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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ESG 모범생과 주주총회

등록 2022.01.24 11:14

이지숙

  기자

reporter
새해가 시작되며 1분기 최대 이벤트인 주주총회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매년 주주총회를 통해 기업 내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이사회 구성원이 결정되기 때문이다.

올해 재계의 시선은 최태원 회장의 사내이사 재선임을 앞둔 SK에 쏠릴 예정이다.

최 회장은 지난 2016년, 2019년 사내이사 선임 당시 국민연금 등 일부 기관투자자의 반대표를 받은 바 있다.

특히 SK 입장에서는 주요 주주 중 하나인 국민연금의 반대표가 부담스러울 수 밖에 없다. 국민연금은 SK 지분 8.02%를 보유해 최 회장 다음으로 많은 지분을 갖고 있다.

국민연금은 과거 최 회장의 사내이사 선임 반대 이유로 ‘기업가치 훼손 내지 주주권익 침해 이력’을 언급했다. 최 회장이 2013년 1월 회삿돈 횡령으로 구속된 뒤 복역하다 2015년 8·15 특별사면으로 가석방됐기 때문이다.

한국기업지배구조원 의결권정보광장에 따르면 2016년 최 회장의 등기이사 복귀 당시 63개 기관투자자 중 절반에 달하는 35곳이 반대표를 던졌다. 세계적인 의결권 자문기구인 ISS도 외국인 주주들에게 최 회장의 등기이사 선임 건에 반대할 것을 권고한 것으로 알려지며 주목 받았다.

3년 전인 2019년에는 2016년 대비 줄어든 40곳 중 10곳이 최 회장의 사내이사 선임을 반대했다.

이에 따라 올해 주주총회에서도 국민연금과 기관투자자들이 어떤 선택을 내릴지 주목된다. 3년간 최 회장의 남달랐던 행보가 기관투자자의 선택에 영향을 줄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최 회장은 지난 몇 년간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에 목소리를 높이며 재계 ‘ESG 모범생’으로 거듭났다. 탄소감축의 중요성에 대해 연일 강조하고 있으며 SK그룹 지배구조 개선에도 힘을 쏟았다.

최 회장은 이사회 독립성을 강화하기 위해 2019년부터 SK 이사회 의장에서 물러났으며 후임 이사회 의장에는 사외이사가 선임됐다.

이후 이사회 독립성을 지속 강화한 결과 작년 말 기준 증시에 상장된 SK그룹 10개 계열사 이사회의 사외이사 비중은 60%에 가깝고, 그중 7개사는 사외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다.

최 회장은 지배구조 선진화를 위해 지난해부터 SK그룹 각 계열사 CEO 평가·보상 권한 또한 이사회에 부여했다.

탄소감축과 관련해서도 SK그룹은 2030년 기준 세계 탄소 감축 목표량(210억톤)의 1% 규모인 탄소 2억톤을 감축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하지만 이 같은 노력이 최 회장에 대한 평가에 얼마나 반영될지는 아직 미지수다.

2019년 당시 우리자산운용은 최 회장이 횡령 및 배임죄로 징역 4년형을 확정 받고 2015년 8월 14일 특별사면 및 복권 받았으나 사면이 무죄임을 의미하지 않는다면 반대표를 던졌다.

반대로 NH아문디자산운용은 과거 유죄판결을 받았으나 독립적인 지배구조 구축을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고 적극적인 M&A 등으로 주주가치 향상에 기여하고 있는 점을 더 크게 평가했다.

최 회장의 지난 3년은 반대표를 던진 10개 기관투자자들의 생각을 바꿀 수 있을까. SK의 주주총회가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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