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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자 9배 불어난 일동홀딩스...주가는 12일 만에 150% 급등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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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자 9배 불어난 일동홀딩스...주가는 12일 만에 150% 급등 왜?

등록 2022.04.22 16:29

박경보

  기자

코로나19 경구용 치료제 상용화 임박 기대감 반영치료제 공급난 지속···국내만 매출 1500억원 가능임산부 안전성 문제는 부담···사측 "문제없다" 일축 4년 연속 적자에 재무구조 악화···세무조사도 '악재'

적자 9배 불어난 일동홀딩스...주가는 12일 만에 150% 급등 왜? 기사의 사진

연간 적자가 1년 만에 9배나 불어난 일동홀딩스가 이달 들어 150% 가까이 급등하며 주목받고 있다. 일동제약이 개발 중인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치료제가 일본에서 상용화될 거란 기대감이 반영된 결과다. 하지만 일동홀딩스는 최근 4년 연속 적자를 이어가고 있는데다 특별 세무조사까지 받고 있어 변동성에 유의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일동홀딩스는 지난 21일 전 거래일 대비 0.78% 오른 5만16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일동홀딩스는 최근 12거래일 간 하루 빼고 모두 상승 마감하면서 22일 투자경고종목에 지정됐다. 이 기간 일동홀딩스의 주가 상승률은 무려 146.3%에 달한다.

일동홀딩스는 올해 초까지 1만원 초반대에서 횡보했지만 3월말 2만원을 돌파하며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지난 18일엔 4만원을 뚫더니 하루 만에 5만1000원대에 진입하며 단기 급등세를 이어갔다.

일동홀딩스의 주가가 갑자기 오른 건 자회사 일동제약이 개발 중인 코로나19 경구용 치료제에 대한 기대감 때문이다. 현재 일동제약은 일본 시오노기제약과 공동으로 코로나19 치료제 후보물질 'S-217622'를 개발하고 있다. 이 치료제는 올해 상반기 안에 일본에서 긴급사용을 획득해 상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셀트리온이 코로나19 항체 치료제인 '렉키로나주'를 선보였지만 국산 경구용 치료제는 아직 없는 상태다. 현재 코로나19를 적응증으로 승인받은 경구용 치료제는 화이자의 '팍스로비드'와 머크의 '라게브리오' 뿐이다.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정점을 지났고 거리두기도 모두 해제된 만큼 향후 치료제의 수요는 더욱 증가할 전망이다. 경구용 치료제는 주사 형태의 항체 치료제 보다 가격이 비싸고 치료기간이 길지만 비교적 간편하다는 장점이 있다. 우리 정부도 렉키로나 대신 수입산 경구용 치료제를 적극 도입하고 있는 상황이다.

김형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가 지속되는 리오프닝 상황에서 코로나 19 치료제는 필수품"이라며 "복용편의성을 가진 일동제약의 코로나19 치료제가 규제당국의 승인을 얻어 저렴한 가격으로 출시된다면 매력적인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국내에선 코로나19 확진자 급증과 병용금지 성분 탓에 경구용 치료제의 처방이 제한적인 상황이다. 한화투자증권은 일동제약이 경쟁사보다 저렴한 30만원에 50만명분의 코로나19 치료제를 판매한다면 1500억원에 달하는 매출을 낼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일동제약의 코로나19 치료제의 상용화 가능성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린다. 통상 임상시험 약물이 의약품으로 최종 허가 받을 확률은 통계적으로 약 10% 수준에 불과하다. 게다가 일본 현지에서는 'S-217622'의 비임상 시험에서의 부작용(태아 기형) 문제가 제기되면서 처방대상이 제한될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다만 시오노기제약은 "해당 비임상 시험은 동물을 통해 나온 결과라 사람에겐 영향이 없다"며 부작용 의혹을 일축했다. 이 시험결과는 지난 2월 25일에 제출한 승인 신청 자료에도 포함돼 있는 만큼 조건부 긴급승인에는 영향이 없다는 입장이다.

앞서 머크는 관절염 진통제를 상용화 했다가 부작용에 따른 집단소송으로 자진회수하며 논란을 일으켰었다. 코로나19 경구용 치료제에서도 이 같은 사례가 재현된다면 일동홀딩스를 비롯한 경구용 치료제 관련주들은 상당한 타격을 입을 수 있다.

만약 일동제약이 안정성 문제에 부딪혀 코로나19 치료제 상용화에 실패한다면 주가도 제자리로 돌아올 가능성이 높다. 한껏 부풀려진 기업가치를 정당화하기엔 펀더멘털이 약하다는 게 시장의 평가다.

일동홀딩스는 지난 2016년 인적·물적 분할에 따라 투자, 브랜드수수료, 경영자문수수료, 임대수익 등 지주사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아로나민 골드'로 유명한 일동제약을 거느리고 있지만 일동생활건강, 일동히알테크, 일동바이오사이언스 등 자회사들이 적자에 허덕이고 있는 상황이다.

일동홀딩스는 지난해 매출액(연결기준) 5924억원, 영업손실 828억원을 기록했다. 2018년부터 4년 연속 적자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일동홀딩스는 1년 만에 적자 폭을 801.0%나 늘렸다. 일동홀딩스의 수익성 급감은 일동제약을 비롯한 자회사의 R&D(연구개발) 비용 증가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투자를 늘렸지만 제대로 수익을 내지 못하고 있는 탓에 재무구조 역시 악화되고 있다. 전체 자산 9208억원(지난해 말 기준) 가운데 부채는 7374억원에 달한다. 영업활동과 재무활동 현금흐름도 각각 -305억원, -489억원을 기록하며 돈줄이 꽉 막힌 상태다.

여기에다 국세청 조사4국이 최근 일동제약에 대한 특별 세무조사에 착수한 것도 부담이다. 조사4국은 기업의 탈세와 비자금 조성, 횡령 및 배임 등을 들여다보는 부서다. 이번 조사의 목적은 확인되지 않았지만 일동홀딩스의 최대주주인 씨엠제이씨가 철퇴를 맞는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결국 향후 주가의 향방은 코로나19 치료제 상용화 여부가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하태기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현재 주가에는 코로나치료제에 대한 기대감이 많이 반영돼 있다고 판단된다"며 "코로나치료제 개발에 성공할 경우 추가적인 주가 상승 여지가 크지만 임상데이터가 좋지않아 개발에 실패할 경우 주가는 크게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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