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03월 29일 금요일

  • 서울 10℃

  • 인천 10℃

  • 백령 8℃

  • 춘천 9℃

  • 강릉 13℃

  • 청주 12℃

  • 수원 10℃

  • 안동 15℃

  • 울릉도 14℃

  • 독도 14℃

  • 대전 13℃

  • 전주 13℃

  • 광주 14℃

  • 목포 13℃

  • 여수 15℃

  • 대구 19℃

  • 울산 19℃

  • 창원 17℃

  • 부산 17℃

  • 제주 13℃

韓 증시 붕괴 주범은 공매도?...대형주별로 살펴봤더니

韓 증시 붕괴 주범은 공매도?...대형주별로 살펴봤더니

등록 2021.10.13 15:05

박경보

  기자

코스피 3000선 깨지고 삼성전자·셀트리온 등 급락일부 대형주 공매도 거래·잔고 급증···“공매도 폐지” 일각선 “하락은 공매도 아닌 펀더멘털 약화 때문”

韓 증시 붕괴 주범은 공매도?...대형주별로 살펴봤더니 기사의 사진

국내증시가 연일 하락하면서 개인투자자들을 중심으로 ‘공매도 폐지론’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공매도 수익을 위해 우량주들의 주가까지 누르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공매도 폭탄을 맞은 삼성전자 등 대형주들의 부진이 계속되는 가운데 공매도와 주가 간 연관성을 놓고 금융전문가들의 시각도 엇갈리는 모습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2일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35%(39.93포인트) 하락한 2916.38에 마감했다. 불과 3개월 전 3305.21(종가 기준)까지 치솟았던 코스피는 연고점 대비 12% 가량 급락한 상황이다.

특히 증시 활황을 이끌었던 대형주들의 부진이 두드러지고 있다. 이날 삼성전자는 7만원 밑으로 내려가는 등 3분기에만 39조원의 시가총액이 증발했다. SK하이닉스도 이달 들어 9만원대로 급전직하했고, 지난달 말 28만원을 재돌파했던 셀트리온은 21만원대까지 추락했다.

한때 ‘흠슬라’로 불렸던 HMM도 지난 5월 고점(5만600원)을 찍은 뒤 2만8000원대까지 떨어졌다. 올해 초 100만원을 돌파하며 황제주에 등극한 LG화학 역시 70만원 대로 급락하는 등 대형주들의 하락세가 뚜렷하다.

국내 개인투자자들은 이 같은 증시 부진의 원인을 공매도에서 찾고 있다. 기관 또는 외국인투자자들이 공매도 수익을 위해 주가 하락에 대한 불안감을 조성해 매도 또는 단타성 매매를 유도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공매도 세력이 증시하락에 베팅하면서 우량 대형주들까지 힘을 잃고 있다는 이야기다.

실제로 코스피 시장의 공매도 잔고금액은 지난달 29일 연중 최고치인 9조2450억원까지 불어났다. 코스피의 9월 일평균 공매도 잔고는 8조7783억원으로, 특히 삼성전자의 공매도 잔고가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지난달 1일 1039억원에 그쳤던 삼성전자의 공매도 잔고금액은 현재(7일 기준) 1901억원으로 급증했다.

한국거래소의 공매도 데일리 브리프를 살펴보면 12일 코스피 공매도 거래 상위종목 5곳 가운데 3곳의 주가가 전날보다 떨어졌다. 공매도 거래대금이 하루 만에 425억원 증가한 삼성전자는 3.50% 하락했고, 3위 셀트리온(-4.24%)과 5위 SK하이닉스(-2.66%)의 주가도 뒷걸음질쳤다.

한 개인투자자는 지난 7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글을 올려 “공매도의 명분은 외국인 자본 유치이지만 외국인 자본의 76%는 공매도”라며 “건전하고 우량한 기업에 실적을 보고 투자하는 주주들의 의욕을 상실하게 만드는 공매도를 완전 폐지해달라”고 호소했다. 현재 이 청원은 13일 현재 4만9000여 명이 동의한 상태다.

이에 대해 정의정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한투연) 대표는 뉴스웨이와의 통화에서 “지난해 3월 16일 1457까지 떨어졌던 코스피지수는 공매도 금지 이후 사상 최초로 3000선을 돌파했다”며 “그런데도 공매도와 주가하락이 관련이 없다는 금융당국의 태도는 납득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보력과 자금력을 가진 공매도 세력은 보유한 현물을 매도해 주가를 내린 뒤 공매도를 쏟아붓는 방식을 쓰기 때문에 현행제도에선 백전백승”이라며 “금융당국은 기관과 외국인의 공매도 상환기간 및 담보비율을 개인과 동일하게 통일하고 증거금도 법제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지난 10년간 공매도 주체의 수익률을 조사해 다른 국가와 비교해볼 필요가 있다”며 “우리나라의 공매도 수익이 다른국가에 비해 지나치게 높다면 공매도 제도에 허점이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금융전문가 역시 개인투자자들과 같은 목소리를 내고 있다. 3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한 삼성전자의 주가가 하락한 건 8월 대비 4배가량 증가한 공매도 거래와 관련이 있다는 분석이다.

서지용 상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삼성전자는 이달 들어 공매도 거래 급증과 맞물려 주가도 바닥을 기고 있다”며 “증권가에선 기업의 펀더멘털이 좋으면 주가가 오른다고 하지만, 우리증시에서 1년 이상 홀딩하지 않는 외국인들은 공매도를 통해 수익을 실현하려는 성향이 강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서 교수는 국내증시의 부진 원인은 미국 등 글로벌 증시와 다르다고 꼬집었다. 40% 가량의 외국인 투자자들이 단기차익만 얻고 나가는 국내증시는 장기투자 중심의 선진국 시장보다 공매도의 영향을 더 많이 받는다는 설명이다.

서 교수는 그러면서 “금융당국은 공매도 전면 재개에 앞서 문제점을 확실히 보완해야 할 필요가 있다”며 “공매도 제도와 관련된 정책연구 용역과제를 6개월 이상 수행한 뒤 공청회를 통해 의견을 수렴해야 한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반면 일각에선 주가하락의 직접적인 원인은 공매도가 아닌 펀더멘털 약화 때문이라는 반론도 나온다. 미래 실적전망이 어두워 공매도 잔고가 급증하는 것이지, 공매도 자체가 주가하락의 주범은 아니라는 이야기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표면적으로 공매도가 증가하면 주가가 하락하기 때문에 투자자들이 착각하기 쉽지만, 주가는 펀더멘털에 달려있다”며 “공매도는 주가하락의 도관체 성격일 뿐, 실적 개선이 기대되는 기업에 공매도가 집중되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공매도가 주가하락의 원인이라면 주가 상승도 공매도 때문이라고 해석해야 하나”라며 “주가 상승도 하락도 공매도가 아닌 펀더멘털의 변화에 달린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주식시장은 약 6개월을 선행하기 때문에 지금 당장의 매출보다는 내년 실적 전망이 더 중요하다”며 “이 때문에 3분기 호실적을 기록한 삼성전자도 내년 반도체 업황 부진 우려가 커지면서 주가가 부진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ad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