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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국내영업본부, 10년 만에 강남行···이유는

현대차 국내영업본부, 10년 만에 강남行···이유는

등록 2014.02.26 11:40

수정 2014.02.26 17:22

정백현

  기자

10년 만에 계동 사옥서 대치동으로 이전···‘호랑이’ 수입차 잡으러 ‘호랑이굴’ 강남 직행 결정

현대자동차 국내영업본부가 10년 만에 서울 종로구 계동 사옥을 떠나 강남구 대치동으로 사무실을 옮긴다. 사진은 계동 사옥 전경.현대자동차 국내영업본부가 10년 만에 서울 종로구 계동 사옥을 떠나 강남구 대치동으로 사무실을 옮긴다. 사진은 계동 사옥 전경.

현대자동차의 내수 판매를 총괄하는 국내영업본부가 ‘범 현대가 본산’인 서울 계동 사옥을 떠나 강남으로 이전한다.

26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국내영업본부가 오는 3월 대치동 SK네트웍스 신사옥으로 사무실을 옮긴다. 현대차가 쓰던 자리에는 현대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 등 현대차그룹 건설업 계열사들이 입주할 예정이다.

현대차가 건물 소유주인 이 건물에는 현대차 국내영업본부를 비롯해 현대중공업, HMC투자증권, 현대차 정몽구 재단 등 범 현대가 기업과 단체들이 입주해있다. 보건복지부도 이 건물에 한때 입주했으나 지난해 말 세종시로 이전했다.

현대차 국내영업본부는 창사 이후 여러 번 둥지를 옮겨왔다. 1967년 무교동 사옥에서 사업을 시작한 현대차는 광화문 현대종합빌딩(현 현대해상 광화문빌딩)을 거쳐 지난 1983년 계동 사옥에 입주했다.

17년간 계동 사옥을 지켜온 현대차는 2000년 현대그룹과의 계열 분리에 맞춰 지금의 양재동 사옥으로 둥지를 옮겼다. 국내영업본부도 계동 사옥에서 태평로 신동아화재빌딩(현 한화금융플라자)으로 이전했다.

그러나 2004년 범 현대가 기업의 일부 계열사들이 계동 사옥을 떠나면서 국내영업본부는 4년 만에 다시 계동 사옥으로 돌아왔다. 당시 현대차의 계동 사옥 복귀는 현대가의 장자로서 정통성을 잇겠다는 정몽구 회장의 의지 표현으로 해석됐다.

10년 만에 다시 현대차 국내영업본부가 계동 사옥을 떠나는 것은 이유가 있다. 현대가의 정통성 잇기 작업이 웬만큼 마무리됐기 때문에 이제는 회사의 가치를 높여야 한다는 판단 때문이다. 특히 수입차 브랜드와의 정면 대결 목적이 매우 짙다.

현대차 국내영업본부가 들어설 대치동 신사옥은 강남의 한복판이다. 지하철 2호선 삼성역이 근방에 있고 서울의 대표적 랜드마크인 코엑스가 지척에 있다.

무엇보다 강남은 수입차 시장의 심장과도 같다. 신사옥 바로 건너편에는 BMW 삼성 전시장이 있고 옆으로는 포르쉐 대치센터가 있다. 혼다코리아 본사도 코엑스 사거리 인근에 있고 아우디코리아와 폭스바겐코리아의 본사도 불과 1~2㎞ 안팎에 불과하다.

즉 호랑이를 잡기 위해 호랑이굴로 들어가듯 내수 판매 사령부를 아예 수입차의 메카 지역으로 옮겨 수입차 브랜드와 정면 대결을 펼치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풀이할 수 있다.

아울러 내수 자동차 소비의 심장부인 강남을 점령해 추락한 자존심을 회복하겠다는 뜻으로도 분석할 수 있다.

양재동 현대차 본사는 물론 형제 계열사인 기아차 국내영업본부 압구정동 사옥과의 시너지 효과 창출을 노리기 위해서 사무실을 이전하는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계동 사옥과 양재동 본사의 거리는 약 15㎞ 정도다. 평소 차로 50분 가까이 걸리는 거리다. 그러나 대치동 신사옥과 양재동 본사의 거리는 6㎞ 안팎이다. 압구정동 기아차 사옥과도 가깝고 오랜 공사 끝에 올 상반기 문을 열 도산대로 플래그십 스토어와도 멀지 않다.

이동 시간을 줄이면 줄일수록 경영의 효율성을 증대할 수 있다. 또 시장의 요구 사항과 트렌드에 즉각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능력도 키우게 된다.

자동차업계 한 관계자는 “현대차 국내영업본부의 이전은 그룹 고위층이 줄기차게 강조해 온 수입차와의 비교 우위 표현 전략의 일환으로 보인다”며 “단순히 사옥을 옮기는 것에서 그치지 말고 마케팅의 격을 한 단계 더 올려야 진정한 우위에 오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정백현 기자 andrew.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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