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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로전·진실게임 치닫는 솔젠트 경영권 분쟁...“상장 막아”vs“배임 급조”

폭로전·진실게임 치닫는 솔젠트 경영권 분쟁...“상장 막아”vs“배임 급조”

등록 2020.12.14 07:51

수정 2020.12.14 08:16

박경보

  기자

20억 번 美 연방 독점판매 계약...배임 vs 주 정부에 못 판 영업력이 문제임의감사, 지분매각 시도, 단독상장, 임원겸직, 댓글부대 등 엇갈린 주장 경영권 향방은 내달 13일 임시주총서 결정...소액주주들이 ‘캐스팅보트’

폭로전·진실게임 치닫는 솔젠트 경영권 분쟁...“상장 막아”vs“배임 급조” 기사의 사진

EDGC와 석도수 솔젠트 전 대표 간 경영권 분쟁이 진실게임 양상으로 번지고 있다. 서로가 거짓말을 하고 있다며 맞서는 가운데 주주들의 혼란이 가중되는 분위기다. 현재 양측은 배임과 횡령, 명예훼손과 무고 등으로 치열한 법적공방에 돌입한 상태다.

코스닥 상장사인 EDGC는 솔젠트 지분의 22.9%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솔젠트는 지난 2017년 파산위기에 몰렸다가 EDGC의 수혈을 받았고, 코로나 진단키트를 앞세워 올해 매출액이 큰 폭으로 급증했다.

솔젠트를 둘러싼 경영권 분쟁은 지난 8월 7일 석 전 대표가 해임되면서 본격화됐다. EDGC는 석 전 대표의 배임으로 큰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하지만, 석 전 대표는 EDGC가 솔젠트의 이익을 챙기기 위해 자신을 쫓아냈다는 입장이다.

솔젠트 경영권의 향방은 다음달 13일 열리는 임시 주주총회에서 결정될 예정이다. 최대주주인 EDGC는 22.9%, 석 전 대표가 이끄는 WFA개인투자조합은 14.78%의 지분을 갖고 있어 20% 가량의 소액주주들이 캐스팅보트를 쥐고 있다.

◇ 美 진단키트 독점판매 계약 논란...20억 매출이 웬말 VS EDGC 영업력 부족

이번 경영권 분쟁에서 가장 큰 논란은 석 전 대표의 해임 사유인 진단키트 독점판매 계약이다. 이 계약이 ‘배임’에 해당된다는 EDGC와 달리 석 전 대표는 악의적으로 급조해 죄를 씌웠다고 맞서고 있다.

신상철 EDGC 대표는 “석 전 대표는 미국이라는 거대한 시장에서 페이퍼컴퍼니에 독점판매권을 줬다”며 “당시 진단키트 수요가 급증하고 있어 독점계약을 할 이유가 전혀 없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YTS 글로벌과의 계약을 독려하긴 했으나 수 많은 거래선 중 하나라고 생각했다”며 “씨젠이 1조원을 매출을 올릴 때 솔젠트는 이 독점계약을 통해 20억원을 번 게 전부”라고 꼬집었다.

반면 석 전 대표 측 입장은 다르다. 독점계약은 미연방 및 미군부대에 공급할 수 있는 계약으로, 주정부 납품과는 관련이 없다는 것이다. 특히 솔젠트는 씨젠과 달리 생산능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수천억원 어치의 잠재적 매출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주장도 폈다.

석 전 대표 측 관계자는 “이 계약은 단발성 계약으로, 주정부와는 관련도 없다”며 “주정부에 대한 영업권은 EDGC가 갖고 있는데 왜 제대로 못 팔았나”고 반문했다.

이어 “특히 생산능력에서 보면 솔젠트보다 씨젠이 훨씬 크고, 솔젠트는 이제 막 공장을 늘리는 상황”이라며 “80여개국에 진단키트를 수출하는 솔젠트는 한 국가당 평균 12억원을 판매한 셈인데, 20억원은 평균치보다 더 높다”고 반박했다.

