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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 증권사 리포트 ‘제목 경쟁’··· 무조건 튀어야 ‘산다’

증권 투자전략

증권사 리포트 ‘제목 경쟁’··· 무조건 튀어야 ‘산다’

등록 2021.03.29 14:56

조은비

  기자

3월 발간된 일평균 종목리포트 수 29.6편애널도 결코 피해갈 수 없는 ‘조회수’ 압박이달 SK바사·네이버·메타버스 상위권 기록

언론사에 제목 저널리즘이 있듯이 증권사 리포트에도 ‘제목 경쟁’이 있다. 아무래도 조회수가 높은 리포트에서 언급된 종목이 더 많은 사람에게 관심받고, 그렇게 되면 해당 주식을 매수하는 사람 수도 늘어날 확률이 높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29일 금융정보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이달 들어 매일 하루 평균 29.55개의 종목리포트가 발간됐다. 30여개 중 투자자들에게 읽히는 리포트가 되기 위한 애널리스트들의 고뇌는 깊어질 수밖에.

이달 조회수 1위를 차지한 종목은 SK바이오사이언스다. 그 다음으로는 핀테크 가운데서 NAVER(네이버), 메타버스 테마 중에서 자이언트스텝과 알체라가 높은 종목리포트 조회수를 기록했다.

그래픽=박혜수 기자 hspark@그래픽=박혜수 기자 hspark@

◇낯선 아르헨티나 기업을 친밀하게 만든 ‘이 제목’

“메르카도리브레는 남아메리카의 아마존+스퀘어입니다”

신영증권 윤을정 연구원은 미국 나스닥 시장에 상장된 ‘메르카도리브레(Mercado Libre)’라는 아르헨티나 기반 중남미 이커머스(E-Commerce) 기업에 대한 국내 투자자들의 빠른 이해를 위해 가장 유명한 미국 주식 가운데 하나인 ‘아마존’에 이 기업을 빗댄 부제목을 지어 호응을 얻었다. ‘스퀘어(Square)’는 아마존보다 널리 알려지진 않았지만 유망한 미국 핀테크 주식이다.

윤 연구원은 신영증권이 지난해부터 새롭게 선보인 ‘Global Stock Report’ 9호에서 핀테크 산업을 다루며 메르카도리브레와 스퀘어를 비롯해 페이팔, NAVER, 카카오를 함께 소개했다. 지난 10일 발간된 해당 리포트를 접한 고객들은 “낯선 국가의 낯선 기업인데, 성장성을 파악하기에 용이했다”는 반응을 보였다.

◇빌 게이츠로부터 차용한 ‘뱅킹은 있고 뱅크는 없는 세계’

윤 연구원의 동 리포트는 이미 ‘뱅킹은 있고 뱅크는 없는 세계’라는 제목으로 주목 받은 바 있다. 빅테크(Bigtech) 기업의 금융업 진출과 핀테크(Fintech) 스타트업들이 금융의 새로운 헤게모니를 구축할 것이라는 것이 윤 연구원 리포트의 주된 골자인데, 리포트의 전체 주제를 제목에 적절히 녹였다는 평가다.

윤 연구원은 “빌게이츠가 25년 전 남긴 “은행 업무는 필요하겠지만, 은행은 필요하지 않을 것(Banking is necessary, bank is not)”이라는 예언을 일부 각색해 내놓은 제목”이라며 “핀테크 산업에 대해 논할 때 자주 인용되는 말이지만, 리포트가 이야기하고자 하는 바와 일부 상통하는 부분이 있어 차용해서 쓴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국 전인대 이후의 방향성·넷플릭스 존재감 환기한 제목들

이달 제목이 눈에 띄는 또 다른 리포트로는 최설화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의 ‘3색으로 칠하는 중국의 5년’과 이가연 대신증권 연구원의 ‘넷플릭스 : 패스워드 – 가입자 성장 0ㅟㅎa0ㅕ!’ 2편이 꼽힌다.

최 연구원의 리포트는 중국 전국인민대회 폐막 후 중국의 장기 방향성을 시의적절하게 정리한 제목으로 ‘기술 혁신, 탄소중립, 양극화 축소’가 주 내용이다. 이 연구원의 리포트는 넷플릭스의 계정 공유 현황 파악 정책을 통한 성장 가능성을 최근 유행하는 90년대 감성 밈(meme)으로 표현해 눈길을 끌었다.

리포트 조회수 상위권에 자주 오르며 이름을 알리고 있는 30대 초반의 한 애널리스트는 “증권사 리포트도 조회수 경쟁이 알게 모르게 있기 때문에 애널리스트도 더 튀는 제목을 달기 위해 고민하는 과정을 거치곤 한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조은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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