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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빌리티 플랫폼이냐 단순 렌터카냐···쏘카 향한 두 가지 시선

모빌리티 플랫폼이냐 단순 렌터카냐···쏘카 향한 두 가지 시선

등록 2022.01.22 07:01

박경보

  기자

[집중 분석, 2022 IPO 대어 ⑪·끝]‘타다’ 대신 자율주행 기술 집중하는 카셰어링 선두주자초고속 성장 힘입어 국내 업계 최초 ‘유니콘 기업’ 등극타다 팔고 수익성 개선 뚜렷···라이드플럭스와 협업 확대주력사업은 여전히 차량대여···롯데렌탈 흥행 실패 ‘부담’자율주행 서비스 고도화가 평가 변수···“잠재성은 충분”

모빌리티 플랫폼이냐 단순 렌터카냐···쏘카 향한 두 가지 시선 기사의 사진

자율주행 서비스를 중심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 중인 쏘카가 올해 기업공개(IPO)를 추진한다. ‘타다’ 매각 후 회사 실적을 흑자로 전환하며 몸값을 끌어올리고 있는 쏘카는 단순 카셰어링이 아닌 모빌리티 플랫폼으로서 기업가치를 평가 받겠다는 방침이다. 다만 일각에선 주력인 렌터카 사업에 혁신성이 가려져 있어 롯데렌털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쏘카는 지난 5일 유가증권시장본부에 주권 상장예비심사 신청서를 제출했다. 상장예비심사는 거래소가 경영 안정성, 투명성, 투자자 보호 등 상장사로서 자격을 갖췄는지 평가하는 단계다. 통상 1~2개월 가량 소요되는 상장예비심사를 통과하면 올해 상반기 안에 코스피 시장에 상장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2011년 10월에 설립된 쏘카는 국내 최대 규모의 ‘카셰어링(차량공유)’ 서비스 기업이다. 쏘카의 카셰어링 서비스는 원하는 곳에서 원하는 시간만큼만 자동차를 빌려 쓸 수 있어 기존 렌터카 업체들과 차별화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제주도에서 차량 100대로 서비스를 시작한 쏘카는 2020년 업계 최초로 누적 가입자 수 600만 명을 돌파하며 빠르게 성장해 왔다.

쏘카는 날짜 단위로 대여계약을 맺는 기존 렌터카와 달리 최소 30분부터 10분 단위로 이용할 수 있다. 차량 반납 시 주유는 주행거리에 따라 자동 계산되고 쏘카존 어디에서든 시간과 관계없이 대여‧반납이 가능하다는 것도 차별점으로 꼽힌다.

현재 쏘카 가입자 수는 약 750만 명으로 국내 운전면허 보유자(3000만명) 5명 가운데 1명은 쏘카의 고객이다. 전국 110곳의 도시에서 총 1만4000여 대에 달하는 쏘카 차량이 운행되고 있고 차량이 주차된 ‘쏘카존’도 4000여 곳에 이른다.

특히 코로나19 확산 이후 비대면 문화가 확산된 것도 쏘카의 급격한 성장을 견인했다. 그간 렌터카를 이용하려면 직접 업체에 방문해 계약서를 작성해야 했지만 쏘카는 스마트폰 앱으로 간단히 비대면 예약할 수 있고 ‘키’를 수령할 필요도 없다.

특히 쏘카는 1조원 이상의 기업 가치를 인정받으며 모빌리티 업계 최초의 ‘유니콘 기업’이 됐다. SK그룹과 에스지프라이빗에쿼티(SG PE) 등 국내외 기업들로부터 약 3000억원 이상의 투자를 유치한 쏘카는 국내 12번째로 유니콘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카셰어링 업계 1위를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있는 쏘카는 두드러진 실적 개선세를 보이고 있다. 2015년 486억원에 불과했던 매출액(연결기준)은 5년 만에 5배 넘게 성장했고, 가입자 역시 2012년 3000명에서 700만명으로 급증했다.

2020년 매출액 2637억원, 영업손실 430억원을 기록했던 쏘카는 1년 만에 적자를 큰 폭으로 줄였다. 지난해 3분기까지 185억원의 누적 영업손실을 내긴 했지만, 3분기만 놓고 보면 2020년 4분기 이후 3분기 만에 흑자 전환했고 매출액도 전년 동기 대비 44%나 증가했다.

