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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익편취 규제' 대상된 제일패션리테일···삼성물산, 지분 정리 언제?

'사익편취 규제' 대상된 제일패션리테일···삼성물산, 지분 정리 언제?

등록 2022.05.17 09:05

천진영

  기자

에잇세컨즈 연계 제일패션리테일, 삼성물산 의존도 100% 오프라인 매장 인력 지원, SPA 브랜드 특성상 기민한 대응 일감 몰아주기 규제망 골칫거리, 삼성물산이 지분 50% 이하로 삼성물산 패션 "인력 운영 자회사, 지적 받은 여타 기업과 달라"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삼성물산 자회사인 제일패션리테일이 공정거래위원회의 사익편취(일감 몰아주기) 규제망에 걸린 가운데 향후 지분 향방에 관심이 쏠린다. 총 매출 규모는 300억원 미만으로 규제대상 자회사 대비 크지 않지만 매출 전액이 내부거래를 통해 발생하는 구조다. 인력 지원사업을 영위하는 곳인 만큼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일반적 사익편취 개념과는 다소 거리가 멀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제일패션리테일의 지난해 매출액은 284억원으로 전년(223억원) 대비 27.4%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53억원, 당기순이익 49억원으로 모두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2011년 설립된 제일패션리테일은 삼성물산 패션부문 브랜드 리테일에 근무할 인재를 채용해 리테일 판매, 관리 등 글로벌 세일즈 전문가로 양성하는 기업이다. SPA 브랜드 에잇세컨즈(8SECONDS)의 오프라인 매장 인력이 대상이다. 2016년 4월 삼성물산에 콜롬보 브랜드 사업부문을 영업 양도하면서 현재의 사명으로 명패를 고쳐 달았았고, 삼성물산이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에 대한 영업 의존도가 절대적인 점은 주목할 만한 대목이다. 제일패션리테일의 총 매출이 삼성물산으로부터 발생하며 내부거래 비중은 100%다. 지난해 실적 개선도 패션부문의 성장세와 무관치 않다. 작년 패션부문 매출은 1조767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4% 증가했으며, 영업이익은 1000억원을 돌파해 사상 최대 성적을 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 관계자는 "해외 신(新)명품, 온라인 채널 강화가 실적 향상의 견인차 역할을 했으며 특히 패션·라이프스타일 전문몰 SSF샵에서 에잇세컨즈의 비중이 높은 편"이라며 "10대부터 30대까지 젊은 고객층에서 에잇세컨즈 브랜드를 많이 선호하다 보니 온·오프라인 채널 매출이 동반 상승했으며, 인력관리 비용이나 이익 등이 반영되는 제일패션리테일도 영향이 없지 않다"고 전했다.

SPA 브랜드 운영 특성상 상품 제작, 인력 소싱 등 다양한 측면에서 기민한 대응이 요구된다. 제일패션리테일을 통해 전문인력을 지원하면서 운영 효율화에 나선 배경이다. 경영 차원에서 올바른 판단으로 결론 내렸기에 이러한 사업구조가 지속됐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그러나 작년 말 개정 공정거래법 시행으로 일감 몰아주기 규제 리스트에 포함된 것은 부담 요인이다.

공정위 '대기업집단 계열회사 변동 현황'(1월5일 기준)에 따르면 삼성물산이 총수 일가 지분율 20% 이상 기준에 적용됐고 삼성웰스토리, 삼우종합건축사사무소, 서울레이크사이드, 제일패션리테일 등이 50% 초과 지분 자회사로 분류됐다.

새 공정거래법에 따라 사익편취 규제대상은 총수 일가 지분율이 20% 이상인 회사와 이들이 지분을 50% 넘게 보유한 자회사로 확대됐다. 과거에는 총수일가 지분율이 30% 이상인 상장사, 20% 이상 비상장사를 대상으로 했다.

해당 규제가 일감 몰아주기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만큼 삼성그룹 계열과 내부거래가 많은 자회사일수록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이들 기업 중 내부거래 비중이 가장 높은 곳은 제일패션리테일이다. 지난해 284억원의 매출 전액이 삼성물산에서 발생했다. 이어 삼우종합건축사사무소(작년 매출 2313억원·내부거래 비중 70.3%), 삼성웰스토리(2조643억원·40.2%), 서울레이크사이드(571억원·0.03%) 순이다.

내부거래 자체가 무조건 규제 대상이라고 말할 순 없지만, 규제를 원천 차단하기 위해선 지분 정리가 필요하다는 해석에 힘이 실린다. 효율성·보안성·긴급성 등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내부 거래일 경우 예외를 적용할 수 있는 조항도 있다. 그러나 엄격한 조건이 부여되는 탓에 실제 적용받기 쉽지 않다는 의견이 나온다.

삼성물산 패션부문 관계자는 "제일패션리테일은 인력을 운영하는 자회사로서 공정위에서 지적하는 일감 몰아주기와는 결이 다르다"며 "(삼성물산에서)직접 인력을 운영할 수 있겠지만, 현 체제로 효율화를 이끌어 냈기에 이러한 운영방식이 유지되는 것"이라고 밝혔다.

뉴스웨이 천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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