙투아네트’는 세계적인 뮤지컬 거장 미하엘 쿤체와 실베스터 르베이의 최신작으로 상류계급의 호사스러운 삶을 사는 왕비 마리 앙투아네트와 가난과 궁핍 속에서 고통 받는 하류계급의 여인 마그리드 아르노의 엇갈린 운명과 거대한 역사 속에 감추어진 진실을 다루고 있다.

올해 한국 초연을 위해 원작자 미하엘 쿤체와 실베스터 르베이는 해외 버전에서도 공개된 바 없는 새로운 넘버인 ‘What good is Love’ 등 9곡을 추가했으며 마리 앙투아네트와 마그리드 아르노가 대립하는 구도를 강화하기 위해 ‘Enough is Enough’를 리프라이즈로 다시 만들어 국내 관객만을 위한 ‘Hate In your Eyes’라는 특별한 곡을 완성했다.

프랑스의 왕비로서 궁정의 여느 여성보다 훨씬 더 아름답게 빛나야 했던 마리 앙투아네트의 의상은 로코코 양식을 반영한 여러 겹의 풍성한 주름 장식과 화려한 금은 보석으로 꾸며 현대적인 감각이 살아있는 우아한 복식으로 재탄생시켰다.

한편 초미의 관심사였던 주인공 마리 앙투아네트 역에는 옥주현과 김소현, 마리 앙투아네트와 상반된 캐릭터인 마그리드 아르노 역에는 윤공주와 차지연이 캐스팅 됐다.

<관전 포인트> 프랑스 황실을 재현한 화려한 의상과 액세서리, 웅장한 무대, 그 큰 덩치를 국내 배우들이 잘 소화할 수 있을까요?

◆ 흥행 뮤지컬의 정답 ‘지킬 앤 하이드’, 조승우-류정한 다시 무대에

“지금 이순간~ 마법처럼~ 날 묶어왔던 사슬을 벗어 던진다 / 지금 내게 확신만 있을 뿐 / 간절한 기도 절실한 기도 / 신이여 허락하소서~”

국내 모 맥주 광고에도 삽입될 만큼 대중에게 익숙한 넘버, ‘지금 이 순간(This is the moment)’의 감동을 오리지널 무대에서 만난다.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연출 데이비드 스완)가 올해 연말 지난 10년간의 공연을 무대에 담아 선보인다.

2004년 한국에서 초연된 ‘지킬 앤 하이드’는 한국 뮤지컬 역사에 한 획을 그은 작품으로 평가 받고 있다.

한국 초연 10주년을 기념하는 2014년 공연에는, 초연 당시 참여했던 거의 모든 스태프들과, 류정한, 조승우, 박은태, 소냐, 리사, 린아, 조정은, 이지혜 등, 국내 최고의 뮤지컬 배우들이 참여해, 다시 한 번 한국 뮤지컬 역사의 화려하게 기록될 무대를 만들기 위해 제작과 연습에 한창이다.

‘지킬 앤 하이드’는 1886년 초판 된 영국의 소설가 로버트 스티븐슨의 '지킬박와 하이드씨의 이상한 사건'이라는, 인간의 내면에 자리하고 있는 선(善)과 악(惡), 인간의 이중성에 질문을 던지고 있는, 소설을 원작으로 만들어진 뮤지컬로, 브로드웨이에서는 1997년 초연됐고, 이후 독일, 스웨덴, 일본, 체코, 폴란드, 이탈리아 등 세계 10여개국 이상에서 공연된 세계적인 뮤지컬이다. 11월 21일부터 한남동에 위치한 블루스퀘어 삼성전자홀에서 공연된다.

<관전 포인트> 대중성을 갖춘 조승우와 정통파 류정한이 다시 한 번 국내 관객의 가슴을 뛰게 만들지 주목된다. 그들이 표현하는 지킬과 하이드는 늙지 않고 열정적인 그 모습 그대로일까요?


◆ 우리와 조금 다르지만 특별한 그들···성(性) 소수자들의 경쾌한 무대

제18회 한국뮤지컬대상 9개 부문 노미네이트, ‘베스트외국뮤지컬상’ 등 4관왕의 쾌거를 달성하며 2012년 최고의 화제작으로 호평받은 뮤지컬 ‘라카지’(연출 이지나)가 오는 12월에 개막한다.

1983년 브로드웨이 초연 이후 30여년 간 20여개 국에서 꾸준히 공연되어온 뮤지컬 ‘라카지’는 2012년 7월 한국 초연으로 그 해 공연계 최고의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특별한 성 정체성을 가진 가족을 소재로 짜임새 있는 스토리, 유쾌함 속에 진한 감동의 여운을 전하는 음악, 한국 관객들을 놀라게 한 화려하고도 매혹적인 군무와 쇼 등 뮤지컬의 3박자를 갖췄다. 또한 시종일관 밝고 유쾌한 분위기는 뮤지컬 매니아층은 물론 4-50대 중장년층까지 편견 없이 그들을 수용한다.

‘라카지’는 프랑스 작가 장 프와레(Jean Poiret)의 연극 ‘라카지오폴, La Cage Aux Folles’을 원작으로 클럽 ‘라카지오폴’을 운영하는 중년 게이 부부의 아들이 극우파 보수 정치인의 딸과 결혼을 선언하면서 일어나는 에피소드를 유쾌하게 그린 뮤지컬이다.

