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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되는 농심 계열분리설···신동원 형제 각자도생 목전

지속되는 농심 계열분리설···신동원 형제 각자도생 목전

등록 2021.06.21 16:01

수정 2021.06.21 16:05

정혜인

  기자

내부거래 비중 큰데 대기업집단 지정 목전우일수산 그룹서 제외하면서 급한 불은 꺼다음은 지분관계 적은 메가마트 가능성↑율촌화학은 농심홀딩스와 지분 정리 필요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고(故) 신춘호 농심그룹 회장이 별세한지 3개월 여가 흐르면서 신동원·동윤·동익 부회장 형제가 각각 홀로서기에 나설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신 회장의 별세로 그룹을 계속 유지할 끈이 사라진데다 농심이 공정거래위원회의 내부거래 제재 대상인 대기업집단 지정을 눈앞에 두고 있다는 점 등이 이들 형제가 곧 계열분리에 나설 것이라는 설에 힘을 싣는다. 농심그룹은 지분 정리가 끝나지 않은 일부 계열사가 있긴 하나 일찌감치부터 삼형제간 영역을 분리해온 만큼 수월한 계열분리가 예상된다.

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농심그룹은 지난 5월 공정위가 지정하는 공시 대상 대기업집단에 이름을 올리지 않았다. 친인척들이 갖고 있는 회사 ‘우일수산’이 농심그룹의 기업집단에서 제외됐기 때문이다.

우일수산은 1992년 설립된 조미식품·어육제품 제조업체다. 신춘호 회장의 배우자 김낙양 여사의 친인척들인 김정조·정록·창경·정림씨 등이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농심은 우일수산의 주주와 경영진들이 인척 4촌 안에 들지만 농심이 경영에 참여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기업집단에서 제외해달라고 공정위에 신청했다. 공정위는 농심의 이 신청을 승인해 우일수산을 농심그룹의 기업집단에서 제외했고 그 결과 농심은 대기업집단 기준에 미달하게 됐다.

농심그룹이 이번에는 대기업집단 지정을 피하긴 했으나 내년에는 다시 대기업집단에 포함될 가능성이 크다. 지난 3월 말 기준 농심그룹 상장사 농심·농심홀딩스·율촌화학 등 3곳 자산총액은 3조6981억원으로, 태경농산·메가마트·엔디에스·농심미분 등 비상장 계열사까지 합친 자산총액이 5조원에 육박한다.

우일수산의 경우 지난해 말 기준 자산총액이 1331억원에 불과한데, 농심그룹이 우일수산을 계열분리하면서 그룹 전체 자산총액은 간신히 5조원을 밑돈 것으로 추정된다. 일반적으로 기업의 자산 규모가 꾸준히 늘어난다는 점을 감안하면 농심그룹의 자산총액은 당장 내년에 대기업집단 지정 기준인 5조원을 넘길 것이 거의 확실시 된다.

농심그룹이 대기업집단에 지정되면 내부거래 규제 대상이 된다. 농심그룹은 주력 상품인 라면은 농심, 포장지는 율촌화학, 라면 스프는 태경농산이 담당하는 등 계열사들이 원료 생산부터 판매까지 맡아 내부거래를 하는 구조로 돼있다. 이 때문에 규제 대상에서 벗어나기 위해 자산규모를 낮춰야 하는 만큼 조만간 오너 삼형제의 계열분리가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특히 신춘호 회장이 별세하면서 형제들이 각자 독립경영에 나서는 것은 시간 문제라는 분석도 계열분리설의 이유 중 하나다.

농심그룹은 일찌감치부터 세 형제들을 중심으로 계열 분리 작업을 일찌감치 진행해왔다. 장남 신동원 부회장이 주력 사업회사인 농심을 이끌고 차남 신동윤 부회장이 율촌화학을, 삼남 신동익 부회장이 메가마트를 맡는 식이다.

삼형제간 지분 교통정리 역시 어느 정도 마무리 단계에 들어서 있다.

농심의 경우 신동원 부회장이 농심그룹 지주사 농심홀딩스를 통해 지배하고 있다. 신동원 부회장은 농심그룹의 지주사인 농심홀딩스의 지분 42.92%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신동원 부회장은 이번에 신춘호 회장으로부터 농심홀딩스 지분을 상속 받지 않았는데도, 동생 신동윤 부회장(13.18%)의 지분율을 크게 웃도는 웃돈다.

율촌화학은 신동윤 부회장이 지분 19.36%를 보유하고 있다. 형제들 중에서는 유일하게 율촌화학 지분을 보유하고 있고, 최근 신춘호 회장으로부터 율촌화학 지분 5.86%(134만7890주)를 상속 받으며 지배력을 확대했다.

메가마트는 신동익 부회장이 지분 56.14%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특히 메가마트는 지주사 농심홀딩스와 지분 관계가 얽혀 있지 않다. 신동익 부회장도 지난해 3월 11년만에 농심홀딩스의 사내이사직에서도 물러나기도 했다. 이 때문에 메가마트가 우일수산의 뒤를 이어 농심그룹으로부터 분리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계열분리에 앞서 엔디에스 지분 정리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엔디에스는 신동익 부회장이 이끌고 있는 IT기업으로 메가마트가 53.97%의 지분을 보유한 최대주주이기는 하나 신동원(15.24%) 부회장과 신동윤 부회장(11.75%)도 지분을 보유 중이다. 신동익 부회장은 신춘호 회장이 보유했던 농심 지분 일부(5만주)를 상속 받으면서 농심 지분율을 기존 1.64%에서 2.47%로 확대했다. 신동익 부회장이 보유한 농심 지분과 신동원 부회장이 보유한 엔디에스 지분을 교환하는 방식으로 교통정리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메가마트가 먼저 계열분리를 단행한 후 순차적으로 율촌화학의 홀로서기에 나설 전망이다. 율촌화학은 메가마트와 달리 농심과의 지분 관계가 남아 있는 상황이다. 율촌화학의 최대주주가 신동윤 부회장이 아니라 농심홀딩스(31.94%)이고, 신동윤 부회장 역시 농심홀딩스의 지분 13.18%를 보유하고 있다. 율촌화학이 계열 분리를 하기 위해 신동윤 부회장이 보유한 농심홀딩스 지분 13.18%를 매각하고 농심홀딩스가 가진 율촌화학 지분 31.94%를 매입하는 과정을 거칠 것으로 예상된다.

뉴스웨이 정혜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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