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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지부진’ 하나금융 차기 회장 선임···이진국 변수까지

‘지지부진’ 하나금융 차기 회장 선임···이진국 변수까지

등록 2021.02.03 08:13

정백현

  기자

최근 10년간 차기 회장 선출 논의기간 평균 2주 소요“회장 후보 심층 검증 위한다면 한 달 논의해야” 지적곳곳에 리스크···‘재판’ 함영주·‘檢 수사 의뢰’ 이진국설연휴 이후 논의 시작하면 졸속 인선 논란 못 피할 듯‘대안 실종’ 사유로 김정태 시한부 임기연장 추진 유력

그래픽=뉴스웨이DB그래픽=뉴스웨이DB

오는 3월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의 임기 만료가 임박한 가운데 차기 하나금융 회장 선임 움직임이 더디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연이은 회장 선임 일정 지연에 일각에서는 김정태 회장의 시한부 연임을 위해 사전 작업을 펴는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지난 2012년부터 하나금융을 이끌어 온 김정태 회장은 오는 3월 정기주주총회일까지 정해진 임기를 마치게 된다. 아직 정확한 주총 날짜가 정해지지는 않았으나 그동안의 관례를 고려할 때 3월 24~26일께 주총이 열릴 것으로 보인다.

하나금융 회장은 이사회 내 세부 위원회인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의 심의를 통해 결정한다. 윤성복 이사회 의장이 위원장을 맡고 있으며 나머지 7명의 사외이사(박원구, 차은영, 백태승, 김홍진, 양동훈, 허윤, 이정원) 전원이 회추위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하나금융 회추위의 첫 회의가 언제 열릴 것인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빠르면 설연휴 직전, 늦어도 연휴 후 이달 중순에는 첫 회의를 열겠다는 원칙이지만 아직 회추위 개최 일정에 대해서는 확정된 것이 없다”는 원론적 반응을 내비치고 있다.

그동안의 사례를 보면 회장 임기 만료일로부터 최소 1개월 이상 앞둔 시점에서는 회추위가 본격 가동됐다. 가장 최근인 2018년에는 1월 4일에 회추위 첫 회의를 열었고 1월 22일에 김정태 회장을 차기 회장 단독 후보로 결정했다.

2015년에는 2월 16일에 회추위 1차 회의가 열렸고 얼마 지나지 않은 2월 23일에 김정태 회장의 연임이 의결됐다. 또 2011년에는 2월 10일에 회추위 첫 회의가 열렸고 2주가 지난 2월 24일에 김승유 당시 회장의 3연임이 확정되기도 했다.

지난 10년간의 사례를 볼 때 회추위 첫 회의 이후 차기 회장 단독 후보가 확정되기까지는 평균 약 2주 정도의 시간이 걸렸다. 물론 그동안은 김승유 전 회장과 김정태 회장이라는 현직 CEO의 연임 가능성이 워낙 컸기 때문에 시간이 그나마 짧게 걸렸다고 볼 수 있다.

올해의 상황은 다르다. 김 회장의 향후 거취가 불분명하고 차기 회장 후보군으로 꼽히는 이들도 1개 이상의 결정적 리스크를 안고 있기에 오랫동안 심도 있는 내부 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하나금융 내부에서는 어떤 움직임도 감지되지 않고 있다.

현직 CEO인 김정태 회장을 제외하고 현재 차기 회장 후보군으로 꼽히는 인물은 함영주 부회장, 이진국 부회장, 이은형 부회장, 지성규 하나은행장 정도다.

가장 유력한 후보로 꼽히는 함영주 부회장은 금융당국으로부터 받은 해외금리 연계형 파생결합펀드(DLF) 대규모 손실 사태 관련 중징계와 이에 따른 행정소송이 진행 중이다. 여기에 하나은행 채용 비리 사건과도 엮여 있어 법정 리스크가 우려된다.

하나금융투자 대표를 맡은 이진국 부회장은 외부 출신이면서도 그동안의 실적으로 능력을 증명해왔으나 그룹의 핵심 사업인 은행업과 거리가 멀었다. 평생을 증권맨으로 살아왔기에 은행업에 대해서는 아는 바가 많지 않다는 것이 유일한 리스크다. 여기에 최근 선행매매 의혹 등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금융감독원이 이 부회장을 검찰에 수사 의뢰한 점도 리스크로 꼽힌다.

40대 후반의 이은형 부회장은 외부에서 영입된 해외 경영 전문가지만 이진국 부회장처럼 핵심 사업 경험이 적은데다 하나금융의 일원이 된지 이제 불과 10년 밖에 되지 않았다. 해외 영업통으로 알려진 지성규 은행장은 차기 회장보다 은행장 연임 가능성이 더 크다. 따지고 보면 이렇다 할 후임 후보가 떠오르지 않는 상황이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현재 이사회 내에서 차기 회장 후보군 롱리스트를 정리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도 “누가 명단에 올랐는지, 언제쯤 그 명단이 확정될 것인지는 알 수 없다”고 말하고 있다.

하나금융 정관에 따르면 주총 2주 전까지는 차기 회장 후보를 결정해야 한다. 주총 2주 전까지 주주들에게 주총 목적 사항 등이 명시된 주총 소집안을 통지해야 한다. 차기 회장 후보는 사내이사 후보로 등재되기 때문에 주총 소집안에 후보 인적사항이 들어가게 된다. 만약 3월 25일에 주총을 치른다면 적어도 3월 10일 이전까지는 차기 회장 단독 후보가 확정돼야 한다.

만약 김정태 회장이 추가 연임을 포기할 경우 올해는 그동안의 평균 논의 기간이던 2주보다 더 긴 시간이 필요하다. 그러나 주어진 시간이 많지 않다. 설연휴가 끼어 있고 회장 선출 논의에 앞서 계열사 CEO를 가리는 그룹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마저도 아직 시작되지 않았기에 회장 선출 논의 시간은 더 적어질 수밖에 없다.

따라서 오는 18일 이후에 회추위가 본격적으로 가동된다면 차기 회장 선임 과정이 졸속으로 진행되는 것이 아니냐는 논란을 피할 수 없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김 회장의 시한부 연임을 위한 움직임이 시작됐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리스크가 많은 내부 후보들에게 검증과 정리의 시간을 주면서 만 70세 이상 임원이 이사를 맡을 수 없도록 한 하나금융의 이사 선임 규정에 저촉되지 않게끔 딱 1년만 김 회장에게 기회를 더 주려는 것이 아니냐는 추측이다.

회장의 회추위 참석 여지를 열어둔 회추위 관련 규정도 회추위의 가동 지연과 연관이 있다는 해석이다. 하나금융 회추위 규정에는 ‘연임 의사가 없는 회장은 회추위원이 될 수 있다’는 조항이 있다. 김 회장이 애초에 연임 의사가 없었다면 벌써 회추위원으로 들어와서 회추위를 가동하게 했겠지만 현재 상황은 그것이 아니라는 것이 금융권 일각의 해석이다.

이에 대해 하나금융 관계자는 “회추위는 사외이사들만 참여하는 것이 원칙이며 예외 규정이 있음에도 회장이 참여하지 않는 것은 연임 여부와 무관하게 CEO 선임의 객관성과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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