초연에 이어 이번에도 ‘서편제’,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 ‘헤드윅’ 등으로 작품성과 흥행성을 모두 인정받은 이지나 연출과 ‘그날들’, ‘금발이 너무해’, ‘싱글즈’ 의 장소영 음악감독, 서병구 안무, 서숙진 무대디자이너, 구윤영 조명디자이너 등 최강의 크리에이티브팀이 다시한번 의기투합한다. 12 월 9일부터 2015년 3월 8일까지 LG아트센터 공연.

<관전 포인트> ‘꽃다현’ 김다현의 꽃미남 외모에서 뿜어지는 자연스러운(?) 여성미를 다시 만날 수 있다니! 무엇보다 여자보다 더 고운 그들의 손톱에 주목하시길.

뮤지컬 '킹키부츠' 주연배우 / 사진 = CJ E&M뮤지컬 '킹키부츠' 주연배우 / 사진 = CJ E&M


1980년대 영국 공장의 실화를 그린 뮤지컬 ‘킹키부츠’(연출 김동연)가 뉴욕 초연에 이어 국내 무대에 상륙한다.

‘킹키부츠’는 파산 위기에 빠진 구두 공장을 가업으로 물려받은 찰리가 아름다운 남자 롤라를 우연히 만나게 되고, 그를 위한 부츠인 킹키부츠를 만들어 틈새 시장을 개척해 회사를 다시 일으킨다는 실화를 바탕으로 한 내용을 무대로 옮겼다.

브로드웨이 오리지널 캐스트의 뮤지컬 넘버를 모은 앨범은 지난해 3월에 미국에서 발매되어 빌보드 캐스트 앨범 차트 1위를 기록, 선풍적인 인기를 모으기도 했다. ‘Sex Is In The Heel’와 같은 뮤지컬 넘버는 빌보드 클럽 차트 25년 역사 중 최초로 톱 10안에 진입한 브로드웨이 뮤지컬 음악이라는 기록을 세울 정도로 인기를 얻으며 작품성과 대중성 모두 인정받았다.

‘킹키부츠’는 제 67회 토니어워즈 작품상을 비롯해 6관왕을 수상한 작품으로 현재 브로드웨이에서 유료점유율 97%를 유지하며 성황리에 공연 중이다.

국내 초연 무대에는 오만석, 김무열, 정선아, 고창석, 강홍석, 윤소호가 함께 한다. 오는 12월 2일부터 2015년 2월 22일까지 서울 중구 충무아트홀 대극장에서 공연된다.

<관전 포인트> 팝 가수 신디로퍼의 명곡을 국내 배우들이 얼마나 리드미컬하게 녹여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킹키부츠’가 국내에서 공연되는 의미를 단순히 국내 모 거대 기업의 투자에서 찾는다면 슬프지 않을까요?

뮤지컬 '원스' 주연배우 전미도, 윤도현 / 사진 = 신시컴퍼니뮤지컬 '원스' 주연배우 전미도, 윤도현 / 사진 = 신시컴퍼니


◆ 인디 영화의 감동을 무대에···뮤지컬 ‘원스’

음악으로 물들였던 영화 ‘원스’의 감동이 뮤지컬로 다시 찾아온다.

2006년 아일랜드에서 제작돼 전 세계적으로 큰 반향을 일으켰던 인디 영화 ‘원스’가 뮤지컬로 각색돼 오는 12월 국내 관객과 만난다.

청소기 수리공으로 일하며 자신의 꿈은 거의 포기한 아일랜드 더블린 길거리의 싱어송라이터 가이(guy)와 자신과 가족을 부양하기 위해 꽃을 파는 체코 이민자 걸(girl), 이 남녀의 작은 만남으로 ‘원스’는 시작된다. 여자는 남자에게 우정으로 다가가고, 함께 하는 7일 간 두 사람은 음악을 통해 위로하고 용기를 얻으며 서로에게 빠져들게 된다.

‘폴링 슬로울리(Falling Slowly)’ 등 삽입곡이 크게 히트한 원작 ‘원스’의 힘은 국내에서도 입증됐다. 독립영화로선 이례적으로 22만 6494명의 누적 관객을 동원했다.

기존 흥행 뮤지컬과 달리, 오케스트라나 화려한 군무가 없는 ‘원스’는 소박한 멜로디의 음악 자체로서 강렬한 힘을 발휘한다. 단지 공연이 시작되기 전 배우들은 기타와 아코디언, 만돌린과 첼로 등으로 즉흥 연주를 시작한다.

그날 배우들의 흥에 맞춰 매일 음악의 선곡은 달라진다. 관객들은 공연 전이나 인터미션 시간에 무대 위로 올라가 바에서 음료도 마시고 배우들이 선보이는 즉흥 연주를 함께 즐길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같은 역엔 ‘원스’를 위해 기타 연주에 파고들며 성실성을 인정받은 이창희와 가수 윤도현, 그리고 걸 역에는 각각 ‘고스트’와 ‘베르테르’를 통해 로맨틱한 여주인공의 매력을 뽐냈던 박지연과 전미도가 캐스팅됐다.

국내 초연을 통해 아시아권에선 처음으로 상연되는 ‘원스’가 원작 영화의 성과를 업고 과연 국내 뮤지컬에서도 흥행사를 써내려갈 수 있을지 기대를 모은다.

<관전 포인트> 기타하나 메고 가난한 음악가로 무대에 오르는 윤도현, 빡빡이 밴드시절, 윤도현의 초심 기대해 볼만 하지 않은가.

이이슬 기자 ssmoly6@

뉴스웨이 이이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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