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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년 수장 퇴진 새 시대 맞은 NS홈쇼핑, 계열사 ‘등골브레이커’ 멈추나

14년 수장 퇴진 새 시대 맞은 NS홈쇼핑, 계열사 ‘등골브레이커’ 멈추나

등록 2021.04.20 17:22

김민지

  기자

신사업 투자 명목 자회사·계열사 지원에 등골 휘어정작 본업은 뒷전 경쟁력 끌어올리지 못하고 제자리14년 회사 이끈 도상철 돌연 사퇴, 내부 불안감 증폭

14년 수장 퇴진 새 시대 맞은 NS홈쇼핑, 계열사 ‘등골브레이커’ 멈추나 기사의 사진

NS홈쇼핑이 14년 동안 회사를 이끌었던 도상철 대표가 물러나면서 조항목 대표 체제의 새 시대를 맞았다. 현재 NS홈쇼핑은 신사업 투자 명목으로 그룹 내 자회사와 계열사에 끊임없이 지원을 하고 있는데, 이들이 ‘등골브레이커’ 역할을 멈출 수 있을지도 이목이 쏠린다.

NS홈쇼핑은 지금껏 하림그룹의 든든한 캐시카우 역할을 해왔다. NS홈쇼핑은 수년간 하림지주 대신 그룹 주요 신사업에 돈을 대주는 자금줄이었다. 그러나 신사업들의 진척이 지지부진하면서 부담은 더욱 가중되는 상황이다.

◇계열사 자금 수혈에 등골 휘어=NS홈쇼핑은 지난해 8월 하림그룹 두 번째 지주사 자리에 올랐다. 그룹 핵심 사업들을 맡으면서 덩치가 불어났기 때문이다. 양재 화물터미널 부지 개발 사업, 전북 익산 식품 공장 건설 등을 맡은 하림산업(하림식품과 합병)에는 6859억 원의 자금을 쏟아붓기도 했다.

그러나 양재 화물터미널 부지 개발 사업을 두고 하림그룹과 서울시가 대립하면서 진척이 더딘 상황이다. NS홈쇼핑은 자회사 하림산업을 통해 2016년 5월 물류센터 건립 목적으로 4525억 원을 들여 양재동 부지를 사들였다. 그러나 5년이 지난 현재까지 첫 삽도 뜨지 못했다. 용지 용적률과 건물 층수를 둘러싸고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양재 화물터미널 부지 개발 사업이 지지부진할수록 NS홈쇼핑이 부담해야 하는 비용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NS홈쇼핑이 자회사와 계열사에 자금을 대면서 손해를 보고 있다는 문제는 중간지주사에 오르기 전부터 꾸준히 지적돼왔다. NS홈쇼핑은 D2C(Direct to Consumer) 유통 전문 자회사 글라이드에는 현재까지 160억 원, 프랜차이즈업체 엔바이콘에도 210억 원을 투자했다. 계열사인 하림USA에 투자한 금액은 265억 원에 달한다. 하지만 이들 대부분은 적자를 내고 있다. 지난해 하림산업은 299억 원, 엔바이콘은 35억 원, 글라이드는 32억 원의 순손실을 각각 기록했다.

이 때문에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홈쇼핑업계가 대부분 수혜를 입은 상황에서도 NS홈쇼핑은 발목을 잡혔다. NS홈쇼핑의 별도 기준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8.0%, 20.5% 늘었으나, 연결 기준으로는 각각 8.2%, 2.2% 늘어나는 데 그쳤다. 올해에는 차입금 상환과 운영자금 확보때문에 단기차입금도 1000억 원 늘었다. 이는 작년 말 자기자본 대비 23.85% 규모다.

◇본업 투자는 부족, 그룹 향한 불신 ‘솔솔’=업계에서는 NS홈쇼핑 내부에서 그룹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신성장 동력 확보 차원에서 그룹이 주도하는 투자를 지원했지만, 사업이 성장하면 언제든 그룹이 이를 가져갈 수 있다고 우려하는 것이다.

또 현재 NS홈쇼핑은 중간지주사 역할을 하고 있는데, 하림그룹의 지배구조 개편 작업을 보면 내부의 불안도 일리가 있다는 해석이다.

하림의 지배구조 개편 작업은 지난 2011년부터 본격화했다. 당시 하림홀딩스, 선진지주, 제일홀딩스, 농수산홀딩스까지 총 4개 지주 체제를 갖추고 있던 하림그룹은 이듬해에 선진지주, 농수산홀딩스가 각각 하림홀딩스, 제일홀딩스에 흡수합병되면서 2개 지주 체제로 정리됐다. 마지막으로는 최상위 지주사인 제일홀딩스와 중간지주사였던 하림홀딩스가 합병, 단일지배구조 체제로 개편됐다. 사업부문 별로 4개 지주회사를 출범하고 흡수합병을 통해 하나의 지주회사만 남긴 것이다.

여기에 홈쇼핑 본업에 대한 투자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점도 문제다. 최근 비대면 소비 트렌드가 빠르게 확산하면서 홈쇼핑업계는 근본적인 사업 구조 변화를 모색해야 하는 시기가 됐다. 이에 경쟁사들은 빠르게 시장 변화에 맞춘 디지털 전환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TV홈쇼핑 중심의 사업 구조에서 모바일 라이브 커머스 등을 강화하는 추세다. 대표적으로 경쟁사인 CJ오쇼핑은 모바일 사업경쟁력 강화를 위해 이커머스 사업부에 DT 추진 담당 조직을 신설했다. 100명 규모의 IT 인력 충원에도 나섰다. 그러나 NS홈쇼핑은 최근 40억 원 정도의 시설 투자만 이뤄졌을 뿐 업계 전반적으로 공을 들이고 있는 개발자 채용 등 사업과 연관된 투자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14년 회사 이끈 도상철 돌연 사퇴, 왜?=계열사 먹여 살리기로 허리가 휘는 상황에서 14년 동안 회사를 이끌어온 대표도 물러나 안팎으로 분주하다. NS홈쇼핑은 내달 1일부로 회사를 키운 1등 공신인 도상철 대표가 물러나고 조항목 단독 대표이사 체제로 변경된다.

도상철 대표이사는 2002년 11월 NS홈쇼핑에 합류했고, 2007년 10월 대표이사에 취임해 당시 4884억 원이던 취급액을 지난해 1조5155억 원으로 성장시킨 인물이다. 이미 지난해 11월 도상철·조항목 공동대표 체제로 전환될 당시부터 조만간 조 대표 단독으로 회사를 이끌게 될 것이란 예측이 나왔다.

도 대표는 공동대표 체제로 전환한 지 약 반년 만에 물러나게 됐지만, 사내이사직은 유지하게 된다. 업계에서는 도 대표가 사내 등기이사로 있으면서 고문 등의 역할을 맡을 것으로 보고 있다. 오너가(家)는 아니지만 14년간 회사를 이끈 도 대표가 여전히 내부에 남아있는데, 조 대표가 어느 정도까지 자신의 목소리를 낼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14년 동안 회사를 이끈 도 대표의 영향력을 떨쳐내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면서 “계속되는 자금수혈과 그룹에 대한 불안감, 대표이사 교체까지 겹쳐 내외부적으로 어지러운 상황으로 보인다”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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