‘타다’의 운영사인 VCNC가 종속기업에서 관계기업으로 바뀐 점도 쏘카의 수익성 개선에 영향을 미쳤다. 토스 운영사 비바리퍼블리카가 지난해 10월 VCNC의 지분 60%를 가져가면서 쏘카는 VCNC의 최대주주 자리에서 내려온 상태다. VCNC의 2020년 당기순손실은 112억원으로, 적자 규모가 상당한 편이다.

쏘카는 기존 카셰어링 사업을 넘어 ‘모빌리티 플랫폼’으로 거듭나기 위한 신규 자금이 조달하고자 상장에 나서고 있다. 쏘카는 소유 기반의 모빌리티 생태계를 공유 경제 중심의 생태계로 전환시켜 이동 수단의 사회적 효용을 극대화시킨다는 방침이다.

박재욱 쏘카 대표는 지난해 말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쏘카 앱을 카셰어링뿐 아니라 전기자전거·철도 등 목적지 이동에 필요한 모든 이동수단을 원스톱으로 예약하고 주차나 숙박 등 이동 전후로 필요한 서비스도 함께 제공하는 슈퍼 앱으로 만들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앞서 지난해 12월 쏘카는 2018년 설립 직후 투자했던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스타트업인 라이드플럭스에 추가 투자를 단행했다. 또 주차 플랫폼 ‘모두의 주차장’을 운영하는 모두컴퍼니와 공유 전기자전거 업체 ‘일레클’의 운영사인 나인투원를 잇따라 인수하기도 했다.

일단 시장에선 쏘카의 성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젊은층을 중심으로 차를 구입하지 않는 경향이 확산되고 있고, 법인차량을 카셰어링으로 운영하려는 기업들도 꾸준히 늘고 있어서다. 특히 경쟁사인 ‘딜카’를 인수한 카카오모빌리티가 골목상권 침해 문제로 발목이 잡힌 것도 호재로 꼽힌다. 급증한 차량으로 인한 주차난과 대기오염 등 환경문제 등도 쏘카에 긍정적이다.

금융투자업계는 2025년 전후로 예상되는 자율주행 기술 대중화에 힘입어 무인 모빌리티 산업이 본격 성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글로벌 모빌리티 시장의 잠재 규모 약 5조달러(약 6000조원)로, 글로벌 완성차 시장 규모인 3조8000억달러(약 4532조원)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특히 모빌리티 플랫폼 업체들이 완성차 업체와의 차량 공유 패권경쟁에서 승리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강성진 KB증권 연구원은 “모빌리티 서비스가 아직 대중화되지 않은 이유는 핵심 기술인 자율주행 기술이 완성되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자율주행이 안전과 비용절감을 동시에 달성하게 된다면 차량 이용 행태가 구매에서 공유로 급격히 전환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자동차 업체들은 개별 소비자들보다 강력한 협상력을 가진 모빌리티 업체를 고객으로 맞이할 것”이라며 “소비자들의 다양한 니즈를 맞춰주는 역할도 자동차 제조사에서 모빌리티 서비스 업체로 넘어갈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쏘카는 기업가치 산정을 위해 우버, 리프트 등 글로벌 라이드헤일링 업체와 비교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쏘카가 차량 대여업이 아닌 ‘모빌리티 플랫폼’으로 평가받을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시각이 엇갈리고 있다. 혁신 플랫폼으로 평가받던 타다 택시가 떨어져 나가면서 쏘카의 주력사업은 여전히 ‘카셰어링’이기 때문이다.

쏘카의 기업가치 산정 과정에서 차량 대여업이 부각될 경우 IPO 흥행이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앞서 지난해 8월 상장된 롯데렌탈은 기관 수요예측과 일반청약 모두 관심을 받지 못했다. 특히 롯데렌탈의 현재 주가(20일‧3만5350원)는 공모가(5만9000원) 대비 40%나 급락한 상태다.

이 때문에 쏘카는 자율주행 스타트업 라이드플럭스와의 협력을 확대해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라이드플럭스는 2020년 5월부터 제주공항과 쏘카 스테이션 제주를 오가는 자율주행 셔틀 서비스를 운행하는 등 자율주행 운행 서비스를 꾸준히 확대할 예정이다. 자율주행 기술은 모빌리티 산업을 뒷받침하는 가장 중요한 기술로 꼽힌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단순 차량 대여업에서 벗어나 자율주행 기술을 중심으로 ‘모빌리티 플랫폼’ 서비스를 얼마나 고도화할 수 있느냐가 쏘카의 IPO 관전 포인트”라며 “아직까지 어떤 자율주행 업체도 서비스를 완전히 상용화하지는 못했기 때문에 쏘카의 성장 기회는 크게 열려 있다고 본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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