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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진의 승부수···신세계, 스타벅스 최대주주 됐다

정용진의 승부수···신세계, 스타벅스 최대주주 됐다

등록 2021.07.27 16:13

수정 2021.07.27 16:51

정혜인

  기자

M&A 잇따랐던 이마트 17.5%만 4743억원에 인수스타벅스코리아 기업가치 200억→2조700억 성장프리미엄 커피·마케팅 전략으로 세계 5위 시장 돼싱가포르투자청 합류에 상장 추진 가능성도 거론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신세계그룹이 스타벅스커피코리아의 지분을 추가 인수하고 독자 운영에 나선다. 미국 스타벅스 본사와 합작사를 세운지 꼭 22년만이다. 스타벅스커피코리아의 기업가치는 22년간 200억원에서 2조7000억원으로 100배 이상 성장했는데, 신세계그룹은 여전히 성장 여력이 더 남아있다고 판단하고 베팅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27일 신세계그룹에 따르면 이마트는 스타벅스 본사인 스타벅스커피 인터내셔널(Starbucks Coffee International, Inc.)이 보유하고 있던 스타벅스커피코리아 지분 50% 중 17.5%를 추가 인수하기로 결정했다. 인수가격은 4743억원으로 이마트의 지난해 말 연결 자기자본의 4.5%에 해당한다.

신세계그룹은 기존 지분 50%를 포함, 스타벅스커피코리아 지분 67.5%를 보유하게 되면서 단독 최대주주에 오른다. 잔여 지분 32.5%는 싱가포르 국부 펀드인 싱가포르 투자청(GIC)이 인수한다.

이번 거래에서 평가한 스타벅스커피코리아의 기업가치는 2조7000억원이다. 지난 1999년 이마트와 스타벅스 본사가 각각 100억원씩 출자해 설립한 스타벅스커피코리아가 22년만에 2조7000억원 규모로 100배 이상 성장한 것이다.

이마트는 1997년 미국 본사와 50%씩 합작해 스타벅스커피코리아를 세우며 사업을 시작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미국 뉴욕에서 스타벅스 커피를 맛보고 론칭한 일화는 유명하다. 1999년 7월 서울 이화여대 앞 1호 매장을 연 스타벅스커피코리아는 22년이 지난 현재 국내 커피전문점 시장의 독보적인 1위 기업에 올라있으며 커피전문점 트렌드를 선도하고 있다.

스타벅스커피코리아는 사업 초기 신세계 주요 점포를 중심으로 매장을 늘리면서 프리미엄 이미지를 구축해 성공적으로 안착했다. 2000년대만 해도 ‘밥보다 비싼 커피’라며 논란의 중심에 서기도 했으나 스타벅스커피코리아는 꾸준한 성장세를 보여왔다.

특히 스타벅스커피코리아는 광고를 하지 않는 대신 다양한 마케팅 전략과 유동인구가 많은 지역의 대형 매장 개설 등으로 빠르게 성장해왔다. 2010년대 들어서부터 더욱 공격적으로 매장을 확대하는 데 주력했다. 이전만 하더라도 연간 40개 안팎의 매장을 추가했던 스타벅스커피코리아는 2011 하워드 슐츠 스타벅스 회장이 ‘한국 매장을 5년 내 2배인 700개까지 늘리겠다”고 밝힌 이후부터 매장 순증수를 늘려 현재는 매년 100개 이상의 점포를 내고 있다. 국내 커피전문점 시장의 거의 포화상태에 이른 점을 고려하면 괄목할 만한 성장세다.

또 광고를 하는 대신 여러 기업체들과 연계한 경품 행사 마케팅, 국내 소비자들을 위한 메뉴와 MD(상품) 개발에 주력했다. 그동안 기념품 정도로면 여겨졌던 MD 상품도 수익화 해 스타벅스의 충성고객을 모으는 대표적인 상품이 됐다. 스타벅스 진출국 가운데 가장 먼저 디자인팀을 만든 것도 한국 스타벅스다. 또 모바일로 미리 주문하는 ‘사이렌오더’와 파트너가 고객의 등록된 닉네임을 불러주는 ‘콜마이네임’은 국내 스타벅스가 전 세계 최초로 선보인 서비스도 소비 트렌드를 좌우한 대표적 사례다. 사이렌오더는 다른 해외 스타벅스로 ‘역수출’ 되기도 했다.

스타벅스는 한국 진출 17년만인 2016년 1000호점을 넘어섰는데 이는 아시아에서 3번째, 전 세계 스타벅스 중 5번째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이 해에는 사상 처음으로 매출액이 1조원을 넘어서며 국내 첫 커피전문점 매출 1조 클럽에 됐다. 전 세계적으로도 미국, 캐나다, 중국, 일본에 이어 5번째로 달성한 기록이다. 이후에도 스타벅스커피 코리아는 매출액의 전년 대비 성장률이 2017년 26.0%, 2018년 20.5%, 2019년 22.8%에 달할 정도로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에는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도 불구하고 매출액이 3.1% 증가한 1조9284억원을 기록해 올해 2조원을 넘길 것이 거의 확실시 된다.

이마트가 스타벅스커피코리아의 독자 운영에 나서면서 추후 계열사와의 협력의 강도를 더욱 높일 것을 보인다. 신세계그룹은 신세계푸드, SSG닷컴, 야구단 SSG랜더스 등 계열사와 스타벅스커피코리아의 협업을 통해 내놓은 푸드, 굿즈 등으로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또 지분율은 67.5%까지 늘리면서 스타벅스커피코리아의 배당도 더 많이 받을 수 있게 됐다. 스타벅스커피코리아는 지난 2018년 400억원, 2019년 600억원, 지난해 600억원의 배당을 했다. 스타벅스커피코리아가 국내에서 여전히 안정적인 사업을 이어가고 있는 만큼 추후 이마트가 배당 이익을 볼 수 있을 전망이다.

다만 스타벅스커피코리아의 기업가치가 지나치게 높아져 당초 시장에서 거론된 ‘전량 인수’는 불발됐다. 올 초 시장에서는 이마트가 스타벅스 본사 지분 50%를 전량 인수해 완전 자회사로 전환할 가능성이 거론됐는데 최근에는 이마트가 이 중 절반인 25%만 인수하고 나머지는 GIC가 투자한다는 설이 돌았다. 그러나 최종 딜은 이마트가 17.5%만 획득하고 나머지 32.5%는 GIC의 몫이 됐다.

이는 신세계그룹이 최근 M&A에 대규모 자금을 들였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신세계그룹은 이번 스타벅스커피코리아 지분 인수에 앞서 패션 플랫폼 W컨셉과 야구단 인수해 계열사의 시너지를 강화했고, 지난달 말에는 이베이코리아 지분 80%를 인수해 이커머스 2위로 뛰어올랐다. 또 올해 초에는 직접 네이버 본사를 찾아가 협력 관계를 구축해 네이버와의 지분 교환에도 나섰다. 이번 스타벅스커피코리아 지분 인수까지 포함하면 신세계그룹이 올해 M&A 등 신규투자에 들인 자금만 4조원이 훌쩍 넘는다.

GIC의 투자를 받은 만큼 향후 스타벅스커피코리아의 상장 가능성도 거론된다. 다만 이번 지분 계약에 상장 조건은 담기지 않았다는 것이 신세계그룹의 설명이다.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이번 지분 인수는 최소한의 자금으로 안정적인 경영권을 확보한 효율적인 거래"라며 "작년말부터 논의를 시작해, 올해 경영 계획에 모두 반영한 것으로 자금상황에 문제는 없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정혜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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