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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결한 넛지의 힘 ‘심플러’

간결한 넛지의 힘 ‘심플러’

등록 2014.01.02 11:02

김선민

  기자

간결한 넛지의 힘 ‘심플러’ 기사의 사진

옆구리를 슬쩍 찔러주는 것만으로도 원하는 방향으로 유도할 수 있는 ‘넛지’의 효과는 어느덧 우리의 일상생활 곳곳에서 실감할 수 있다. 정부와 기업에서는 ‘넛지’를 적절하게 설계하여 적지 않은 성과를 거두고 있다. 정보 공개, 디폴트 규칙들, 규제의 단순화 등을 통해 적은 비용으로 편익을 늘려가면서도 사람들에게 선택의 자유를 보장하는 방식으로 사회 문제를 해결하거나 조직의 목표를 달성하고 있는 것이다.

선스타인은 이번 책에서 넛지의 속성과 설계 원리를 좀 더 집중적으로 소개한다.

저자가 강조하는 넛지의 원리는 단순화다. 복잡하고 딱딱하게 얽혀 있는 것을 풀어내 단순화시키는데 넛지의 독특한 매력이 있다. 누구에게도 강요하지 않으면서 사람들이 자유롭고 자발적으로, 직관적이면서 자동적으로 좋은 것을 선택하도록 돕는 것이다.

단순화는 전 세계적으로 아주 중요하다. 현재와 같이 복잡하고 쉽게 이해하기 힘든 시스템으로는 미래의 발전을 기대할 수 없기 때문이다. 단순하면서 간결하고 창의적인 ‘넛지’들은 사람들이 더 오래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누리도록 할 수 있다. 우리 모두 그 일에 나서야 한다고 저자는 말한다. 이 책의 제목이 ‘넛지’의 메시지를 더 분명하게 표현하는 ‘심플러’인 까닭이다.

실제로 사람들은 어떻게 생각하고 행동하는가. 그러한 관찰을 통해 우리는 무엇을 발견할 수 있는가. 그런 발견들은 과학적으로 증명 가능하고 논리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영역인가. 또는 사회적 제도나 경제 활동에 응용할 수 있는 것인가. 이러한 의문 속에서 ‘넛지’라는 용어가 만들어졌고 전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졌다. 행동경제학 관련 분야의 연구도 활기를 띠고 있으며 이미 세계 각국에서 적극적으로 ‘넛지’를 활용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정부 정책과 사회 공익적 요소, 디자인, 마케팅, 광고 등에 ‘넛지’가 활용되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걸음마 수준에 머물고 있다. 선택의 폭이 더 넓어지고, 사람들의 마음을 붙잡기가 더 까다롭고 복잡해질수록 ‘넛지’는 더욱 큰 힘을 발휘할 수 있다. 최근에는 자동차업계나 아파트 분양시장 등에서도 넛지 마케팅을 도입해 고객의 호응을 이끌어내고 있다.

넛지의 중요성과 그 원리를 다시 한 번 풀어쓴 책이지만 그 단순화시키는 과정은 사실 만만치 않다. 정책과 규제의 비용과 편익을 분석할 때 인간의 존엄성과 평등, 공정성, 분배처럼 돈으로 따지기 어려운 가치들은 어떻게 반영할 것인지도 문제다. 또 복지정책과 관련, 다섯 살 아이의 생명을 지키는 정책과 80대 노인의 생명을 몇 달 더 연장하는 정책을 저울질해야 할 때, 부자와 가난한 사람들의 편익과 비용을 어떻게 나누어야 할지 정책결정자들이 고민해야 할 것들이다.

선스타인의 통찰은 특히 경제상황이 어려운 현 시점에 빛을 발한다. 적은 비용으로 더 큰 편익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개인도 스스로 선택설계자가 될 수 있다. 자신의 행동방식을 파악해 삶을 건강하고 행복하게 만드는 ‘넛지’를 그 속에 슬쩍 끼워넣으면 된다.

이처럼 넛지는 우리 삶에 작은 혁명들을 촉진한다. 불필요한 복잡성을 줄이고 단순함의 미를 추구하는 넛지. 오늘날처럼 복잡다단한 세상을 살고 있는 당신에게 필요한 말은 이것이다. ‘넛지하라!’


김선민 기자 minibab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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