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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증권 정진석 사장, “결단 촉구” 압박 거세

동양증권 정진석 사장, “결단 촉구” 압박 거세

등록 2013.10.25 14:23

수정 2013.10.28 11:10

박지은

  기자

피해자·주주·직원들 모두에게 신뢰 잃어 전문가 “동양증권 이대로 두면 사장된다”리더십 갖춘 인물에게 문제 해결 맡겨야

정진석 동양증권 사장정진석 동양증권 사장


‘동양 사태’후폭풍에 동양증권이 몸살을 앓고 있다. 특히 도덕적 흠결 등으로 논란에 선 정진석 동양증권 사장이 특단의 결정을 내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안팎으로 거세다.

채권단이 투자금 회수를 위해 동양증권을 매각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조직 안팎의 신뢰를 상실한 정 사장의 자리 지키기가 정상화를 어렵게 한다는 비판도 나온다.

◇ 정 사장, ‘모르쇠’로 책임 회피
정 사장은 지난 17~18일 진행된 국정감사에서 ‘재무구조 개선에 실패할지 몰랐다’며 책임을 회피했다. 그러나 회사 내부는 물론이고 동양증권에 투자한 개인주주까지 정 사장의 결백을 믿을 수 없다는 분위기여서 논란이 일고 있다.

24일 금융감독원 공시에 따르면 정 사장은 현재 동양증권 대표이사로 이사회에서 경영위원회와 리스크관리위원의 직책을 맡고 있다.

정 사장은 경영위원회에서 조태준 이사와 함께 지배인 선임 및 해임, 지점·출장소 등 설치 등에 대한 권한과 회사 전체의 위험관리에 관한 정책 수립 및 위험관리 업무 감독 업무를 하고 있다.

이 때문에 동양증권이 인수한 채권 등 발행사인 동양 계열사들이 재무적으로 불안하다는 것을 몰랐다는 주장은 다소 억지라는 게 업계의 일반적인 시각이다.

더욱이 정 사장은 동양증권 사장으로 선임되기 전 계열사인 동양자산운용사 대표이사였으며, 지난 2007년부터 2011년까지 동양그룹 전략기획본부장으로 그룹 부사장 자리까지 올랐던 인물이다.

때문에 재무구조 개선이 실패할지 몰랐다고 해도 정 사장은 업무상 배임죄에서 벗어나기 어려워 보인다.

실제 정 사장은 동양사태가 벌어지기 두 달 전인 7월과 8월에도 동양에서 발행한 채권 875억원어치를 인수했고, 법정관리 직전 회사채·CP 판매를 독려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지난 7일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이와 같은 혐의로 검찰에 현재현 회장과 함께 정 사장을 고발했다. 고발 이유에 대해 경실련은 “현재현 회장과의 공모 가능성 혐의가 있다”고 밝혔다.

◇ 안팎에서 신뢰 상실..조직 위계질서 붕괴
정 사장의 신뢰가 바닥으로 떨어진 것은 내부에서도 감지된다. 비난의 화살이 직원들에게 직접 향하자, 회사를 믿고 판매에 나선 이들은 당혹감과 함께 회사를 불신하기에 이른 것.

한 동양증권 지점 관계자는 “피해자들이 직원들을 사기꾼으로 몰아세워 당혹스럽다”며 “회사 말만 믿고 팔았는데 직원들만 책임지게 생겼다”고 토로했다.

특히 조직이 와해 직전이라는 이야기도 흘러나온다. 일부 직원들은 피해자들의 항의가 거세지자 휴가를 내고 잠적한 것으로 전해진다.

또 불완전판매와 관련해 회사가 구상권을 청구할 수 있다는 불안감에 이직할 수 있어도 움직이지 않는 직원도 있다는 후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피해자들이 동양증권 정상화를 내세우며 직원들에게 자진 퇴사를 요구, 일각에서는 조직 붕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타난다.

피해자 관련 한 카페 회원은 “영업지점 운영비와 직원 고용비 등을 최대한 줄여야 한다”며 “피해자들을 모아 동양증권 노조에 ‘자진 퇴사’를 요청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동양증권 노조 측은 회사채·CP 사기 판매와 관련한 정 사장의 혐의가 드러나면 언제든지 고소할 뜻을 내비쳤다.

김현민 동양증권 노조 부위원장은 “지난 8일 고소장에는 정 사장이 피고소인으로 빠져있지만 법정관리를 알았다는 증거가 나오면 포함해 고소할 방침”이라며 “현재까지는 정확한 증거가 나오지 않아 고소하지 못 하는 상태”라고 전했다.

지난 7일 사임한 최인호 동양증권 노조위원장 역시 “노조위원장으로 책임을 다하지 못한 부분을 통감하며 석고대죄하는 심정으로 사임한다”며 “정 사장도 책임을 통감한다면 현재현 회장을 위한 비서 노릇을 멈추고 고객과 임직원을 위해 즉시 사임하라”고 촉구했다.

◇ 매각 가능성 고조···‘정 사장 리스크’ 커지나
동양 계열사들이 법정관리에 들어가면서 채권단이 동양그룹이 보유한 동양증권 지분을 매각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그러나 이번 사태로 빠져나간 자산과 불완전판매라는 요인이 가치를 낮춰 이대로 대책 없이 뒀다간 동양증권이 시장에서 사장되리라는 우려가 크다.

서영수 키움증권 연구원은 “지금 상태로 동양증권을 놔둔다면 사실 증권사의 기능을 잃을 가능성이 높다”며 “동양증권 인수를 원활하게 진행하기 위한 일정한 조치가 나와야 한다”고 지적했다.

문제는 경영권이다. 현재 경영 전반에 대한 영향을 미치는 동양증권 이사회는 현 회장이 의장으로 있고 정 사장이 이사로 활동 중이다.

신뢰를 잃은 경영진이 회사를 정상화시켜놓을지 의문을 제기하는 건 지극히 당연한 결과라는게 시장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동양에 투자한 한 소액주주는 “이렇게 내버려뒀다간 주식이 휴지가 될 것 같다”며 “경영진의 적극적인 회사 정상화가 필요한 시점인데 직원들조차 사장을 못 믿는 마당에 제대로 되겠느냐”고 질타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회사 안팎에서는 정 사장이 임시 이사회를 열어 동양사태와 관계되는 이들을 배제하고 새로운 경영자를 선임해야 한다는 나온다.

회사를 살리기 위해서는 정 사장이 자리에 연연해서는 안 된다는 의견도 있다. 리더십 있는 인물을 영입해 흔들리는 조직을 추스르고 문제 해결에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기업지배구조원 송민경 박사는 “일반적으로 경영진이나 이사회가 배임 등의 사건으로 신뢰를 잃게 되면 회사를 운영하는데 막대한 어려움이 생기게 된다”며 “사퇴로써 이에 대한 책임을 완벽하게 면할 수는 없지만 어떤 방식으로든 경영진은 피해에 대한 책임을 다해야한다”고 말했다.

박지은 기자 pje88@

뉴스웨이 박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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