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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전등화’ 대규모 개발사업 줄줄이 무산위기

‘풍전등화’ 대규모 개발사업 줄줄이 무산위기

등록 2013.05.24 06:00

성동규

  기자

에잇시티 조감도. 사진=(주)에잇시티 제공에잇시티 조감도. 사진=(주)에잇시티 제공


용산역세권개발 좌초를 신호탄으로 사업비만 조단위에 달하는 대규모 개발사업이 시장 침체등에 발목 잡혀 줄줄이 무산위기에 처했다. 최근 인천 검단2 신도시개발 사업은 백지화됐고 은평뉴타운 알파로스사업과 인천경제자유구역 영종지구 용유·무의도 에잇시티(8city) 사업도 풍전등화의 위기에 놓였다.

◇용산개발 사업 전철 밟는···알파로스 사업

사업비만 1조3000억원에 달하는 알파로스 사업은 서울 은평뉴타운 5만㎡의 중심상업용지에 주상복합, 오피스텔, 호텔, 대형마트 등을 짓는 대규모 개발사업이다.

5년째 지지부진하게 끌어오던 이 사업은 시행사 ‘알파로스’(PFV)가 자금 조달 목적으로 발행한 자산담보부기업어음(ABCP) 1480억원을 이달 말 연장하지 못하면 디폴트(채무불이행) 상태에 빠질 처지에 놓였다.

최근 열린 주주총회에서 토지주인 SH공사가 제시한 토지비 납부조건 완화와 주거비율 확대 등을 주요 내용으로 사업계획 변경안에 대해 출자사들이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건설 투자자들은 동의 의사를 표했지만 사업성이 떨어진다며 재무 투자자들이 반대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당장 오는 31일 만기인 ABCP(자산유동화기업어음) 1480억원에 대해 SH공사가 연장하지 않으면 청산절차가 진행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알파로스 민간 출자사들이 이달 말 전 주주총회를 다시 열어 사업계획 변경안에 동의한다면 사업을 계속 추진할 수 있지만 사업 무산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대다수의 시각이다.

지난 3월 용산개발 사업 시행사였던 ‘드림허브’(PFV)가 ABCP이자 52억원을 갚지 못해 디폴트에 빠진 후 끝내 출사들간 이견을 좁히지 못해 결국 삽한번 뜨지 못하고 좌초했던 수순을 그대로 밟고 있다.

◇악몽으로 변한 세계 최대 관광복합도시의 꿈

에잇시티는 인천 영종도 용유무 지역에 2030년까지 여의도 27배 규모 복합리조트, 호텔, F1경기장 등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단일 프로젝트 사상 최대 규모인 317조원이 투입된다.

최근 한숨 돌리긴 했지만 이 사업 역시 미래가 불투명 하기는 마찬가지다. 사업시행예정자인 (주)에잇시티는 지난해 연말까지 500억원을 증자키로 했으나 한푼도 모으지 못했고 지난 10일까지 증자 기한을 연장했으나 자본금 마련에 실패했다.

인천시는 지난 15일 에잇시티가 사업권을 확보하기 위한 자본금 증자 기한을 오는 6월 말까지 연장해주기로 결정해 논란이 일었다. 기한 연장이 이번으로 벌써 네 번째다.

송영길 인천시장이 지난 14일 ㈜에잇시티의 최대 주주 캠핀스키 그룹 레또 위트워 회장을 만나 자본금 400억원을 모두 자신이 출자한 캠핀스키그룹의 자회사 케이아이 코퍼레이션이 모두 마련키로 합의했다.

먼저 400억원을 무사히 출자한다면 인천도시공사가 출자한 100억원을 합해 사업자 지위를 확보한 뒤 7월 30일까지 보상 절차를 진행하고 올해 말까지 1조1000억원을 보상해야 한다.

만약 에잇시티가 기한 내 증자에 실패하고 보상절차에 착수하지 않으면 사업 기본협약을 해지하고 법적 소송을 포함해 어떤 이의도 제기하지 않기로 협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2년이 다 되도록 사업에 필요한 재원 조차 마련되지 않자 해당 지역 주민들은 다시 기약 없이 계속될 재산권 제한에 망연자실한 분위기다.

◇“불황으로 바뀐 시장 판도에 대응 못해”

대규모 건설사업이 최근 잇따라 제동이 걸린 가장 큰 이유에 대해 전문가들은 수요 변화에 대응하지 못하는 구조적인 한계를 지적했다.

부동산 활황기 때 장밋빛 미래만을 점치고 초고층빌딩과 대규모 상업시설 개발을 진행했다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부동산 경기가 급속도로 얼어붙으면서 시장의 판도가 뒤바꿨지만 수요가 떨어지는 기존 사업계획을 고수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는 사업성 부재로 이어져 특히 많은 이해관계가 얽혀있는 대규모 사업의 원활한 사업 추진을 어렵게 만드는 주요요인으로 작용한다는 것이다.

최원철 한양대 건축공학과 겸임교수는 “근본적인 개발사업 패러다임 바꿔야한다. 실질적인 수요에 맞춰 사업계획을 변경하지 않는다면 사업성이 떨어지는 것은 당연하다”면서 “사업 계획을 장기적으로 다시 세울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성동규 기자 sdk@

뉴스웨이 성동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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