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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투자와 투기 사이···외줄타기 들어선 비트코인

“산업 자본이 가상화폐를 통해 해외로 빠져나가고 있다. 버블이 붕괴됐을 때 개인이 입을 손해를 생각하면 우려스럽다. 가상화폐 거래를 금지하는 법안을 준비하고 있으며, 거래소를 패쇄하는 방안도 마련하고 있다.”

2018년 1월11일. 선량한 국민들이 잘못된 투자로 인해 피해를 보지 않도록 하겠다는 정부의 서슬퍼런 칼 끝이 디지털자산 시장(가상자산·암호화폐)을 겨눈 날이다. 당시 디지털자산 시장은 박상기 전 법무부 장관의 몇 마디에 삽시간에 얼어붙었다.

박상기의 난이라고 불리는 이 날은 비트코인 투자자들에게 공포 그 자체였다. 디지털자산 거래 자체를 끊어 내겠다는 정부의 엄포로 2100만원을 호가하던 비트코인은 순식간에 700만원대로 하락했다. 비트코인을 추종하는 이더리움, 리플 등 알트코인들은 90% 넘는 역대급 하락률을 기록하며 주저 앉았다.

당시 정부는 디지털자산 거래소를 도박장으로, 코인 발행 기업을 사기 업체로, 투자자는 도박을 즐기는 도박꾼으로 규정했다. ‘투자자를 보호한다’는 명분 아래 비트코인과 연관된 모든 것을 불법으로 정의했다. 비트코인 투자자는 잠재적 범죄자로 전락했다.

복지부동(伏地不動)의 대명사로 알려진 공무원들까지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며 시장을 초토화 시켰다. 투자자 보호 명분 아래 내뱉은 박상기 전 법무부 장관의 한 마디는 아이러니 하게도 피해자를 양산했다. 수백에서 수천만원까지 손실을 봤다는 투자자들이 즐비했고, 전 재산을 잃고 삶의 끈을 놓은 사람도 생겨났다.

비트코인 투자로 엄청난 손실을 봤으면서도 그 누구하나 이견을 내지 않았다. 이는 ‘코인 투자자=범죄자’라는 사회적 분위기가 자리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2021년 4월. 3년하고도 100일 가량이 지난 현재 비트코인은 자산이 됐다. 글로벌 대표 지급결제서비스 기업인 페이팔은 디지털자산으로 결제 가능한 플랫폼을 출시했고, 월스트리트를 대표하는 투자은행(IB)인 골드만삭스는 거액 자산관리 고객에 비트코인을 투자할 수 있도록 했다. 전 세계에 전기차를 처음 선보인 테슬라 역시 비트코인으로 살 수 있게됐다.

비트코인의 위상은 3년 전에 비해 확연히 달라졌다. 필자가 글을 쓰는 이 순간에도 수많은 다국적 기업들이 비트코인 투자를 검토하고 있다. 캐나다에서는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ETF)를 출시했고, 미국도 ETF 출시가 머지 않은 듯 하다.

한 가지 변하지 않은 건 버블에 대한 우려다. 아직도 투자가들 사이에서는 변동성이 큰 비트코인이 금융상품으로서의 가치를 지니지 않는다는 의견을 내고 있다. 더 큰 문제는 글로벌 시장에서의 비트코인 가격과 우리나라 거래소의 가격 차(差)다. 소위 ‘김치 프리미엄(김프)’로 불리는 가격 차이는 비트코인을 기준으로 볼 때 우리나라가 글로벌 거래소에 비해 13% 가량 더 높다. 유독 우리 시장에서 버블 경고가 커지는 이유다.

이런 와중에 코인 투자와 관련한 각종 리딩방에서는 OO에 투자하면 △△프로를 먹을 수 있다는 식의 권유가 판을 친다. 코인 투자 전문가를 자처한 유튜버들은 500~1000만원을 투자해 얼마를 벌었는지 인증 샷을 올리며 투기를 부추긴다.

디지털자산 시장이 투자와 투기 사이에서 위험한 줄타기를 하고 있는 상황이 연출되고 있지만 아직까지 정부는 이렇다 할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정부 당국자들은 비트코인을 ‘여전히 디지털 화폐가 아니다’ ‘내재 가치가 없다’는 보수적이 입장만 고수하고 있다. 과열된 시장에 대해서는 “우려스럽다”는 말만 앵무새처럼 반복하고 있다. 3년 전의 과오를 되풀이 하지 않으려는 조심스런 반응으로 읽힌다.

글로벌 시장에서 비트코인을 금융상품으로 인식하고 있는 현 시점에서 정부가 해야 할 일은 건전한 투자환경과 투자자 보호장치 마련이다. 디지털자산을 정식 금융상품으로 인정해 제도권으로 끌어들이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투자자들도 일확천금을 노리고 디지털자산 시장에 뛰어들어서는 안된다. 현재의 컨디션이라면 제2, 제3의 박상기의 난이 오늘 당장 발생할 수 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된다.

홍은호 산업에디터 e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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