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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산업 기술 집대성한 정비 메카, 대한항공 테크센터

[르뽀]항공산업 기술 집대성한 정비 메카, 대한항공 테크센터

등록 2014.03.25 16:58

수정 2014.03.26 17:56

정백현

  기자

설립 38년 맞은 국내 최대 규모 항공기 종합 정비창6개 격납고서 일사분란하게 민항기·군용기 정비 진행파괴된 헬기도 새 것으로···수준급 실력에 미군도 호평5년간 고속 성장 이뤄···2015년 연 매출 1조원 넘을 듯

부산 대저동 대한항공 테크센터 내 '2-Bay 행거' 랜딩 기어 피팅 베이에서 보잉 747-400 여객기의 랜딩 기어 교체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사진=정백현 기자 andrew.j@newsway.co.kr부산 대저동 대한항공 테크센터 내 '2-Bay 행거' 랜딩 기어 피팅 베이에서 보잉 747-400 여객기의 랜딩 기어 교체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사진=정백현 기자 andrew.j@newsway.co.kr

부산 대저동 김해국제공항 활주로 옆에는 큰 격납고가 여러 개 있다. 인천공항과 김포공항에도 대형 격납고가 있지만 김해공항 격납고의 모습은 사뭇 다르다. 다른 곳과 달리 이곳은 유독 많은 사람들이 분주하게 움직이는 모습이 보였다.

이곳은 국내 최대 규모의 항공기 종합 정비창이자 대한민국 항공우주산업의 심장인 대한항공 테크센터다.

총 면적 70만6000㎡(약 21만평) 규모 부지에 건립된 테크센터는 6개의 격납고와 페인트 공장, 항공기 부품 생산·조립공장, 항공전자정비공장 등이 세워져 있다.

부산 대저동 대한항공 테크센터의 정문에 세워진 표지석. 이 센터는 지난 1976년 고 박정희 전 대통령의 제안을 받은 고 정석 조중훈 한진그룹 창업주의 뜻에 따라 세워졌다. 사진=정백현 기자 andrew.j@newsway.co.kr부산 대저동 대한항공 테크센터의 정문에 세워진 표지석. 이 센터는 지난 1976년 고 박정희 전 대통령의 제안을 받은 고 정석 조중훈 한진그룹 창업주의 뜻에 따라 세워졌다. 사진=정백현 기자 andrew.j@newsway.co.kr

테크센터가 하는 일은 크게 무인기 연구 개발, 민항기 개발과 부품 구조물 제작, 민항기와 군용기의 정비 사업 등 3가지로 구분된다. 이곳에서는 로켓 등 우주발사체의 연구도 이뤄졌으나 지난해 나로호 발사 프로젝트 종료 이후 이 사업은 잠시 멈춘 상태다.

지난 24일 낮 테크센터를 방문해 본부 건물인 ‘창공센터’에서 간단한 센터 소개를 들은 뒤 페인트 공장으로 향했다. 지난 1998년 완공된 페인트 공장은 국내 유일의 항공기 도장 공간으로 그동안 대한항공과 진에어, 유나이티드항공 등 23개 항공사가 보유한 항공기 335대에 새 옷을 입혀왔다.

이날 이곳에서는 대한항공 보잉 747-400 여객기의 도장 작업이 진행됐다. 보잉 747-400 기종의 도장 작업은 총 10일이 소요되며 760리터(200갤런) 상당의 페인트가 쓰인다. 기자가 방문한 이날은 작업 7일째로 대한항공의 상징색인 하늘색 페인트가 착색되고 있었다.

페인트 공장 측 관계자는 “대한항공 도장 공장의 작업 능력은 아시아에서 가장 높은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며 “미국 연방항공청(FAA)의 인가를 받은 친환경 도료를 사용해 꼼꼼하게 작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부산 대저동 대한항공 테크센터 내 야외 공간에서 여객기 중정비가 이뤄지고 있다. 사진=정백현 기자 andrew.j@newsway.co.kr부산 대저동 대한항공 테크센터 내 야외 공간에서 여객기 중정비가 이뤄지고 있다. 사진=정백현 기자 andrew.j@newsway.co.kr

다음으로 공개된 곳은 비행기의 중정비를 담당하는 격납고였다. 건물 높이가 28m에 달하는 ‘2-Bay 행거’는 테크센터 내에서 가장 규모가 큰 건물이다.

1986년 완공된 이 격납고는 우리나라 국토교통부와 FAA가 정식으로 인정한 비행기 수리·개조 공장으로 활용되고 있다. 현재 테크센터에서는 2-Bay 행거를 비롯해 전 격납고에서 421명의 정비 인력이 근무하고 있다.