또 석 전 대표는 “우리 기업이 미 연방정부에 진단키트를 공급한 사례는 솔젠트가 유일하다”며 “주정부에 제대로 판매하지 못한 것은 EDGC의 영업을 맡은 유재형 대표가 무능력한 탓”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 2019년 임의감사 받은 솔젠트...외감 안 받은 이유는?

솔젠트가 지난해 외부감사가 아닌 임의감사를 받은 것도 핵심 쟁점 중 하나다. EDGC 측은 석 전 대표가 회계에 감출 것이 많아 임의감사만 받았고, 상장에 직격탄이 됐다는 주장을 내놓고 있다.

이에 대해 신 대표는 “솔젠트는 외부감사를 받아왔는데 석 전 대표 취임 이후 임의감사만 받아 IPO에 타격을 입었다”며 “정식 외부감사를 받도록 수차례 지시했는데도 석 전 대표는 이를 거부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석 전 대표의 말은 다르다. 석 전 대표는 “지난해 3월 취임했을 때 솔젠트는 직원 월급을 걱정할 정도로 경영상황이 엉망이었기 때문에 외부감사를 받을 사정이 못 됐다”며 “지난해 말 EDGC의 느닷없는 외부감사 요구는 투자금 유치 때문”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신 대표가 EDGC헬스케어를 통해 20억원 내외의 외부투자를 받아주기로 했는데, EDGC는 이를 위해 솔젠트의 코넥스 상장을 IR자료에 발표했다”며 “코넥스에 간다는 증거를 만들어야 하니 돌연 지정감사를 요구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지난 2018년 외감에 준한 심사를 받았는데, 평가된 액면가가 230원에 불과해 주요주주 전체가 모여 코넥스에 가지말자고 합의했었다”며 “회사의 형편상 외부감사가 어렵다는 건 투자자들과도 합의된 사안”이라고 덧붙였다.

◇ 석 전 대표의 지분 매각 시도...WFA투자조합 위한 것 VS 경영자금 확보

지난해 12월 석 전 대표가 솔젠트 지분을 매각하려 했던 것에 대해서도 주장이 엇갈린다. EDGC 측은 석 전 대표가 자신이 대표로 있는 WFA개인투자조합의 이익을 위해 솔젠트의 매각을 시도했고, 이로 인해 솔젠트의 IPO에도 타격을 입었다는 입장이다.

신 대표는 “WFA조합이 투자한 한 곳이 경영부실로 자금이 필요해 석 전 대표가 지분을 팔러다닌 것을 최근 감사자료 문건에서 확인했다”며 “솔젠트의 현금만 관심이 있기 때문에 회사의 성장이나 비전에는 전혀 관심 없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EDGC 측은 석 전 대표가 코로나 사태가 오래가지 못할 것이라고 판단해 높은 가격에 솔젠트 지분을 처분하려 했다고 보고 있다. 석 전 대표가 지분 매각에 대한 경고를 받고도 4월부터 경영권 탈취 컨설팅 계약을 맺었다는 게 EDGC의 주장이다.

반면 석 전 대표는 지분을 매각하려고 했던 건 사실이지만, WFA조합과 관련없이 경영자금 확보 차원이었다고 반박했다. 지난해 연말 신상철 EDGC 대표가 20~30억 가량의 투자유치에 실패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이에 대해 석 전 대표는 “솔젠트는 당시 직원은 60여 명인데 잉여금은 3억원 내외로 경영사정이 좋지 않았다”며 “신 대표는 향후 2~3년간 투자가 어려우니 알아서 하라고 했으나, 솔젠트의 기업가치가 낮아 신주 유치가 쉽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특히 석 전 대표는 유재형 솔젠트 공동대표에게도 화살을 겨눴다. 그는 “유 대표는 일주일에 한 번도 출근을 안 하더니 코로나 사태가 터진 후 (지분으로)보상 안 해주면 일을 안 하겠다고 귀에 딱지가 앉도록 이야기했다”며 “올해 4월 7일 미국에 첫 납품하는 날에도 WFA조합이 가진 지분 일부를 넘기라며 유 대표 측 사람이 찾아왔었다”고 털어놨다. 사익에 관심이 있는 건 본인이 아닌 유재형 대표라는 뜻으로 받아들여진다.

