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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현대엔지니어링 상장 시동···영끌? 세금 마련?

부동산 건설사

현대엔지니어링 상장 시동···영끌? 세금 마련?

등록 2021.04.14 18:30

수정 2021.04.15 06:00

김성배

  기자

정 회장 현엔 지분 11.72% 소유 개인 최대주주현엔측 “상장은 미래 성장과 투명성 제고 차원”일각에선 순환출자 해소 등 지배구조 연관시각①현대모비스 지분 확보 ②양도세 마련 등 혼재

현대엔지니어링 상장 시동···영끌? 세금 마련? 기사의 사진

‘현대모비스 최대주주 향한 영끌 신호탄인가, 현대글로비스 조단위 양도세 납부를 위한 실탄 마련인가’

현대자동차그룹이 현대엔지니어링의 기업상장(IPO)을 공식화한 가운데 그 목적에 관심이 쏠린다. 현대차그룹과 현대엔지니어링측은 회사의 미래 성장 기반 마련과 기업 투명성 제고 차원이라고 하고 있지만, 업계에선 현대차 지배구조 개편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보고 있다.

그 이유는 현대엔지니어링이 현대차그룹의 순환출자 고리에 포함되지 않으면서 정 회장이 지분을 대규모 보유하고 있는 유일한 계열사이기 때문이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지난 2014년 4월 현대차그룹의 비상장 건설 계열사 현대엠코와 합병해 새로 탄생한 법인으로, 당시 현대엠코는 정 회장이 지분 25%를 보유했던 ‘정의선 회사’였다. 현대엔지니어링의 최대 주주는 현대건설(38.62%)로, 정 회장은 지분 11.72%를 보유한 개인 최대이자 2대 주주다.

무엇보다 현대엔지니어링이 상장하면 2대 주주인 정 회장은 상당한 시세 차익을 얻어 현금(약 1조원)을 확보할 수 있다. 현대차그룹은 현대모비스→현대차→기아→현대모비스로 이어지는 순환출자 구조 고리를 해소해야하는데 현대엔지니어링 상장에 따른 정 회장 지분 현금화는 가뭄에 단비가 될 수 있다. 이번 현대엔지니어링 상장 추진이 현대차 그룹 순환출자 고리 해소 등 지배력 강화의 신호탄이라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이기도 하다.

현대엔지니어링 상장을 매개로 떠오르는 유력한 지배구조 개편 시나리오 중 하나가 기아차가 가진 현대모비스 지분 확보다. 즉, 정 회장 일가가 가진 계열사 지분 매도로 확보할 수 있는 현금화력을 모두 기아차가 보유한 그룹 지배구조 최정점에 있는 현대모비스 지분을 사들이는데 쏟아붓는 전략이다.

실제 장외시장에서 거래되는 현대엔지니어링 기업가치는 약 7조6000억원(주가 100만원, 발행주식759만5341주)이다. 각각 지분율로 나누면 정의선 회장 8900억원, 정몽구 명예회장 3600억원 수준. 이들 부자의 현대글로비스 지분(29.9%)은 2조4000억원이다. 정 명예회장의 현대제철(7600억원), 정 회장의 현대오토에버(1000억원)까지 더하면 4조5000억원으로 기아가 가진 현대모비스 지분과 엇비슷하다. 정의선·정몽구 부자가 가진 지분(현금)을 기아가 가진 현대모비스 지분과 맞교환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현대차그룹의 구조상 지배회사인 현대모비스는 이들 부자가 약 25%를 가진 최대주주로 등극하게 된다. 반면 이들 부자의 현대글로비스 지분율이 낮아지면서 현대글로비스의 일감몰아주기 규제는 피할 수 있게 되는 일석이조도 기대할 수 있다.

단 ‘현대차-현대제철-현대모비스’의 순환출자가 남는다. 그러나 현대제철과 현대글로비스가 가진 현대모비스 지분 6.33%는 외부에 매각해도 그룹 지배구조에 큰 영향은 없다. 오히려 이들 부자가 보유한 현대차 지분 7.45%를 현대모비스에 현물 출자한 후 신주를 받으면 두 부자의 지분율로만 30%를 훌쩍 넘길 수 있다. 이런 주식 현금화 과정에서 3조원에 이르는 세금문제가 남는다. 이에 대비해 정의선 회장은 현대이노션 등 지속적으로 일부 계열사 주식을 처분하는 등 종잣돈을 모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또다른 분석은 현대글로비스 주식 양도세 마련을 위한 실탄 확보다. 시장에선 정 회장 일가가 올해를 넘기기 전에 현대글로비스의 지분 일부를 매도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난해 말 개정된 공정거래법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정 명예회장(6.6%)과 정 회장(23.3%)의 현대글로비스 지분을 합치면 29.9%가 되기 때문에 일감몰아주기(총수 일가의 사익편취) 규제 대상에서 벗어나려면 20% 미만으로 보유 지분을 낮춰야 해서다. 이 과정에서 1조원 가량의 양도세가 필요할 것으로 업계에선 보고 있다. 사례도 있다. 2015년 공정거래법 일부 개정 때에도 정 명예회장 부자는 시간 외 대량거래(블록딜) 방식으로 글로비스 지분 약 13%(7000억원 어치)를 팔았다.

재계 관계자는 “현대차그룹으로서는 어떻게든 현금이 필요한 상황이다. 현대엔지니어링이 그 신호탄이 되고 있는 것이다. 현금 화력을 어디에 집중할지 지켜봐야 지배구조 개편 시나리오가 가닥을 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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