격납고는 ‘도킹 베이’와 ‘랜딩 기어 피팅 베이’로 구분돼 있다. 이날 ‘랜딩 기어 피팅 베이’에서는 보잉 747-400 여객기의 랜딩 기어 교체 작업이 진행됐다. 랜딩 기어는 보통 10년 주기로 교체된다.

바로 옆 군용기 정비창은 테크센터에서 가장 돋보이는 곳이다. 테크센터는 지난 1978년 군용기 정비 사업을 시작한 이래 우리 군은 물론 태평양 지역에 주둔 중인 미군 군용기 등 총 3600여대의 항공기를 정비하고 있다.

이날 정비창에서는 미군의 주력 폭격기 A-10과 F-16, F-15의 중정비가 이뤄졌고 대형 쌍발기로 오랫동안 활약한 F-4 팬텀 전폭기의 수리도 진행되고 있었다. 이들 군용기는 날개 전체에 대한 수리와 노후 부품 교체·수리 작업 등이 이뤄진 뒤 주둔 기지로 돌아간다.

김노현 테크센터 군용기공장 부장은 “테크센터에서는 대파된 헬기를 새 것처럼 수리해 다시 돌려보낸 적이 종종 있는데 이미 미군에서도 널리 실력을 인정받았다”며 “자주 국방력 강화에 일조하고 우수한 항공기 제작 기술을 세계에 뽐낸다는 점에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했다.

항공전자정비공장은 다른 격납고에 비해 분위기가 매우 조용했다. 이곳에서는 200여명의 연구 인력이 항공기에 들어가는 자동항법장치와 계기판, 전기계통 부품, 기상 레이더 등을 연구·정비하고 있었다.

특히 총 6대가 설치된 자동시험장치 ‘ATE’는 컴퓨터를 이용해 전자기기를 자동적으로 시험해 제 역할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ATE의 가격은 1대당 최소 60억원에 달한다.

부산 대저동 대한항공 테크센터 내 '샤크렛' 조립공장에서 엔지니어들이 샤크렛 부품을 운반하고 있다. '샤크렛'은 에어버스 320 여객기 날개 끝에 부착되는 부품으로 항공기의 연비 향상에 도움을 준다. 사진=정백현 기자 andrew.j@newsway.co.kr부산 대저동 대한항공 테크센터 내 '샤크렛' 조립공장에서 엔지니어들이 샤크렛 부품을 운반하고 있다. '샤크렛'은 에어버스 320 여객기 날개 끝에 부착되는 부품으로 항공기의 연비 향상에 도움을 준다. 사진=정백현 기자 andrew.j@newsway.co.kr

마지막으로 공개된 시설은 항공기에 투입되는 각종 부품을 생산·조립하는 공장이었다. 현재 이곳에서는 800명의 근로자들이 보잉 787의 동체 꼬리, 날개의 페어링, 동체와 날개의 이음새(스트링거), 에어버스 350의 화물 도어, 에어버스 320의 샤크렛 등을 생산하고 있다.

특히 대한항공이 설계·개발·생산·인증 권한을 독점적으로 갖고 있는 A320 샤크렛 부품은 연료 절감형 친환경 날개 구조물로 항공기의 연비 성능을 약 3% 이상 개선하는 효과를 낸다. 대한항공은 이미 지난 2월 샤크렛 양산대수 1000개를 돌파한 바 있다.

항공산업 기술 집대성한 정비 메카, 대한항공 테크센터 기사의 사진

이같은 생산 활동을 앞세워 대한항공 테크센터는 지난 2009년부터 무서운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지난 2008년 2000억원대 안팎이던 매출은 지난해 7642억원으로 크게 늘었고 내후년에는 연 매출이 1조1000억원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항공기 정비와 생산에 대한 수요가 갈수록 늘고 있는 만큼 근로자의 숫자도 꾸준히 늘고 있다. 대한항공과 부산광역시는 조만간 현 테크센터 인근 부지에 제2테크센터 건립을 검토할 정도로 테크센터 관련 투자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재춘 항공우주사업본부 사업계획팀장은 “테크센터는 부산 경제를 살리고 대한민국의 항공우주산업 수준을 올려놓은 국가 중추 사업장”이라며 “대한항공 항공우주사업은 앞으로 회사 매출의 8% 안팎을 담당할 정도로 성장세를 꾸준히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정백현 기자 andrew.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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