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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뜰주유소는 어디에···‘무너지는 정유업계’

[MB의 부메랑]알뜰주유소는 어디에···‘무너지는 정유업계’

등록 2013.11.04 08:46

수정 2013.11.04 08:47

최원영

  기자

지난 2011년 MB(이명박 전 대통령)정부가 물가를 잡겠다며 야심차게 내놓은 ‘알뜰주유소’. 다른 정유업체 기름보다 리터당 최대 100원 더 저렴하다고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알뜰주유소를 통한 기름값 경쟁 구조를 만들어 주요 정유업체의 가격인하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예측했다.

하지만 시행 2년째. 알뜰 주유소는 더 이상 알뜰하지 않고 나빠진 기업환경에 정유업계는 영업손실을 줄이는데 전전긍긍하고 있다.

지난 달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새누리당 심재철 의원에 따르면 지난해 알뜰주유소와 전국주유소의 가격차이는 19원이었고 올해에는 불과 4원 더 저렴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당초 100원 더 저렴하다는 전망이 무색한 상황.

특히 고속도로 주유소의 경우 현재까지 92%가 알뜰주유소로 전환을 했지만, 절반 이상이 주변 국도의 일반 주유소보다 기름값이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심 의원은 “알뜰주유소는 정부로부터 세금감면을 받으면서도 일반 주유소와 가격 차가 거의 없어 사실상 소비자를 기만하고 있는 것”이라며 “도로공사는 공동구매와 각종 세금혜택에도 불구하고 가격인하에는 인색한 주유업체에 대한 대책마련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정부가 알뜰주유소를 장려하기 위해 지원하는 세금이 낭비되고 있는 만큼 그 피해는 고스란히 자동차를 운전하지 않는 국민들에게 돌아간다는 부메랑 논리도 고개를 들고 있다.

2011년 정유사들은 치솟는 물가와의 전쟁을 선포한 MB정부의 압박에 못이겨 울며 겨자먹기로 3개월간 기름값을 리터당 100원씩 인하하면서 무려 7000~8000억원의 손실을 입었다. 공정위의 정유업계 때리기에 4000억원이 넘는 과징금을 부과 받기도 했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당시 유가 고공행진과 정제마진 확대로 해외 경쟁사인 엑손모빌 등은 사상 최대 실적으로 투자를 확대해 나가는데 국내 정유사들만 실적이 엉망이 됐다”며 MB정부의 물가잡기 정책을 비판했다. 실적악화로 투자가 지연돼 산업경쟁력이 손상됐다는 얘기다.

게다가 당시 유가가 급락하면서 정유업계들의 수익성 타격이 불가피한 상황으로 이어졌다. 그야말로 기름값이 올라도 걱정, 내려도 걱정인 형국이었다.

대한석유협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GS칼텍스, SK이노베이션, 에쓰오일, 현대오일뱅크 등 정유4사의 평균 영업이익률은 2.2%에 불과했다. 정유부문만 따지면 1.2%다. 지난해에는 무려 4330억원의 적자를 봤다.

지난 3분기 실적도 부진했다. S-OIL은 정유부문에 1686억원 손실을 봤고, 국내 1위 정유업체 SK이노베이션도 133억원 영업이익에 그쳤다. 정유부문의 손실을 화학 등 고부가가치부문이 메우고 있는 상황까지 왔다.

업계 관계자는 “MB정부에서는 한달에 한번씩 기름값 내리기 정책을 내놨었고, 6개 부처가 TF를 구성해 정유업계를 쥐어짰다”고 회고했다. 이어 “이제는 정유업계가 살고 싶어도 중국, 인도 등의 경기침체와 자체정제공장 수립 등으로 세계 정유업계 정제마진이 크게 악화된 상태”라고 밝혔다.

자유경제원 송덕진 실장은 MB정부 유가정책에 대해 “정부가 지나치게 개입한 반시장적 처사였다”고 말했다. 송 실장은 “비싸진 기름값을 수요와 공급의 원칙에 의해 조절되게 유도 했어야 하는데 기업 목을 비틀어 이윤을 내지 못하게 막았다”며 “정유업체들의 시장경쟁력을 떨어뜨리는 일이었다”고 평가했다.

최원영 기자 lucas201@

뉴스웨이 최원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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