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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축은행 17년만에 가계대출 ‘최대’···가계 건전성 ‘빨간불’

저축은행 17년만에 가계대출 ‘최대’···가계 건전성 ‘빨간불’

등록 2020.11.27 08:19

주현철

  기자

3분기 저축은행 가계대출 2조 가까이 증가시중은행 등 대출 옥죄기에 따른 풍선효과취약차주 중심 부실 문제 불거질수도 있어채무상환 유예 기간 이후 ‘연체율’ 리스크도

사진=저축은행중앙회 제공사진=저축은행중앙회 제공

저축은행의 가계대출이 올 3분기 17년 만에 최대 증가폭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시중은행이 대출을 조이자 저축은행으로 자금 수요가 몰린 영향이다. 저축은행 가계대출 급증을 두고 금융권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3분기 말 현재 저축은행 가계대출 잔액은 29조5913억 원으로 2분기보다 1조8267억 원 증가했다. 한은이 관련 통계를 내놓은 2003년 1분기 이후 가장 큰 증가폭이다.

3분기 저축은행 가계대출 증가액이 사상 처음으로 1조 원을 넘긴 2015년 1분기(1조239억 원)보다도 8000억 원 이상 많다. 한 분기에 1조 원 넘게 저축은행 가계대출이 증가한 것은 2017년 1분기(1조1000억 원) 이후 3년 6개월 만이다.

2016년 1분기(1조3000억 원) 이후 5개 분기 연속 1조 원 이상씩 늘던 저축은행 가계대출은 2017년 2분기(4000억 원) 이후 1조 원 밑으로 떨어졌다가 최근 다시 늘고 있다.

저축은행의 전체 여신은 올해 7월 70조6117억 원으로 역대 처음 70조 원을 넘겼다. 8월에는 71조6962억 원으로, 9월에는 73조2318억 원까지 불어났다.

이같은 현상은 시중은행 등 1금융권이 대출 문턱을 높이면서 상대적으로 문턱이 낮은 저축은행을 찾는 발길이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시중은행들이 우대금리를 축소하고 금리를 높이는 등 대출 속도 조절에 나서자 수요가 저축은행으로 넘어온 것이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은행 등 제1금융권의 대출을 계속해서 억누르고 있기 때문에 그에 따른 풍선효과로 저축은행 가계대출이 늘어난 것으로 본다”며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 저축은행 대출이 증가함으로써 가뜩이나 좋지 않은 가계 사정이 더 나빠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처럼 저축은행 가계대출 급증 현상에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저축은행의 경우 이자 부담이 커 상환능력이 떨어지는 취약차주를 중심으로 가계대출 부실 문제가 불거질 수 있어서다.

현재 금융당국은 코로나19로 채무를 상환하기 어려운 취약계층이나 자영업자 등 소상공인들을 위해 내년 3월까지 채무 상환을 유예했다. 본래 지난 9월까지 시행할 예정이었지만 코로나19 감염이 지속되자 6개월을 연장했다.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자영업자의 수입에 차질이 발생하고, 취약계층의 경제적 활동이 위축되면 그만큼 상환능력도 떨어져 내년 3월 채무상환을 둘러싸고 ‘연체율 리스크’가 불거질 수 있다는 것이다. 현재는 상환 유예로 연체율이 안정화됐지만 경제능력이 떨어진 취약계층이 문제가 될 수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상환유예 조치로 연체율이 안정하된 모습인데 갑자기 코로나19가 불거지면 경제회복에 찬물을 끼얹어 장기적으로는 연체율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금융감독원도 저축은행 가계대출 급증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금감원은 전반적인 경기 불황이 가계대출 급증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고, 최근의 증가세가 일시적 현상인지 여부를 파악 중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저축은행도 시중은행과 같은 수준의 고가주택(9억원 이상) DSR을 적용하고 있으며, 최근 늘어난 대출은 대체로 가계용도인 것으로 보인다”며 “은행권의 신용대출 규제강화에 따라 저축은행에 대출 수요가 몰릴 가능성이 있어 모니터링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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