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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빠 손 들어준 조현민···㈜한진 이사회 합류 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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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수업 15년만에 그룹 첫 女사장 등극
경영권 분쟁때 조원태 지지, 초고속 승진
한진칼-산은 협의 따라 ㈜한진 경영에만 집중
대표이사 버금가는 지배력, 사내이사 1석 공석
사상최대 실적·경영권 굳건···높은 선임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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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박혜수 기자

한진그룹 임원인사에서 조원태 회장 동생인 조현민 부사장이 경영수업 15년 만에 사장에 올랐다. 조 신임 사장은 ㈜한진에서 공식 대표이사 직함은 받지 못했지만, 노삼석 대표이사 사장에 버금가는 영향력을 행사하게 됐다. 업계에서는 조 사장은 공석이 된 사내이사 1석을 차지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한다.

14일 재계와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진그룹은 2년 만에 정기 임원인사를 단행했다. 인사 규모는 총 12명으로, 소규모로 치뤄졌다. 하지만 사장급 승진자만 5명에 달하며 조 회장 친정체제가 한층 공고해졌다는 분석이다.

이번 인사에서 눈여겨 볼 인물은 오너 3세인 조 사장이다. 그룹 모태는 ㈜한진으로, 올해로 창립 77주년을 맞은 한진그룹 역사상 상장사에서 여성 사장이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조 사장 언니인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2014년 ‘땅콩회항’ 사태 이후 3년4개월여 만에 비상장사인 칼호텔네트워크 사장(등기임원)으로 복귀한 사례가 있다. 하지만 조 사장은 한 달 만에 다시 퇴진했다.

특히 한진그룹이 지배구조에 따라 계열사 직급을 동일하게 대우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조 사장과 조 전 부사장의 사장 선임은 결이 다르다. 이번에 용퇴한 석태수 한진칼 대표이사 사장의 경우, 자회사 대한항공의 직급은 부회장이었다.

1983년생인 조 사장은 LG애드를 거쳐 2007년 대한항공 통합커뮤니케이션실 과장으로 첫 경영수업을 받기 시작했다. 조 사장은 대한항공 여객마케팅부 상무, 진에어 마케팅본부 본부장, 한진관광 대표이사, 칼호텔네트워크 대표이사 등을 두루 거쳤다.

2018년 불거진 일련의 논란으로 잠시 경영일선에서 물러난 조 사장은 14개월 만인 2019년 6월 복귀한 바 있다. 조 사장은 그룹 지주사 한진칼에서 그룹 중장기 신성장 동력 발굴과 마케팅, 사회공헌을 총괄하는 CMO(최고마케팅책임자)를 맡았다. 동시에 부동산 임대업의 알짜 계열사인 정석기업 부사장에 올랐다.

조 사장은 다시 3개월 만에 ㈜한진과 토파스여행정보 임원으로도 선임됐고, 총 4개 계열사를 겸직했다. 하지만 이듬해 11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통합이 결정됐고, 한진칼 주요주주로 등판한 산업은행과의 협의에 따라 조 회장을 제외한 오너일가는 지주사와 항공 관련 계열사 경영에서 손을 떼야 했다.

조 사장은 ㈜한진 경영에만 집중할 수밖에 없었다. 한진그룹은 지난해 그룹 인사와 별개로 ㈜한진 전무이던 조 사장을 1년 부사장으로 승진시키는 개별인사를 실시했다. 각자 대표이사인 류경표·노삼석 당시 부사장과 동일한 직급을 주면서, 조 사장에게 막강한 권한을 쥐어준 것이다.

재계에서는 장녀와 장남 사이에서 한진그룹 경영권 분쟁이 벌어졌을 당시, 조 사장이 오빠 편에 선 것에 대한 보은성 승진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었다. 조 회장 우호세력과 조 전 부사장 측 지분격차가 크지 않은 상황에서 캐스팅보트를 쥔 것은 조 사장과 모친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이었다. 두 사람은 ‘조 회장 체제를 지지한다’는 공식 입장문을 내며 힘을 실어줬다.

㈜한진 미래성장전략실을 신설한 조 사장은 신사업 발굴과 개발, 이노베이션 허브 운영, 미래사업 포트폴리오 전략 수립 등의 업무를 수행했다. 물류사업에 IOT, AI 등 새로운 트렌드를 접목했고, 업계 최초로 물류와 문화를 결합한 로지테인먼트를 구축하기도 했다. 친환경 물류 기반을 구축해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CSV(Creating Shared Value) 성과도 도출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한진은 지난해 매출 2조5033억원이라는 창사 최고 실적을 기록했다. 2023년 경영목표인 매출 3조원 이상도 조기 달성할 수 있는 기반을 다졌다.

조 사장은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이사회에 합류해 경영권을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존 공동 대표인 류경표 사장이 지주사로 영전하면서 사임했고, 사내이사 1석이 비었다.

㈜한진 정관에 따르면 이사회 규모는 3명 이상, 8명 이내로 해야 한다. 사내이사는 3명 이상이면서 총수의 과반수가 돼야 한다. 현재 ㈜한진 이사회는 사내이사 3명, 사외이사 5명 총 8명으로 인원수를 꽉 채웠다. 사외이사는 2석의 임기가 만료된다.

최대주주 한진칼과 오너가 등 우호 지분율은 27% 수준이다. 역대 최고 실적에 따라 배당 여력이 충분한 만큼, 소액주주 표심에 대한 우려도 낮아졌다. 지난 3분기 기준 이익잉여금은 9000억원에 육박한다.

약 10% 지분율로 2대주주인 HYK파트너스가 현 경영진을 견제하고 있지만, 파급력은 크지 않다. HYK파트너스는 지난해 3월 주총에서 이사수 증원과 이사 결격사유 규정 신설, 사외이사 선임 등의 주주제안을 했지만, 주총 표결에서 모두 부결됐다.

업계 관계자는 “조 사장의 그룹사 경영참여에 제약이 존재하는 만큼, ㈜한진에서 경영보폭을 넓힐 것”이라며 “신사업은 과감한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 조 사장의 사내이사 선임으로 사업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세정 기자 s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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