◇ 솔젠트의 직상장, 어느 쪽이 방해했나?

솔젠트 직상장이 어려워진 것을 놓고 양측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EDGC는 단독상장을 추진하다가 석 전 대표에 막혔다는 주장이지만, 석 전 대표는 EDGC는 합병밖에 생각하지 않았다며 맞서고 있다.

신상철 EDGC 대표는 “내부 감사 문건에 따르면 석 전 대표는 투자자문사 A씨와 ‘상장은 포기다, 직상장 말고 백도어(우회상장)하면 대박’이라는 말을 주고받았다”며 “그런데도 자신이 단독상장을 추진하다가 해임됐다고 거짓말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석 전 대표는 “애초에 신 대표는 솔젠트의 단독상장에 관심이 없었고, 솔젠트를 이용해 EDGC의 주가를 부양하는 것에만 혈안이었다”며 “합병으로 솔젠트의 이익을 쉽게 챙기려는 시그널을 여러 번 줬다”고 일갈했다.

석 전 대표 측 관계자도 “EDGC가 솔젠트의 IPO 주관사(미래에셋대우)를 선정한 것도 ‘쇼’라고 보여진다”며 “IPO주관사에서 지배구조를 개선해달라고 요구했는데도 EDGC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 특수관계인 겸직 문제 해소여부도 쟁점

IPO주관사인 미래에셋대우가 제기한 특수관계인 겸직 문제 해소 여부도 경영권 분쟁의 쟁점으로 꼽힌다. IPO 추진 당시 유재형 솔젠트 공동대표 EDGC의 부사장, 사내이사였던 이명희(현 솔젠트 공동대표)는 EDGC헬스케어의 대표였다. 하지만 미래에셋대우가 내놓은 예비실사보고서에 따르면 거래소 심사 시 경영의 충실성 및 독립성의 관점에서 최대주주의 특수관계인의 겸직은 허용하지 않는다.

EDGC는 이미 특수관계인 겸직 문제를 해소했다는 입장이다. EDGC 관계자는 “이 대표는 EDGC에 소속된 적이 없고, 7월말 부사장직에서 물러난 유 대표는 EDGC의 등기이사도 아니다”라며 “헬스케어와 EDGC는 9월에 합병했기 때문에 이 대표의 겸직이슈에 대해 논란이 없을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석 전 대표 측 관계자는 “유재형 대표와 이명희 대표는 EDGC에서 직만 내려놨을 뿐 사표를 내지 않고 급여도 받고있는 것으로 안다”며 “솔젠트가 EDGC의 종속회사처럼 된 이 같은 지배구조에서 상장이 제대로 될 리가 있겠나”라고 반박했다.

이어 “EDGC는 석 전 대표를 쫓아내고 이 대표를 공동대표로 선임했다”며 “이 대표가 솔젠트에 합류한 순간 EDGC는 솔젠트를 상장시키지 않겠다는 속내를 드러낸 것”이라고 지적했다.

◇ 댓글부대 동원했다는 EDGC 주장에 석 전 대표 “사실무근”

EDGC는 석 전 대표가 경영권 탈취를 위해 댓글부대를 동원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신 대표는 “석 전 대표가 인터넷 종목토론방이나 기사에 악의적인 댓글을 다는 인력을 고용해 주주들을 대상으로 여론몰이했다”며 “EDGC에 대한 악의적인 댓글을 지속적으로 올린 댓글부대 7명을 적발해 인천지방경찰청에 신고한 상태”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석 전 대표는 “합병을 통해 솔젠트를 EDGC의 주식으로 전환하겠다는 신 대표에 대해 주주들이 크게 반발하고 있고, 최대주주의 거수기로 전락한 이사진도 신뢰를 잃었다”며 “EDGC를 비판하는 댓글은 주주들이지 댓글부대가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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