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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 헬기사고 이후 분주했던 10시간

LG전자, 헬기사고 이후 분주했던 10시간

등록 2013.11.16 19:22

수정 2013.11.16 20:09

최원영

  기자

16일 오전 8시 50분경 LG전자 소속의 민간 헬기가 서울 삼성동 아이파크 아파트에 충돌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헬기는 완파됐고 기장 박인규(58)씨와 부기장 고종진(37)씨가 사망했다. 아파트 일부가 파손됐고 아파트 주민 30여명은 인근 호텔로 숙소를 옮겼다.

LG전자는 비상이 걸렸다. 휴일이라 회사내 인력이 없어 사건파악을 위해 애쓰는 모습이 역력했다. 대외창구인 홍보팀에선 오전 10시가 넘어서야 회사로 부랴부랴 출근했고 정확한 내부 회의도 거치지 않은 상태에서 언론에 대응하기 위해 “경황이 없다”는 말만 반복했다.

사건 직후 LG전자측은 “김포공항에서 출발한 헬기는 전주의 칠러(Chiller)공장으로 가는 임직원을 태우기 위해 잠실 선착장으로 가는 중이었다”고 밝혔다. 칠러는 냉수를 이용해 공항이나 쇼핑몰 등 대형시설의 냉·난방을 담당하는 공조시설로, LG전자는 전주에 칠러 생산 공장을 두고 있다.

오전 일부 언론에서는 기상악화에도 무리하게 헬기를 띄운 게 아니냐는 의혹이 일었고, 그 원인을 추적하는 과정에서 구본준 LG전자 부회장이 전북 익산에서 열리는 LG배 한국여자야구대회를 보러가기 위해서라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이에 LG전자는 구 부회장은 헬기사고와는 무관하다고 강하게 부인했다. LG전자 관계자는 “야구대회 폐막식 시간이 오후 4~5시경이라 이렇게 일찍 갈 이유가 없다”면서 “칠러공장을 방문하려던 임직원들을 위한 헬기 운행이었고, 임원은 물론 직원들도 수시로 업무를 위해 헬기를 이용하고 있다”고 못 박았다.

구 부회장은 승용차를 이용해 익산으로 이동할 계획이었지만 사고 소식을 접한 후 여자야구 참관 계획 자체를 취소 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또 LG측은 짙은 안개에도 불구하고 무리하게 비행을 시도하다 사고를 당한 게 아니냐는 주장에 대해 “헬기를 띄우려면 김포공항의 허가를 받아야 하는데 그런 기상조건을 다 감안해 안전한 상황에서만 허가를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상적으로 이륙허가를 받았다는 주장이다.

헬기를 타려던 임원의 신상 파악이 늦어지는 이유에 대해서는 “주말이고 헬기팀에서도 기장과 부기장이 모두 투입됐다가 급작스러운 사고가 발생했기 때문에 혼란스러운 상황”이라고 해명했다.

LG전자는 낮 12시를 넘어 첫 공식입장을 발표했다. LG전자는 먼저 사고 헬기에 탑승했던 기장과 부기장에 깊은 애도를 표하며 유가족과 피해를 입은 아파트 주민들에게도 깊은 위로와 사과의 인사를 전했다.

구체적인 사고 경위를 설명하는 한편 사고 원인파악을 위해 정부에 적극 협력하고 있으며, 사고 수습 및 피해복구에 총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이후 헬기에 타려고 했던 임직원이 구체적으로 누구였느냐는 질문이 계속되자 LG전자측에서는 임직원 3명이 헬기에 탈 계획이었지만 정신적 충격이 커 실명을 거론하긴 곤란한 상황이라고 답변했다.

하지만 오후 3시40분경 보도참고 자료를 내며 당초 3명이었다는 설명과 달리 안승권 LG전자 사장(CTO, 최고기술책임자)를 비롯한 임직원 4명이라고 밝혔다.

일부에선 LG전자가 잡음을 없애고 사건을 축소시키기 위해 안 사장의 탑승계획을 숨기려 했던 게 아니냐는 얘기가 나오기도 했다.

LG전자의 발표 이후 사고로 숨진 박인규 기장의 아들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국회의원인지 확실치 않지만 높은 사람도 같이 타고 내려간다고 들은 것으로 기억한다”며 “아버지는 잠실에 들렀다 전주까지 시간을 맞춰 가려면 시간이 없다고 급하게 나가셨다”고 말했다.

박 기장의 한 지인은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LG전자 헬기는 고가의 장비로 EPGWS와 같은 장비가 설치돼 있을 것”이라며 “EPGWS가 정상 가동했다면 아파트 충돌 사고가 나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기계가 작동하면 아파트 등 건물 근접시 경고음을 내 사고를 미연에 막았을 것이란 주장으로, 기체 결함 의혹을 제기한 것이다.

남상건 LG전자 경영지원부문 부사장은 급하게 비상대책반을 꾸렸다. 비상대책반은 유가족 보상 문제, 사고 원인 협조 등의 업무를 수행하게 된다.

남 부사장은 사고로 숨진 박인규 기장, 고종진 부기장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 아산병원을 찾아 유족들에 위로의 말을 전하고 신속한 보상을 약속했다.

이 자리에서 남 부사장은 “당초 출발 두시간전인 7시경 기장이 날씨를 보고 안개가 있어서 김포에서 출발해야 할지 모른다. 시간이 많이 남아 있기 때문에 날씨를 보고 파악을 하겠다고 보고했다”고 밝혔다.

이어 “8시 경에 (박인규 기장이) 안개가 거치고 있어서 문제가 없다. 출발을 할 수 있다고 보고했다”고 전했다. 덧붙여 “LG전자는 안전을 우선시 하고 있고 실질적으로 안전에 대해 지키고 있고 기장들도 이를 철칙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사고 헬기 기종은 시콜스키 S-76 C++로 LG전자가 보유한 2대 가운데 1대다. LG전자는 이 헬기를 2007년 구입해 비교적 신형으로, LIG손보 상품에 가입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파손된 헬기와 아이파크 및 피해주민들, 승무원들을 모두 포함해 200억원이 넘는 보상금 지급이 이뤄질 전망이다.


최원영 기자 lucas201@

뉴스웨이 최원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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